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서 2루타를 치고 출루한 차승준(가운데).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에 또 한 명의 '아기사자'가 포효할 준비를 마쳤다. 주인공은 2025시즌 3라운더 신인 내야수 차승준(19)이다.
차승준은 25일 일본 오키나와의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연습경기에서 6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 4타석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차승준은 1회 2사 만루에선 삼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4회 무사 1루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상대 투수 최현석의 3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만들어냈다. 무사 2,3루를 만든 차승준은 함수호의 2타점 적시타에 홈을 밟으면서 득점했다. 이후 5회 1사 1, 3루서 타석에 들어선 차승준은 볼넷을 걸러내며 멀티 출루 경기를 만들어냈다. 7회 2사 3루 상황서 맞은 네 번째 타석에선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경기를 마쳤다.
깔끔한 호수비도 빛났다. 2회 선두타자 고명준의 빗맞은 타구를 달려나와 포구한 뒤, 깔끔하고 빠른 1루 송구로 아웃 카운트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와 올해 스프링캠프까지 이어진 지옥훈련을 통해 수비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삼성 차승준. 삼성 제공
차승준의 연이은 연습경기 활약에 그를 향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신인임에도 연습경기에서 선발로 꾸준히 출전하면서 기회를 받고 있는 그는 지난 18일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전 멀티 안타, 22일 청백전 몸에 맞는 볼 출루, 25일 SSG전 2루타까지 매 경기 출루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현재 주전 3루수 자리는 공석이다. 김영웅이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기 때문. 가벼운 부상이라 정규시즌이 되면 돌아오겠지만, 차승준에겐 지금이 기회다. 당초 차승준은 1차 캠프가 어느 정도 지나면 퓨처스(2군) 캠프로 이동해 실전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주어진 기회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살아 남았다. 1군 연습경기까지 꾸준히 출전하면서 감독의 눈도장까지 찍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차승준을 함수호와 함께 언급하며 "그림이 좋다. 경기 감각과 적응력이 돋보인다"며 "대처 능력만 더 키우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삼성 차승준. 삼성 제공
차승준의 의지도 남다르다. "1군 캠프에 이렇게 계속 남아 경기도 뛰게 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그는 "프로 입단 전보다 수비가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형들과 코치님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아카마 구장엔 60여명의 삼성 팬들과 응원단도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제 막 프로에 입단한 차승준에겐 이런 응원이 어색도 할 터. 하지만 '라팍 간접 경험'을 통해 소중한 동기부여를 쌓았다. "캠프 경기를 찾아와서 제 이름을 외쳐주시는 관중분도 계시니 더 집중되는 것 같았다"라며 새 시즌 라팍 타석에 들어설 모습을 상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