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 울산 코치가 최근 경북 영덕군에서 열린 하계 전지훈련 중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울산
“아직은 그립긴 하네요.”
국가대표 출신 이용 울산 HD 코치(40)가 선수 시절을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전지훈련서 선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그는 지도자로서의 보람을 느끼면서 함께 뛰고 있다.
이용 코치는 최근 경북 영덕군에서 열린 울산 하계 전지훈련에 참가, 선수단과 함께 리그 후반기를 대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986년생인 이 코치가 선수가 아닌 지도자 신분으로 임하는 두 번째 전지훈련이다.
이용 코치는 선수 시절 K리그에서만 17시즌 동안 프로축구연맹 주관 대회서 402경기 출전했다. 울산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와 리그컵 우승을 한 차례씩 경험했고, 상주 상무 시절엔 K리그 챌린지(현 K리그2)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이어 전북 현대로 이적한 후론 리그 5연패에 기여하는 등 2010년대 최고의 오른쪽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커리어 막바지엔 수원FC서 활약했고,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PO)를 끝으로 축구화를 벗었다. 은퇴 뒤 1개월도 지나지 않아 친정 울산서 코치를 맡아 축구 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애초 시즌 전 김은중 전 수원FC 감독의 요청으로 선수 커리어를 이어가고자 했지만, 당시 김 감독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았던 터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마지막까지 기다리던 이용 코치에게 김현석 감독으로부터 제의가 왔고, 결국 친정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됐다. 이용 코치는 지난 15일 영덕 전지훈련 중 취재진과 만나 달라진 삶에 대해 먼저 떠올렸다. 이 코치는 “분명 선수 때와 다른 게 있다. 훈련이 끝나면 개인 시간인데, 지도자는 외적으로 준비할 것도 많다. 같은 축구인이지만, 많은 부분이 다르다”고 말했다.
코치로 임하는 두 번째 전지훈련이지만, 지난겨울까지만 해도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다고도 고백했다. 이용 코치는 “아직 선수 시절이 그립긴 하다”고 운을 뗀 뒤 “은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동계 때는 혼란스럽기도 했다. 항상 그 시기엔 몸을 만들고 준비했는데…. 코치진이 도와준 덕분에 무리 없이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지도자로서의 보람도 경험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게 이용 코치의 설명이다. 이 코치는 “재미와 보람을 동시에 느낀다”고 웃으며 “다음 경기를 대비해 코치진이 준비하는 여러 과정이, 경기에서 결과로 나타났을 땐 보람차고 뿌듯하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이용 울산 코치가 15일 경북 영덕군의 파나크 영덕 바이 소노벨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울산 코치 역할을 이어가다 보면 개인 시간이 부족하게 돼 불만이 생길 법도 하지만, 이용 코치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지도자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팀에 집중해야 하지 않나”라며 “더 배워야 할 것도 많다. 지금도 베테랑, 신인급 지도자들 모두 공부하기 바쁘다. 나도 그런 삶을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용 코치가 바라는 이상적인 지도자의 모습은 무엇일까. 이 코치는 “내가 느꼈을 때 김호곤, 최강희,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김은중 감독님에게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선수가 그라운드 위에서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 지 명확하게 알려줬다는 거”라며 “내가 만약 감독이 된다면, 선수들에게 명확하게 ‘내 축구’를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라고 말했다.
“향후 10년 안에는 감독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계획이 있다”고 웃은 이용 코치가 최근 관심을 가지는 건 아스널(잉글랜드)과 일본 축구였다. 이 코치는 “축구는 이겨야 하는 싸움이다. 플레이가 훌륭하고, 점유율이 높아도 이기지 못한다면 인정해 주지 않는다”며 “요즘 트렌드가 더 그런 것 같다. 이기려는 축구를 많이 추구한다. 세트피스 등 승리를 위한 전략을 울산에도 적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떠올렸다.
지도자의 입장에서 본 일본 축구에 대한 시각도 있었다. 이용 코치는 “월드컵서 네덜란드와의 경기를 봤는데, 선수들의 움직임이 유기적인 게 눈에 띈다”며 “선수 때는 ‘잘한다’는 감상에 그쳤다면, 지도자 입장에서 보다 보니 ‘어떻게 하면 저렇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간절하게 뛰게 만들까’라는 생각을 하며 보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 축구를 보면 과거 투지 있는 한국 축구의 모습이 떠오른다. 원래 (일본의) 기술도 뛰어났는데, 투지까지 생기니 강해진 느낌”이라고 평했다.
이에 취재진이 한국 축구와의 차이점을 묻자, 이용 코치는 “어렸을 때 교육하는 문화가 달라진 것 같다”며 “과거엔 뛰는 강도도 높고, 운동 시간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 한국은 과거처럼 많은 운동을 할 시간이 부족한 것 같다”며 유소년 육성에서의 차이를 짚었다.
한편 이용 코치가 신인급 선수들에게 가장 기대하는 건 ‘패기’였다. 이 코치는 “어린 선수들에게 꼭 하는 말이 있는데, 바로 ‘잘하는 걸 바라는 게 아니다’라는 거다. 우리가 그들에게 바라는 건 젊음, 패기, 간절함이기 때문”이라면서 “그런 모습을 통해 기회를 잡았을 때, 뛰면서 발전하는 거라고 얘기하곤 한다. 그런 태도적인 부분을 가장 많이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용 코치는 친정 울산이 다시 왕좌에 도전할 수 있을 거로 내다봤다. 지난 시즌 9위에 그치며 리그 4연패 도전에 좌절한 울산은 올 시즌 첫 15경기서 2위라는 성적표를 받으며 반등했다. 이 코치는 “지난해 수원FC 소속으로 강등권 싸움을 해봤다. 파이널 B에서도 울산을 상대해 봤다. 당시 감독 교체, 선수단 내 여러 이슈 등으로 인해 울산의 분위기가 처졌던 걸 기억한다”며 “그만큼 새 시즌에 임하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남달랐다. 코치진이 많이 준비한 것도 있겠지만, 선수들이 정말 많이 느꼈을 거”라고 말했다. 특히 “전술적으로는 더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운동장에서의 간절한 마음은 분명 다르다”고 강조했다.
울산은 오는 19일까지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후반기 첫 일정은 오는 7월 5일 열리는 광주FC와의 원정경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