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대행사 그레이프 커뮤니케이션즈는 FCN 전체 지분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3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다. 1996년 8월 금강기획 국제국의 인원 및 10개 광고주로 출범한 그레이프 커뮤니케이션즈는 FCN의 배후로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는 채수삼 전 서울신문 사장이 회장으로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채 회장은 미디어 업계에서 알아주는 ‘마당발’로 통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현대건설 3년 후배로 입사한 채 회장은 1993년 현대건설 부사장직에까지 오른 뒤 현대 시절 갈고닦은 인맥을 기반으로 과거 금강기획(현대그룹 광고대행사) 대표이사직을 맡아 업계에 데뷔했다. 당시 채 회장은 1996년 같은 광고대행 업종으로 설립된 DBK(Diamond Bate Korea·현 그레이프 커뮤니케이션즈) 사장을 동시에 맡아 ‘양다리 의혹’을 받았고, 이 때문에 결국 금강기획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채 회장은 금강기획에서 물러난 뒤 DBK의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사명을 그레이프 커뮤니케이션즈로 변경한 뒤 본격적으로 미디어 업계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현대맨 인연’으로 얽힌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계가 알려져 특혜 의혹 눈총을 받았고, “광고 업계 불황 속에서도 정부 부처와 활발한 거래가 있었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고발이 이어졌다. 실제로 2011년 당시 그레이프 커뮤니케이션즈가 홈페이지에 명시한 광고주 명단 가운데 약 절반이 정부 부처 내지는 부처 산하 기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당시 업계 관계자였던 한 사람은 “채 회장의 현대 시절 이력이 아니었다면 그레이프 커뮤니케이션즈가 광고 불경기에 살아남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