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지명 유망주' 출신 오른손 사이드암스로 윤태현(23·SSG 랜더스)이 '전역 자원'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윤태현은 지난 25일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 야구장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의 연습경기 8회 말 무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 첫 타자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안타를 하나 허용했으나 후속 타자들을 땅볼과 삼진으로 잡아내 이닝을 마무리했다.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13개 중 스트라이크가 9개일 정도로 공격적이었다.
SSG 구단은 윤태현에 대해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있다. 단순히 구속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닌, 자신이 가장 잘 던질 수 있었던 '가장 좋았을 때의 모습'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이 실전에서 증명되고 있다'고 기대했다. 인천고를 졸업한 윤태현은 2022년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지난 시즌까지 1군 통산 성적은 2022년 기록한 3경기 2이닝 2피안타 2실점이 전부. 2023년 11월 육군 현역병으로 입대해 지난해 5월 만기 전역했다. 지난 시즌 퓨처스(2군)리그 3경기에 등판 1패 평균자책점 40.50(2이닝 6피안타 9실점)으로 부진했다.
지난 25일 열린 미야자키 연습경기에서 투구하는 윤태현. SSG 제공
윤태현은 1차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초심'을 되새겼다. 코칭스태프의 제안에 따라 고교 시절과 프로 입단 초반에 보여줬던 투구 감각을 되찾는 데 집중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는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아서 좋다. 플로리다 캠프 라이브 피칭 때는 안타를 다소 허용해 걱정도 됐지만, 이번엔 주자가 있는 상황인 만큼 무조건 낮게 던져 땅볼 유도(더블 플레이)를 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평소 직구 그립보다 손을 벌려서 잡았고, 그게 조금 더 떨어지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불펜에서 몸을 풀 때부터 느낌이 좋았다. 폼을 바꾼 게 더 잘 맞는 것 같고, 그러다 보니 제구도 조금씩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윤태현은 "고등학교 때, 그리고 신인 시절 좋았던 느낌을 최대한 찾기 위해 준비했다. 작년 마무리 캠프부터 경헌호 코치님이 변화를 제안하셨는데,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이 있었다. 미국에 와서도 코치님이 '지금 폼은 너만의 장점이 많이 사라지는 것 같다'고 재차 권유하셨고, 감독님께서도 같은 말씀을 주셔서 고민하다가 마음을 먹었다"며 "플로리다 캠프 후반부부터 가장 좋았을 때의 느낌을 되살리는 데 집중했다. 좋았을 때 영상을 계속 보면서 밸런스 운동을 많이 했다. 아직 60~70% 정도로 완벽하진 않지만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22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7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SSG 투수 윤태현이 8회 보크로 페르난데스에게 득점을 허용하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2022.05.17
이어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겠지만, 지금은 보직에 상관없이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불펜이든 선발이든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서 팀과 팬들이 믿음을 가질 수 있는 투구를 하고 싶다. 조급해하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해 시즌 내내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