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넥센 히어로즈 구단의 지위는 독특하다. ‘넥센’은 모기업이 아닌 메인스폰서 기업인 넥센타이어의 상호다. 야구단을 운영하는 회사의 이름은 주식회사 서울 히어로즈다. 모기업 지원이 없는 사실상의 독립 구단이다.
재정난에 빠진 현대 유니콘스가 해체된 뒤 선수단을 인수해 재창단하는 형식을 밟아 2008년부터 리그에 뛰어들었다. 과연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뒤따랐다.
첫 해부터 삐걱거렸다. 매년 7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던 메인 스폰서 우리 담배가 2008년 7월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이 때문에 구단은 초기 재정 운용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해지 사유 역시 재정 문제였다. 구단이 KBO 가입비 분납금 24억원을 집행하지 않은 걸 구실로 삼았다. 현재 진행 중인 재미동포 홍성은 씨와의 법적 분쟁도 따지고 보면 이 사건이 발단이었다.
창단 9년째를 맞은 넥센 구단은 초기 우려에 비해서는 순항하고 있다. 2008년 116억원이던 구단 매출은 2012년 200억원을 돌파했다. 2014년 311억원, 지난해엔 411억원이었다. 지난해 매출액 증가에는 2014년 강정호의 포스팅 수입(500만 달러)이 반영됐다. 매출액은 7년 만에 254% 늘었다, 매출 규모로는 KIA(438억원), SK(427억원) 등 대기업 산하 구단에 뒤지지 않는다. 기존 구단의 매출 상당액이 모기업으로부터 발생한다는 점에서 작지 않은 성과다.
선수단 처우도 개선되고 있다. 2014년 199억원이던 선수 활동비는 지난해 253억원으로 늘었다. 선수 활동비에는 연봉과 운영 비용 등이 포함된다.
다만 부채 규모도 크게 늘었다. 2009년 203억원에서 이듬해 147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2012년부터 매년 200억원 대 부채를 졌고, 지난해는 346억원으로 폭증했다. 메이저리그식 기준으론 구단 가치 상승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다. 9·10구단 창단 시점에서 서울 연고에 국내 유일 돔구장을 사용할 구단의 매각 가치는 1000억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KBO리그에서 구단 매각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편 지난해 손익계산서에서는 프런트 임직원 급여 증가가 눈에 띈다. 2014년 29억에서 지난해 60억원으로 106% 증가했다. 연봉 인상과 마케팅 직원 신규 채용 등 소요가 있긴 했지만 이전 2년간 총 급여가 20억원대였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구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특별한 사정은 없지만 노 코멘트”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