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토 브라스 감독 / 사진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에로티시즘 영화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틴토 브라스 감독이 별세했다.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스는 이날 향년 93세로 오전 로마에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노환으로 인한 심장마비이며, 장례는 비공개로 치러진다.
1933년생인 고인은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의 조감독으로 일하며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1963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데뷔작 ‘일하는 자는 패배한다’를 통해 처음 국제무대에 데뷔했으며, 이후 ‘양키’(1966) ‘콜 쿠오레 인 골라’(1967) 등 실험적 작품을 내놓으며 주목받았다.
1970년대부터는 ‘살롱 키티’(1976), ‘칼리굴라’(1979) 등을 연출하며 성적 표현을 영화의 주요 소재로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1983년에는 일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열쇠’를 선보여 에로티시즘 영화의 거장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이후 ‘미란다’(1985), ‘파프리카’(1991), ‘올 레이디 두 잇’(1992) 등을 연이어 발표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나 그의 영화 세계는 여성의 신체와 성을 지나치게 소비하고 대상화한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2010년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휠체어에 의지해 온 브라스는 지난 9월 83회 베니스영화제 개막 전야 행사에서 ‘콜 쿠오레 인 골라’ 재상영과 함께 피에트로 비앙키상을 받았다. 당시 브라스 감독은 아내 카테리나 바르지의 목소리를 빌려 “내 작품은 기괴하고 역설적이며 거칠고 과장되고 초현실적”이라며 “언제나 미학적 탐구와 실험, 자유를 향한 선택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