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정보원’이 있는 건 제 노력이 컸다고 생각합니다(웃음).”
배우 조복래는 영화 ‘정보원’의 숨은 공신이다. 극중 연기한 정보원 태봉이 형사가 아님에도 수사에 암약하듯, 조복래는 ‘정보원’의 중요한 첫 단추를 끼웠다. 최근 일간스포츠와 만난 그는 “원래 주인공 오남혁을 나로 생각할 정도로 예산이 작았지만, ‘내가 태봉을 하겠다’며 허성태 형을 추천하면서 지금의 규모로 커졌다”고 고백했다.
3일 개봉하는 ‘정보원’은 강등당한 뒤 하락세를 탄 왕년의 에이스 형사 오남혁(허성태)과 굵직한 사건들의 정보를 제공하며 눈먼 돈을 챙겨왔던 정보원 조태봉(조복래)이 우연히 큰 판에 끼어들며 벌어지는 범죄 액션 코미디다.
조복래는 메가폰을 잡은 김석 감독과 서울예대 선후배 인연으로 이 작품에 참여했다. 그는 “대학 선배인 감독님의 상업영화 데뷔작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돌아봤다.
조복래는 남혁 역에 자신 대신 허성태를 추천한 것에 대해 “내가 비리 형사를 연기하기엔 나이나 외모가 맞지 않았다. 그러던 중 형이 떠올랐고, 지금도 캐릭터에 이렇게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연기한 태봉은 사랑스럽기도 하고 만화적인 부분도 많다. 과장되고 익살스럽게 잘 표현하면 영화의 개성이 될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다른 대단한 선배님이 하셨더라도 작품이 이렇게 홍보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을 거예요. 성태 형이 대기업 출신이라 역시 마케팅의 귀재인가 싶지만, 형이 가진 긍정적인 에너지가 팀의 분위기나 제 사고방식도 바꿨어요.”
‘정보원’ 팀은 허성태를 필두로 개봉 전부터 열혈 홍보를 돌고 있다. 인맥을 총 동원해 각종 웹예능에 출연하는가 하면, 제작사 대표까지 함께 춤을 추는 숏폼 영상을 촬영하는 등 마케팅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그에 앞서 제24회 뉴욕아시안영화제 개막작 선정을 시작으로 런던한국영화제, 아시아국제영화제(AIFF) 등에 초청되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주로 신스틸러로 사랑받았던 조복래가 상업영화 스크린 주역으로 얻은 쾌거다. 조복래는 “20대 때만 하더라도 날 더 알리고 싶단 생각이 없진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나보단 작품이 잘되고, 모든 스탭들의 노력이 좋게 평가받는게 중요하다”고 자세를 낮췄다. 서울예대 연극과 은사의 ‘배우로서 기품을 키우라’라는 조언을 새기고 있는 터다.
꾸준히 “욕심이 없다”라고 말해왔던 그는 결혼과 출산 소식을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내가 슈퍼스타도 아닌데 그렇게 알리는 게 주제넘은 것 같았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지난 2021년 팬데믹으로 미뤘던 예식은 내년 2월 치를 예정이다.
“꾸준하게 활동하는 게 안정적인 것 같아 지금 만족하고 있어요. 또 부족한 감이 있어야 더 노력하고, 쟁취하려는 원동력이 생기죠.”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