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다 울고, 다시 웃었다. 롯데 자이언츠 셋업맨 정철원(26)이 올 시즌 처음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정철원은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구원 등판, 1과 3분의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그가 마운드에 있을 때 타선이 역전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0-4로 끌려가던 롯데는 4회 말 고승민이 2타점 적시타, 다시 1점을 내준 뒤 맞이한 5회 공격에서는 나승엽의 밀어내기 볼넷과 유강남의 적시타로 다시 1점 차로 추격했다. 6회 말 장두성이 선두 타자 안타, 황성빈이 보내기 번트를 해 만든 기회에서 전민재가 우전 적시타를 치며 결국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어진 7회 초 공격에서 투수 김상수가 선두 타자 이주형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바뀐 투구 박시영은 최주환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에 놓였다. 이 상황에서 김태형 롯데 감독은 초강수를 뒀다. 박시영이 야시엘 푸이그를 뜬공 처리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따내자, 박주홍 타석에서 좌완 송재영을 붙여 삼진을 끌어낸 것. 키움 벤치가 전태현 대신 여동욱을 투입하자, 이 상황에서 정철원을 투입했다. 이닝 네 번째 투수였다.
7회 초 불펜 총력전 주자로 나선 박시영. 사진=롯데 자이언츠
정철원은 초구·2구 슬라이더로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를 만든 뒤 3구째 포심 패스트볼(직구)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승부가 풀카운트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다시 슬라이더를 구사해 타자의 어설픈 스윙을 끌어냈다.
정철원은 올 시즌 중요한 상황에서 아웃카운트를 잡아내 이닝을 끝낸 뒤 어퍼컷을 작렬하며 강렬한 세리머니를 했다. 사령탑이 불펜 총력전을 선언한 이날, 위기에서도 다시 리드를 내주 않은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1루 쪽 홈 응원석을 향해 다시 한번 포효했다.
하지만 정철원은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8회 초 첫 타자 김재현, 후속 김태진을 각각 뜬공 처리했지만, 이어 상대한 송성문에게 던진 2구째 직구가 통타 당해 좌월 솔로홈런으로 이어졌다. 롯데가 다시 5-6으로 리드를 내줬다.
정철원은 이어진 상황에서 후속 타자 루벤 카디네스를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7회 포효가 김칫국이 될 수 있었다.
롯데에는 '캡틴' 전준우가 있었다. 그는 8회 말 1사 1루에서 키움 젊은 투수 박윤성을 상대로 좌월 투런홈런을 치며 7-6 역전을 만들었다. 롯데는 이어진 상황에서 빅터 레이예스가 2루타, 상대 폭투, 나승엽이 우전 안타를 더해 추가 1점을 냈다.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8-6 리드를 지켜내며 결국 승리했다.
정철원은 재역전 홈런을 내줬지만, 결과적으로 7회 대량 실점 위기를 막아내며 임무를 잘 해냈다. 그는 올 시즌 롯데 마운드 '마당쇠' 역할을 해내고 있다. 행운의 승리로 그동안 헌신을 보상 받았다. 김태형 감독의 '불펜 총력전'도 역시 결과적으로 최선의 결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