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대 32번째로 600경기에 출전한 원종현. 그는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원종현(39·키움 히어로즈)은 누구보다 굴곡진 선수 인생을 걸었다.
2006년 상위 라운드(2)에 LG 트윈스에 입단한 그는 팔꿈치 부상에 시달리며 2010년까지 한 번도 1군 무대에 서지 못하다 방출됐다. '9구단' NC 다이노스가 창단한 때 테스트를 받고 입단, 2014년 비로소 1군 무대에 데뷔해 11홀드를 올리며 경쟁력을 증명했지만, 이듬해 1월 대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오르는 시련을 겪었다. 2016년 6월 암을 이겨내고 복귀했고, 2019·2020시즌엔 NC 마무리 투수까지 맡았다. 2023시즌을 앞두고는 키움과 자유계약선수(FA) 계약(4년 25억원)하며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2023년 7월 다시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다.
우리 나이로 40대가 된 2026년, 원종현은 여전히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지난 13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KBO리그 역대 32번째로 개인 통산 600경기 출전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주까지 등판한 19경기에서 5홀드·평균자책점 1.89를 기록, 키움의 셋업맨을 맡고 있다.
원종현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600경기에 등판하며 많은 분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운 것도 기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여전히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다. 나는 마운드 위에서 가장 행복하다"라며 웃었다.
지난 시즌(2025) 등판한 61경기에서는 6점 대 평균자책점(6.13)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올 시즌 '회춘투' 비결을 묻자 그는 "지난겨울 훈련이 조금 부족했는데, 오히려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게 약이 된 것 같다. 체력적으로 더 준비할 시간을 벌었다"라고 했다. 또 그는 "원래 투심 패스트볼을 주로 구사했는데,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가 생기면서, 포심 패스트볼(직구) 높은 코스를 노리는 피칭 디자인 변화를 가져간 게 효과적으로 통한 것 같다"라고도 전했다.
1984년생 노경은(SSG 랜더스) 1985년생 김진성(LG 트윈스) 우규민(KT 위즈) 등 원종현보다 나이가 많은 불펜 투수들이 여전히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원종현은 선배들을 향해 "정말 대단한 것 같다"라고 감탄하면서도 "나도 한 경기라도 더 뛸 수 있게 앞만 보고 가려고 한다.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아직 구속·구위는 떨어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