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민호 /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영화로 명절에 인사드리게 돼서 감개무량해요.”
배우 이민호가 신작 ‘암살자(들)’을 들고 추석 극장가를 찾는다. 이민호는 “영화로 찾아뵐 때가 제일 행복한 것 같다”며 “이번 작품으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으면 만족스러울 듯하다. ‘많관부’”라며 환하게 웃었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암살자(들)’은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로, 1974년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 위에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했다.
“유튜브에서 이 사건을 접하고 관련 영상을 하루 종일 봤던 기억이 있어요. 그러고 다음 해에 대본을 받았죠. 제게는 그만큼 굉장히 흥미로운 사건과 소재였어요. 게다가 사건의 타임라인을 쫓아가면 인물들로 재해석한 책이 너무 재밌었죠. 왜곡되는 게 많은 사회에 대한 피로감, 있는 그대로의 소통에도 목말라 있던 때이기도 했고요.”
극중 이민호는 광복절 기념식 현장 취재를 맡은 동성일보 신입 기자 영일을 연기했다. 눈앞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과 무고한 피해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한 후 사건을 둘러싼 의문에 과감히 뛰어드는 인물이다.
“전 영일이 보호받는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란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안정적 삶을 살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살다 보면 내 방향이 헷갈리고 ‘현타’도 오잖아요. 영일도 그런 거죠. 자유롭고 싶은 청춘이고, ‘내가 무엇을 할 때 살아있는가’를 고민하다 기자를 택한 거예요. 그리고 가진 것을 활용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민주화운동을 한 거죠.”
영일을 연기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건 “녹아드는 것”이었다. 이민호는 “‘유해진, 박해일 두 선배 사이에서 튀지 않고 그 시대 인물로 잘 묻힐 수 있을까’가 가장 큰 숙제이자 중점적으로 염두에 둔 것”이라며 “현장에서도 애써 더 노력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편하게 있었다”고 부연했다.
배우 이민호 /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백마 탄 왕자님’ 이미지를 내려놓은 연기다”, “얼굴에서 홀로 귀티가 난다” 등 장난 섞인 반응에 “난 원래 인생 자체를 내려놓고 사는데 날 겪어보지 못해서 상상을 못하는 것 같다. 그리고 원래 사석에서는 귀티가 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유쾌하게 응수한 그는 외모에 얽힌 촬영 비하인드도 들려줬다.
“드라마 할 때처럼 살을 쫙 빼면 너무 멋을 부렸다고 오해받을 듯해서 외적으로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았어요. 저만 알 수 있는 지점이지만, 자세히 보면 몸을 덜 쓴 날에는 부어있고 많이 뛴 날은 슬림해요. 장면에 따라서 얼굴 부기가 왔다 갔다 해서 연결이 튀는 지점이 있죠(웃음).”
눈에 띄게 달라진 필모그래피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이민호는 과거 드라마 ‘꽃보다 남자’, ‘시티헌터’, ‘상속자들’, ‘푸른 바다의 전설’ 등을 잇달아 흥행시키며 ‘로코(로맨틱 코미디) 남주’의 대표 주자로 활약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애플TV 시리즈 ‘파친코’,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그리고 ‘암살자(들)’ 등에 출연하며 다채로운 연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내년이면 완연한 40대라 ‘으른 섹시미’를 강조하고 싶은 욕구가 있죠(웃음). 좋은 곳에 있는 화초보다 잡초 느낌의 캐릭터를 많이 하고 싶어요. 사실 5년 동안 로코는 안 하겠다는 마음도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인물이 부각되기보다 작품 전체가 우선시되는 것들을 출연했죠.”
물론 이 말이 로코나 멜로 장르 출연을 멈추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민호는 “사랑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고 직관적인 소재”라며 “나이를 불문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 단, 조건이 있다.
“20대 때처럼 첫눈에 반하는 이야기는 이제 제 나이에 맞지 않는 거 같아요. 이제 제 나이대 정서를 넣을 수 있는 다른 부류의 사랑 이야기를 해야 할 시기가 아닐까 하죠. 20대 때 했던 로코를 답습한다면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에너지가 안 나올 거 같고요. 차기작 역시 지금의 정서를 한 스푼 넣은 작품이 될 거예요. 많이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