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하늘이 새 영화 ‘야당’으로 다시 한번 극장가를 찾았다. 전작 ‘스트리밍’을 선보인 지 약 2달 만이다. 신작 개봉을 앞두고 일간스포츠와 만난 강하늘은 “‘야당’은 진짜 너무 재밌게 촬영한 작품이다. 근데 볼 때도 그렇더라. 제가 나와서가 아니라 진짜 재밌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16일 개봉한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물이다. 제목인 ‘야당’은 수사 기관에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원 역할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은어다.
“처음에 제목을 보고 ‘이 시점에 정치 영화가 괜찮아?’라고 했어요. 근데 그 야당(野黨)이 아니더라고요.(웃음) 더 놀랐던 건 이게 허구가 아니라는 거였죠. 실제 소속사 대표님 친구가 마약반 형사라서 야당에 대해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그걸 어떻게 아냐’고 하셨죠.”
극중 강하늘이 맡은 역할은 야당 이강수다. 과거 인연을 맺은 검사 구관희(유해진)의 제안으로 전국구 야당이 된 그는 대한민국 마약판을 뒤흔드는 인물로 성장한다. 하지만 유력 대선 후보 아들이 연루된 마약 사건에 엮이면서 그의 삶은 급변한다.
“이강수의 행동이 선하진 않아요. 하지만 너무 악하게 그려지면 비호감이 돼 관객이 절 따라가고 싶지 않을 듯했어요. 그렇다고 또 나쁜 행동을 정당화하거나 선하게 보이고 싶지도 않았고요. 그래서 그 사이 선을 타는 데 신경을 많이 썼어요. 너무 착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매력적인 박쥐 느낌을 살리고 싶었죠.”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이먼트 제공
‘야당’은 캐릭터 간 관계 변화가 매력인 작품으로, 등장 인물들끼리 끊임없는 배신이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이강수는 마약 브로커에서 하루아침에 마약 투약자가 되고, 마약 중독 증세에 시달린다. 강하늘은 이강수를 통해 마약 중독부터 재활, 후유증까지 일련의 과정을 모두 그려냈다.
“유튜브 영상을 많이 찾아봤어요. 마약 전담 형사들 자문도 들었고요. 모두가 똑같은 식으로 (마약 반응이) 오는 게 아니라고, 살아온 환경이나 성향에 따라 다르다고 해서 표현하는데 마음이 조금 편했죠. 후유증은 처음엔 다리 저는 걸 생각했어요. 근데 그럼 후반부 액션에 제약이 있을 것 같아서 말을 저는 쪽으로 변경했어요.”
강하늘이 언급한 것처럼 이강수는 후반부 강도 높은 액션신을 다수 소화한다. 강하늘은 “우리나라 촬영 현장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 위험한 것도 다친 부분도 없었다. 너무 안전해서 ‘이게 진짜처럼 나올까?’ 묘한 느낌도 들었다”며 “다리에 불을 붙이는 장면도 당연히 CG(컴퓨터 그래픽)”라고 부연했다.
전작 ‘스트리밍’ 속 범죄 채널 스트리머에 이어 ‘야당’의 마약 브로커까지 연이어 선한 얼굴을 지운 것과 관련, ‘미담 제조기’로서 부담이 없느냐는 장난 섞인 질문에는 “없다. 사실 전 원래 박쥐 같은 사람”이라며 시원하게 웃었다.
“연기 변신을 계획하고 한 것도 아니에요. 그걸 생각할 만큼 머리가 좋지 않죠. 그냥 대본을 읽었을 때 재밌는 걸 하다 보니 이렇게 된 거 같아요. 여기서 재미란 마냥 웃기기보다 계속 머리를 굴러가게 만드는, 영감을 주는 것들이죠. 가끔은 고민을 주는 대본이기도 하고요.”
차기작 역시 그 연장선에서 골랐다. 강하늘은 다음 달 고민시와 함께한 ENA 드라마 ‘당신의 맛’을 선보인 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로 돌아온다. 강하늘은 “공개 시기를 제가 정하는 게 아니다 보니 이렇게 촘촘하게 엮이게 됐다. 근데 제가 또 연기할 때 열과 성을 다하고 영혼을 갈아 넣고 불 싸지르는 타입이 아니라 괜찮다”고 농을 던지며 “전혀 다른 역할로 돌아오겠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