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 SK의 2024~25 프로농구 챔프전 4차전. 전희철 SK 감독이 코트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KBL “1승이 참 힘드네요.”
전희철 서울 SK 감독이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4번째 경기 끝에 1승을 신고하고 이같이 말했다.
SK는 1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2024~25 프로농구 챔프전 4차전에서 73-48로 크게 이겼다. 1~3차전을 내줬던 SK는 벼랑 끝에서 챔프전 1승을 신고했다.
SK가 앞선 3경기 패인은 저조한 3점슛 성공률이었다. 전희철 감독은 경기 전 “4번째 경기에선 다를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이날 SK는 3점슛 성공률 32%(8/25)로 LG(22%)에 앞섰다.
SK는 전반 한때 23점 차로 앞서는 등 이른 리드를 잡았다. 그간 침묵했던 최우수선수(MVP) 자밀 워니(14점)와 안영준(13점)이 존재감을 발휘했다. 베테랑 김선형(15점) 오세근(11점)도 지원 사격했다. LG는 우승을 앞둔 부담감 탓인지 턴오버 12개를 저지르며 무너졌다. SK는 4쿼터 종료 5분을 앞두고 상대의 백기를 받아냈다.
‘승장’ 전희철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 참석해 “1승이 참 힘들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혈이 뚫리는 기분이다. 선수들도 답답했을 거다. 본래 SK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이 모습이 우리가 정규리그 때 봐온 모습이다. 이 모습을 유지한다면, 5차전 좋은 경기할 것 같다. 선수들이 해야 할 역할을 다 수행해 줬다”라고 공을 돌렸다.
이날 SK의 경기력 중 가장 빛난 건 수비였다. SK 특유의 강한 압박에, LG는 12개의 턴오버를 범하며 자멸했다. 특히 역대 챔프전 단일 경기 최소 득점(종전 54점)으로 묶이며 안방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전희철 감독은 팀 수비에 대해 “김태훈 선수가 양준석 선수 마크를 잘 해줬다. 모든 선수가 우리가 원한 수비를 수행했다”며 “특별히 변칙적인 건 아니었다. 상대를 밀어내는 수비였다. 기본을 지키는 수비를 잘해준 것 같다. 돌파를 허용하더라도 견제하는 동작이 좋았다. 오늘은 우리가 더 강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거듭 박수를 보냈다.
전희철 감독이 ‘혈이 뚫렸다’고 한 부분은 결국 3점슛이다. 전 감독은 “1쿼터에 들어가니 편하다. 다음에 쏘는 선수가 부담을 덜 갖는 것 같다. 선수들이 LG의 수비 대응을 인지하고 있다. 우리 컨디션만 떨어지지 않는다면, 5차전도 좋은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역대 챔프전에서 3연패 뒤 4연승을 달성한 사례는 없다. 하지만 전희철 감독은 “우승 확률 0%라곤 하지만, 선수들한텐 ‘SK가 좋든 안 좋든 기록을 잘 쓰는 팀이다’라고 했다. ‘오늘이 역사를 쓰는 첫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힘든 건 알지만, 우리가 먼저 3번 졌을 뿐이다. 선수들이 나머지 3번 이길 수 있다는 마음을 먹은 거 같다. 5차전 홈 아닌가. 홈에서 지고 내려왔기 때문에, 팬들에게 승리를 보여드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