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차 걸그룹 멤버, 7년차 배우. 에이핑크 정은지는 두 마리 토끼를 잘 잡아온 대표적 연기돌이다. 안주할 법도 한데 새로운 곳에 발 디디기를 멈추지 않는다. 공포영화 '0.0MHz'을 통해서 대중이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정은지의 얼굴을 보여준다.
'0.0MHz'는 초자연 미스터리 동아리 멤버들이 귀신을 부르는 주파수를 증명하기 위해 우하리의 한 흉가를 찾은 후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을 다루는 공포영화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정은지는 극중 귀신을 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소희 역을 맡았다. 주로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를 보여줘온 그는 감정을 극도로 절제한 톤의 연기부터 빙의된 연기까지 도전했다.
-에이핑크는 무병 장수돌로 불린다. "저희도 신기하다. 음악방송 촬영장에 가면 연차가 제일 많다고 하더라. '가수로서 인식돼 오래오래 가면 안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며 부담이 클 것 같다. "양날의 검이다. 모두가 열심히 하지만, 아이돌이라는 직업 자체를 스스로 무겁다고 느끼면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저는 (연기의) 시작이 '응답하라 1997'이었다. 아이돌이 아니었으면 그렇게까지 사랑받지 못했을 것 같다. 아이돌 출신이어서 조금 더 역할을 극대화한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느낌이기는 하다. 직업으로서 커리어를 쌓는 것인데, 병행하고 있다보니 어느 한 곳에만 포커스를 둘 수 없어 가끔 무거울 때가 있다."
-팀이 아닌 혼자 짊어지는 연기자로서의 고민이 있을 텐데. "고민이 크다. '응답하라 1997'이 워낙 인기가 좋았다보니, 지금도 회자된다. 제 탓일 수 있다. 저는 자책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부족한 상태에서 너무 큰 것을 맡았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했을 때는 주인공을 받쳐주는 역할이었는데, 그 뒤로는 다 주인공을 맡았다. '내가 주인공을 해도 될까'라는 생각을 했다. 신인배우들에게 죄스러울 때가 있다."
-'여곡성'으로 공포영화에 도전한 손나은과 이야기 나누기도 했나. "(우리는) 일에 대해서 그렇게 깊은 대화를 나누거나 그러지 않는다.(웃음) 제작사가 같다보니 촬영에 대한 질문을 서로 하기는 했다. 손나은도 처음 하는 공포영화라 부담이 됐던 것 같더라. 서로 힘내자고 했다. 다른 멤버들도 영화에 관해 궁금해했다."
-에이핑크는 영원할까. "에이핑크는 제가 먼저 그만하자고 말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같이 하든 안 하든 (에이핑크는) 안고 가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연기는 찾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저를 찾아주실 수 있게 열심히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