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나 혼자 산다'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장수 예능의 위기를 딛고 새로운 제작진과 출연진의 꿀케미 전략이 통했다. 한때 시청률이 5%대까지 곤두박질치며 위기를 맞았지만, 현재는 10% 재돌파를 목전에 두고 쾌조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무한도전'·'라디오스타'·'세바퀴' 등을 연출했던 황지영 PD가 지난해 11월 '나 혼자 산다'의 새로운 연출을 나섰다. 그 후로 7개월 만에 이 같은 성과를 본 것.
황지영 PD는 "정말 파란만장했던 것 같다. 처음에 모델 이소라 씨부터 시작해서 좀 있다가 배우 다니엘 헤니를 바로 섭외해 촬영했다. 이후엔 200회 특집이 있었다. 200회를 걸치면서 멤버들을 바꿨다. 멤버들의 케미가 확 좋아지면서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좋아졌다"고 전하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주변에서 재미가 되살아났다는 얘기가 많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출연진도 있는데 다들 진정성 있게 해주니 호감이 되는 것 같다. 실제로 멤버들(전현무·박나래·한혜진·이시언·윤현민·헨리·기안84)끼리 사이가 너무 좋다. 방송에서도 서로를 위하는 게 보인다. 현실남매 케미나 세얼간이, 과거 썸도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출연진들끼리 사이가 좋아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다."
-멤버들의 캐릭터나 상황은 제작진의 계획하에 만들어진 것인가.
"만들려고 한 게 아니다. 200회 때 제주 여행을 가면서 세 얼간이가 만들어졌다. 반응이 되게 좋았다. 나중에 편집하고 보니 재밌어서 일상에서도 만날 기회를 만들고 있다. 전현무와 한혜진 사이의 썸도 의도한 것은 아니다. 찍다 보니 미묘한 것들이 있었다. '진짜 둘이 좋아하나?' 제작진도 착각할 정도였다. 긴가민가했다."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방식이 변했다.
"이전엔 무지개 라이브만 토크를 하고 VCR 위주로 나가는 방식이었다. 여기서 변화를 줬다. 편집된 VCR을 출연진이 보면서 토크하는 분량을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했다. 시청자들은 VCR 내용과 토크 내용 모두에 집중하면서 각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제작진 입장에선 그 방식이 참 힘들다. 촬영과 편집이 선행되어야 하고 매주 1일을 빼서 스튜디오 녹화를 진행해야 하기에 무리일 수 있었다. 전현무 씨도 처음엔 그게 의미가 있냐고 했었는데 제작진은 매주 만나야 케미가 생기고, 정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진짜로 매주 만나니 정이 생기더라."
-한혜진의 열애는 위기 아닌 위기였다.
"사실 제작진 입장에선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 정말 어려웠다. 두 사람의 썸 캐릭터가 만들어진 계기는 전현무와 한혜진이 산행한 모습을 본 박나래의 '산을 탄 거야, 썸을 탄 거야' 발언부터였다. 이후엔 여러 아이템을 통해 두 사람의 미묘한 썸이 포착됐고 주목받았다. 열애 기사가 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한혜진 씨 역시 어떤 매체에서도 열애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 본인이 말한 대로 모델이지 전문 방송인이 아니니 더 그랬다."
-그 위기를 아주 쿨하고 유쾌하게 풀어냈다.
"친한 친구들이 와서 '왜 열애 사실을 미리 알려주지 않았냐'고 섭섭하다고 하니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 유쾌하게 얘기한 것 같다. 방송을 떠나서 한혜진 씨가 박나래 씨를 너무 좋아한다. 방송을 의식하지 않는다. 멤버들의 케미가 좋아 이 부분이 유쾌하게 풀릴 수 있었다. 또 그녀가 쿨하게 대처해줘 정말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