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K리그1 패권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울산 HD와 강원FC가 운명의 맞대결을 펼친다. 무대는 1일 오후 7시 30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 35라운드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울산의 리그 조기 우승이 확정될 수도, 강원이 역전 우승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울산이 새로운 왕조의 탄생을 알리느냐, 강원이 도·시민구단 최초의 우승이라는 새 역사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느냐가 걸린 운명의 90분이다.
‘이기면 우승’ 울산, K리그 3연패 도전
울산은 이만한 동기부여가 없다. ‘이기면 우승’이다. 울산은 승점 65(19승 8무 8패)로 2위 강원(18승 7무 10패·승점 61)에 4점 앞서 있다. 만약 강원을 이기면 두 팀의 격차는 7점으로 벌어져 남은 두 라운드 결과에 상관없이 울산의 조기 우승이 확정된다. 5번째 별을 엠블럼에 새길 수 있다.
울산이 우승하면 K리그 3연패 달성이다. K리그 출범 이래 3연패 이상을 달성한 팀은 지난 1993~1995년 일화 천마와 2001~2003년 성남 일화(이상 3연패), 2017~2021년 전북 현대(5연패)뿐이다. 울산의 3연패는 곧 K리그 새 왕조 구축을 뜻한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울산은 다소 처져 있던 분위기를 바꿨다. 울산은 김천과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를 0-0 무승부로 마치고,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비셀 고베(일본)와 경기에서 0-2로 완패하며 주춤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포항 스틸러스 원정 ‘동해안 더비’ 2-0 완승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특히 주민규가 포항 원정 쐐기골로 106일 만에 골 침묵을 깨트렸다는 데 의미가 컸다. 주민규는 “우승 확정 골을 넣는다면 올 한해 아쉽고 힘들었던 순간이 사라질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강원전 골문을 정조준하고 있다.
‘아직 안 끝났다’ 새 역사 도전하는 강원
도·시민구단 최초의 K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강원도 아직 포기할 수는 없다. 울산을 이기면 선두와 격차를 1점으로 좁힌 뒤 남은 두 경기에서 역전에 도전할 수 있다. 우승 경쟁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올 수 있는 승리라는 점에서 더욱 놓칠 수 없는 승리다.
윤정환 감독은 그동안 직접적인 목표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이제는 다르다. 윤 감독은 최근 직접 “새 역사를 쓰겠다, (울산) 왕권에 도전하겠다”며 구단은 물론 K리그 역사에 남을 우승을 일궈보겠다는 의지다. 구단에 따르면 선수단은 평소처럼 차분하지만, 그 어떤 경기보다 결연한 의지 속 울산 원정길을 준비하고 있다.
울산이 직전 경기에서 분위기를 바꿨다면, 강원은 상승세 속 맞대결을 펼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근 리그 3연승 분위기 속 울산 원정길에 오른다. 단 1실점만 허용할 만큼 수비가 안정 궤도에 오른 가운데 ‘18세 에이스’ 양민혁이 조현우가 지키는 울산 골문을 여는 데 도전한다.
‘호랑이 굴’ 천적 관계가 변수
운명의 맞대결을 앞두고 시선을 모으는 건 두 팀의 상대전적이다. 울산은 전통적으로 강원에 강했다. K리그 강원전 27승 5무 4패다. 특히 울산에서 압도적으로 강했다. 2013년 승리를 시작으로, 울산의 안방 '호랑이 굴'에서 강원전 15전 전승이다.
그러나 윤정환 감독 부임 이후 강원이 울산전 약세를 끊어내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강원이 울산을 상대로 11년 만에 승리를 거뒀던 지난해 승리(2023년 8월 12일 강릉·강원 2-0 승)를 윤 감독이 이끌어냈다. 지난 5월 맞대결(5월 19일 춘천·강원 1-0 승)에서도 강원이 울산을 잡았다.
한때 10년 넘게 울산을 이기지 못했던 강원이, 윤정환 감독 체제의 최근 4경기에서는 2승 2패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셈이다. 우승이 걸린 중요한 이번 경기에선 지난 천적 관계가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운명의 한판'에서 윤정환 감독과 김판곤 울산 감독의 지략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