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FC서울 김기동 감독은 최근 외국인 공격수 파트리크 클리말라의 뜻밖의 고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득점왕 경쟁을 벌이는 선수가 감독을 찾아와 더 많은 기회를 요구하기는커녕 자신의 경기력을 반성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에 따르면 클리말라는 지난 주말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마친 뒤 주중 훈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면담을 요청했다. 감독과 마주 앉은 클리말라는 인천전에서 보여준 자신의 경기력을 먼저 문제 삼았다.
클리말라는 "내가 생각해도 인천전에서 너무 못했다. 팀을 위해 뛰지도 않았다. 내가 감독이었다면 경기 도중 나를 교체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도 감독님은 나를 90분 동안 뛰게 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많이 반성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으로서는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였다. 김 감독은 득점왕 경쟁을 벌이는 외국인 선수가 면담을 요청하면 대개 득점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인정하는 선수는 처음이었다고 전했다. 클리말라의 태도에 김 감독도 크게 감명받았다.
클리말라의 고백은 K리그1 우승을 확정한 서울의 최근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서울은 지난달 24일 강원FC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기며 2016년 이후 10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선수들은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클리말라의 득점왕 등극은 선수단의 새로운 목표가 됐다. 문선민은 지난달 24일 우승 확정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클리말라, 정승원 등이 개인상 후보에 오른다면 최대한 밀어주고 싶다. 내가 패스를 잘해서 도움을 많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동료들도 클리말라의 득점왕 도전에 힘을 보태겠다는 분위기다.
현재 클리말라는 K리그1에서 16골을 기록 중이다. 야고(울산 HD)와 득점 수는 같지만 출전 경기 수가 많아 득점 순위 2위에 올라 있다.
동료들은 클리말라의 득점왕 등극을 돕겠다고 나섰지만, 정작 클리말라는 자신의 득점보다 팀을 위한 플레이가 부족했다는 사실을 먼저 돌아봤다. 개인 타이틀 경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나온 자기반성이기에 김 감독에게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