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손주영(28)이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전환한 지 2개월 만에 구원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정작 손주영은 "세이브 1위에 욕심이 없다"고 말했다.
LG는 4월 말 유영찬의 팔꿈치 부상으로 뒷문에 비상이 걸렸다. 한동안 집단 마무리 체제를 운영하다가, 결국 선발 투수로 부상 복귀를 준비 중이던 손주영에게 SOS를 보냈다. 염경엽 LG 감독의 제안에, 손주영은 "재밌을 것 같다"고 수락했다. 팀의 리드를 끝까지 지킨 마무리 손주영이 경기 종료 후 홀가분한 표정으로 모자를 벗고 있다. 사진=LG 제공 손주영의 마무리 카드는 지금까지 대성공이다.
손주영은 전반기 22경기에 등판해 1승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40을 기록했다. 5월 13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개인 통산 첫 세이브를 따낸 뒤 두 달 동안 올린 성과다. 이 부문 선두 김재윤(삼성 라이온즈·22세이브)과 격차는 불과 3개. LG가 선두 경쟁을 펼쳐 세이브 기회가 많고, 손주영의 활약을 고려하면 구원왕 타이틀도 노릴 만하다. 선발 투수로 뛰다가 마무리로 전환해 2003년 구원왕에 오른 '야생마' 이상훈에 이어 23년 만의 LG 좌완 구원왕 탄생을 넘볼 수도 있다.
그러나 손주영은 "처음에는 구원왕 욕심이 났는데, 지금은 별로 없다"고 손을 내저었다. 이유는 전문 마무리 투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세이브 1위에 도전하다 보면) '내 몸이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된다. (전문 마무리가 아닌 만큼) 휴식 시간을 갖고 등판했으면 좋겠다"며 "물론 세이브 상황이 자주 찾아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일주일에 2세이브씩 꼬박꼬박 쌓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손주영의 9이닝당 볼넷은 지난해 2.88개에서 올해 6.31개로 많이 증가했다. 그는 "마운드서 공을 던지면서 감각을 찾는 스타일인 데다, 선발 등판 때와 달리 압박감 탓에 쉽게 승부를 못 들어갔다"고 아쉬워했다. 손주영이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시잔=LG 제공 그래도 10개 구단 주전 마무리 가운데 블론세이브가 단 한 번도 없는 투수는 손주영이 유일하다. 어떻게든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는 의미다. 볼넷이 많은 편이지만, 시즌 피안타율이 고작 0.196에 불과하고 9이닝당 탈삼진도 9.12개로 뛰어나다. 손주영은 "마무리 투수라는 색다른 경험이 재밌다"며 "20경기 연속 등판마다 승리 혹은 세이브를 올렸더라. 이렇게까지 잘할 줄 진짜 몰랐다. 스스로 놀랍다"고 말했다.
손주영은 '헹가래 투수'를 꿈꾼다. 그는 "개인적으로 30세이브를 달성하고,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며 "후반기 출격을 각오하고 있다. 어떻게든 막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