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차 걸그룹 멤버, 7년차 배우. 에이핑크 정은지는 두 마리 토끼를 잘 잡아온 대표적 연기돌이다. 안주할 법도 한데 새로운 곳에 발 디디기를 멈추지 않는다. 공포영화 '0.0MHz'을 통해서 대중이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정은지의 얼굴을 보여준다.
'0.0MHz'는 초자연 미스터리 동아리 멤버들이 귀신을 부르는 주파수를 증명하기 위해 우하리의 한 흉가를 찾은 후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을 다루는 공포영화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정은지는 극중 귀신을 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소희 역을 맡았다. 주로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를 보여줘온 그는 감정을 극도로 절제한 톤의 연기부터 빙의된 연기까지 도전했다.
-큰 스크린에서 자신의 얼굴은 보게 된 소감은 무엇인가. "떨린다. 굉장히 민망했다. 큰 화면으로 내가 연기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나. 극장에서 광고가 나올 때도 '뭐야' 이랬는데, 영화로 보니까 더 냉정하게 보이더라. 창피하고 쑥스러웠다."
-클로즈업 신이 유독 많았다. "클로즈업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현장에서 모니터링을 많이 하지 못했다. 모니터를 자꾸 보면 다른 것에 신경을 쓰게 될 것만 같았다."
-공포물을 선호하는 편인가. "재미있는 작품들은 집에서 혼자 보곤 했다. '곤지암'도 집에서 혼자 본 적 있는데, 정말 재밌더라. '0.0MHz'는 웹툰으로 먼저 접했다. 이 영화에 캐스팅이 된 후 '곤지암'을 보니 남다르게 느껴졌다."
-차별화에 관한 걱정은 하지 않았나. "걱정되기도 했다. 유튜버 캐릭터가 나온다든지, 두 영화가 가지고 있는 성격이 비슷했다. 어떻게 다르게 나올지 저희(배우들)도 궁금했다."
-첫 영화의 결과물에 만족하나. "저는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웃음)"
-스크린데뷔작으로 공포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저에게 제안이 들어오는 캐릭터들이 다 비슷하다. 긍정적이고 밝은 이미지를 가진 터라 캔디 역할이 많이 들어온다. 다른 얼굴도 보여주고 싶었다. 스크린 데뷔이기도 하고, '0.0MHz'을 통해 변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은 기회였다. 또래들과 연기할 수 있었다는 점도 좋았다."
-처음 시나리오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웹툰과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에 낯설었다. 낯선 것들이 잘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궁금했다. 원작 마니아들이 있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나면 예민하게 보시기 마련이다. '나도 낯선데 다른 사람이 보기엔 어떨까'하는 걱정이 있었다. 그리고, 밝은 역할을 맡겨주실 줄 알았는데, 아니라서 기분이 좋았다. 나에게도 다른 역할이 들어온 것이, 다르게 보여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았다."
-다른 역할도 있는데 왜 그 역할에 캐스팅된 걸까. "감독님이 '너는 무표정일 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라. 웃고 웃지 않고의 격차가 엄청 크다. 그런 것들이 감독님에게 자극이 되지 않았나싶다."
-캐릭터 연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지인을 통해 무속인을 소개받았다. 자문을 구하고, 어떻게 생활하는지도 전해 들었다. 만나서 이야기도 나눴다. 그래도 어려운 건 매한가지였다. 굿 하는 영상을 정말 많이 찾아봤다. 무속인 분들마다 접신 했을 때의 제스처가 있더라. 그런 것들을 참고하기도 했다. 스크린에 나올 때 제 모습이 낯선데, 주변에서는 잘했다고 격려해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더 잘 할 수 있었는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