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도입 이후 어려움을 겪었던 KT 위즈의 에이스 고영표가 스트라이크 존 상단(하이존) 공략이라는 명확한 해법을 찾아내며 완벽한 반전을 이뤄냈다.
고영표는 지난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고영표는 시즌 7승(6패)째를 수확했고, KT는 7연승을 질주하며 LG를 제치고 리그 2위로 도약했다.
이날 고영표는 LG와의 '천적 관계'를 완벽하게 청산했다. 고영표는 2023시즌부터 지난해까지 LG와 5차례 만나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7.83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 6월 LG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7이닝 2실점으로 반전을 일구더니, 이날도 승리를 따내며 LG 공포증을 씻어냈다.
이날 LG 벤치는 고영표를 겨냥해 '사이드암=좌타자 배치'라는 일반적인 공식을 깨고 우타자를 대거 배치하는 변칙 라인업을 들고나왔다. 연패 탈출을 위한 승부수였다. 평소와 다른 라인업 구성에 고영표 역시 "오히려 더 긴장했다"고 털어놨지만, 바뀐 투구 패턴은 우타자 중심의 라인업을 완벽히 묶어두는 데 성공했다. 자신의 공을 잘 치던 타자들이 어느 코스에 강한지 철저히 복기하면서 안타 확률을 낮추는 코스로 공략한 결과다.
고영표. KT 제공
적극적인 '하이존' 공략이 빛을 발했다. KBO리그는 ABS 도입 이후 스트라이크 존 상단으로 오는 공의 이점이 명확해졌다. 정교한 제구력과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스트라이크 존 하단을 공략, 땅볼을 유도하는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에겐 다소 난감한 변화였다. 하지만 고영표는 존 상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받아들였다. 하이 패스트볼을 완벽하게 던지는 방법을 체득하고 커브 그립도 바꾸는 등 ABS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화를 시도했다.
고영표는 "스트라이크 존 상단에 걸치게 던지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다. 포수 한승택과도 끊임없이 대화했다"면서 "결국 높은 공은 캐치볼 하듯 가슴을 보고 가볍게 던지니 통하더라. 포수가 일어서서 받으면 조금 더 편하다"라고 전했다. 변화를 과감하게 받아들인 덕에 고영표는 까다로운 LG와의 천적 관계를 청산할 수 있었다.
고영표의 호투 속에 KT는 LG와의 4연전을 싹쓸이했다. KT 역시 LG와의 천적 관계를 지워냈다. 지난해 5승11패로 열세였던 상대 전적은 올해 9승3패로 뒤바뀌었다. 고영표는 "매년 LG를 상대로 힘들었는데 올해는 상대 전적이 좋다. 그만큼 팀 집중력이 좋아졌다"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선수들 사이에서 강하게 공유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