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두 외국인 선수가 모두 뉴욕 메츠와 계약했다. 제러드 영(29)은 메이저리그(MLB) 보장 계약을, 브랜든 와델(30)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돌아간다.
MLB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은 17일(한국시간) 제러드가 메츠와 1년 MLB 보장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KBO리그에서 뛴 모습만 본다면 MLB 계약을 받을 만 하다. 제러드는 2024시즌 도중 두산이 헨리 라모스를 방출하고 영입한 교체 선수였다. 38경기만 뛰었지만 타율 0.326 10홈런 3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80으로 두산 타선을 이끌었다. 선구안과 콘택트가 뛰어나 강한 타구를 만드는 데 능했고, 그덕분에 특별한 적응기 없이 KBO리그 투수들을 공략해냈다.
빼어난 성적 덕분에 '재계약 1순위'로 꼽혔지만, 두산과 동행은 오래 가지 못했다. 계약 조건을 좁히지 못했던 가운데 두산은 풀타임 빅리거 외야수 제이크 케이브가 KBO리그행을 선택하면서 빠르게 방향을 틀었다.
비록 두산과 더 높은 연봉 계약을 맺진 못했지만, 제러드도 빅리그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앞서 2022년 시카고 컵스 소속일 때 빅리그에 데뷔해 본 제러드는 2년 간 22경기 타율 0.210 2홈런 OPS 0.725에 그친 바 있다. 빅리그 가능성이 높지 않을 때 한국 무대를 밟았는데, 이로써 반 년만에 다시 빅리그로 돌아가게 됐다.
다만 주전 선수로 뛸 가능성은 크지 않다. 메츠는 이번 겨울 외야 최대어인 후안 소토를 역대 최고액인 15년 7억 6500만 달러에 영입했다. 그외에도 고액 계약자인 브랜든 니모, 스탈링 마르테까지 외야수 전원 고액 장기계약자다.
1루수로 뛸 가능성이 크지만, 이 역시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크지 않다. 올해 주전 3루수로 뛴 마크 비엔토스는 수비력이 떨어져 1루수 전환이 검토된다. 또 올해까지 주전 1루수로 뛰던 피트 알론소가 메츠와 재결합할 가능성, 놀란 아레나도나 알렉스 브레그먼 등 3루수가 영입돼 비엔토스가 1루수를 맡을 가능성 등이 꾸준히 언급되는 중이다.
제러드 혼자만 메츠로 가는 건 아니다. 뉴욕 지역 방송국인 SNY는 "메츠가 브랜든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고 소개했다.
브랜든은 MLB 경기력이 11경기에 지나지 않는다. 마이너리그 경력이 더 많던 가운데 그는 2022년 대체 외국인 선수로 두산과 계약, 한국 땅을 밟았다. 그해 11경기 5승 3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으나 재계약엔 실패했다. 이닝 소화 능력이 다소 떨어졌고 탈삼진 능력(65이닝 40탈삼진)도 부족했다.
하지만 구종을 추가한 지난해엔 에이스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대만프로야구로 향하기 전 횡슬라이더를 장착한 브랜든은 2023년 다시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을 찾았고, 18경기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9로 두산의 에이스 편대 한 축을 맡았다.
두산은 브랜든이 보여준 모습을 보고 한 시즌 더 동행을 결정했으나 올해는 실망이 더 컸다. 14경기 7승 4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다. 4월 허리 부상을 입은 뒤 돌아왔지만, 6월 왼쪽 어깨 견갑하근 부분 손상을 입었다. 결국 포스트시즌이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못하며 2024년을 마무리했다. 두산은 그와 재계약 대신 콜 어빈 등 새 외국인 투수를 선택했고, 브랜든은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미국 무대에 재도전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