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인천 SSG전에서 보여준 김민석의 타격 자세 변화. 왼쪽은 2회, 오른쪽은 8회이다. 볼카운트 상황에 따라 토 탭과 레그 킥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다. SPOTV, 티빙 캡처
프로 4년 차 김민석(22·두산 베어스)이 상황에 따라 타격 자세를 달리하며 '천재성'을 발휘하고 있다.
김민석은 30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결승타를 때려낸 뒤 "최근 투수 공에 조금 (배트가) 밀리는 거 같아서 다리를 안 들고 토 탭으로 치는 연습도 많이 했고, 방망이도 짧게 잡아봤다. 순간마다 투수에 대처할 수 있는 그런 방법들을 스스로 찾아냈다. 오늘은 타격감이 조금 돌아온 거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30일 인천 SSG전에서 결승타를 때려낸 김민석. 두산 제공
실제 이날 김민석은 토 탭(Toe-tap)과 레그 킥(Leg-kick)을 상황에 따라 혼용했다. 이른바 '찍고 치는' 방식인 토 탭은 타격 시 몸의 이동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한쪽 다리를 크게 들지 않아 자세가 안정적이고, 시선도 흔들리지 않아 정확도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 다만 레그 킥과 비교하면 체중 이동이 제한적이어서 힘을 온전히 실어 보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레그 킥은 축이 되는 발의 반대쪽 발을 들어 올렸다가 내디디며 타격하는 방식. 체중이 뒤에서 앞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해 토 탭보다 강한 힘을 실을 수 있어 장타 생산에 유리하다. 그러나 타격 과정에서 몸의 움직임이 커지는 만큼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도 따른다.
경기마다, 나아가 같은 경기 안에서도 상황에 따라 타격 자세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타격 메커니즘을 순간적으로 전환해야 하는 데다, 각 자세의 장단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민석은 "타이밍이 계속 늦더라. 삼성전(24~26일) 때부터 다리를 들면 내가 느끼기에는 (타이밍을) 빨리 잡았다고 생각하지만, 영상을 돌려 보면 투수가 던지는 시점에 다리를 들고 있었다"며 "이렇게 치면 타율을 또 까먹고, 출루도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리를 안 들고 변화를 줬더니 안타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타이밍이 조금 맞아 나가는 거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커리어 하이를 향해 질주 중인 김민석. 두산 제공
김민석의 올 시즌 타율은 0.313(294타수 92안타)이다. 휘문고 시절부터 인정받은 뛰어난 타격 재능을 프로 무대에서 마음껏 꽃피우고 있다. 그 배경에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와 상황에 맞춰 끊임없이 타격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이번에 4년 차를 하면서 느끼는데 한 가지 폼으로는 시즌을 완주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최소 세 가지 정도의 폼을 연습 때부터 준비하는 거 같다"며 "(NC 다이노스의) 박민우 선배님이 치는 걸 보면서 좀 많이 배웠다.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는 다리를 들다가 타이밍이 안 맞거나 불리한 상황에선 토 탭으로 바꿔서 치시더라. 그런 유형의 타자가 돼야 하기 때문에 다른 팀이지만 NC랑 경기할 때 많이 배웠던 거 같다"고 강조했다.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적응이 필수다. 김민석은 자신의 장점인 뛰어난 타격 감각에 변화와 연구를 더하며 한 단계 성장하고 있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 타격 자세를 바꾸는 과감한 시도는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라, 타자로서 한층 성숙해졌다는 방증이다.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써 내려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