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훈 원장(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신경외과 전문의) 최근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면서 50대 직장인 A씨는 허리 통증이 부쩍 심해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평소 가벼운 불편감은 있었지만 추위가 시작된 이후 아침에 일어날 때 허리가 굳은 듯 뻣뻣하고, 잠깐 기침을 할 때도 통증이 찾아왔다. 단순한 근육통이라 여기고 넘겼지만 요즘 들어 다리까지 저린 느낌이 나타나 병원을 찾아야 했다.
한파의 절정은 지났지만 여전히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면서 겨울철 건강 관리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빙판길 낙상 사고와 함께 한랭질환이나 척추·관절을 포함한 근골격계 통증이 악화되기 쉬운 시기다. 기온이 낮아지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고 근육 긴장이 증가하면서 몸 전체가 경직되는데 이러한 변화는 목과 허리·어깨 등 척추 주변 통증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추운 날씨는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 증상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환경 요인이다. 기온 변화로 허리 주변 근육의 긴장이 지속되면 디스크를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의 기능이 떨어지고, 그 결과 신경이 압박을 받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혈액순환 저하로 신경 주변 조직의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통증이 더욱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추운 날씨로 실내 활동 시간이 늘고 운동량이 감소하면 코어 근육도 약화되고, 잘못된 자세가 반복되면서 통증이 재발하거나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기 쉽다.
이처럼 계절적 요인으로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저림·감각 이상이 동반되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보기는 어렵다. 특히 기침이나 재채기처럼 일상적인 작은 움직임에도 통증이 심해지면 신경 압박이 상당 부분 진행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허리디스크 치료는 환자의 증상과 신경 압박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초기에는 충분한 휴식과 함께 ▲약물치료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을 통해 염증과 근육 긴장을 완화하고, 생활 속 자세와 습관을 교정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이 크다면 신경주사치료(신경차단술·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 등)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등 신경 기능 변화가 확인된다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때는 디스크 진행을 막기 위해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침습 수술이나 미세현미경 수술이 고려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절개 범위가 작고 회복이 빠른 양방향 내시경술이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추위가 완전히 물러나기 전까지는 작은 통증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겨울철 허리 통증은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