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임 여부가 31일 논의될 전망이다. 조 행장의 거취가 우리금융의 계파 문화를 해체하는 첫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31일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조 행장의 거취를 두고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가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조 행장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계파 갈등 해소 등을 위해 도입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으로 선임된 첫인사라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려 왔다.
우리금융 내부 관계자는 "조 행장은 1년 반 정도로 임기가 짧아서 더 자리를 지키고 싶지 않겠느냐"라며 "외부에서도 조 행장이 소란한 상황에서도 모든 일정을 빠지지 않고 수행하는 것을 연임 의지로 해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행장은 지난달 은행장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수사와 금융감독원 조사를 잘 받고 있다"며 "임직원들도 성실하게 잘 받고 있으니 거기에서 나오는 결과를 보고 그때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올해 우리금융이 위기 속 한 해를 보낸 만큼 이사회가 조 행장의 연임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임 회장의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계파 해체 선언대로 갈등 촉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즉 임 회장과 조 행장 체제를 그대로 유지해 조직 문화 개선 작업을 이어가는 게 우리금융 내부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조 행장의 경영 능력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순이익 1조673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조2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늘어 우리은행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내부통제 실패가 조 행장의 연임을 가로막고 있다. 지난 6월 1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에 지난 8월에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로 총 35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났다. 게다가 이를 당국에 '늑장 보고'하며 책임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다. 이 사태에 대해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조 행장이 유력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