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진출하려는 감독의 선구자가 됐고, 또 '노장'의 자존심이 됐다. 박 감독은 이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해외에 진출할 감독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사실 젊은 지도자들이 베트남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젊은 감독들은 모든 조건을 맞춰 가야할 것이다. 베트남이라는 변방을 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결국 선택은 나의 몫이었다. 내가 베트남에서 성공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실패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도전이다. 도전 속에 성공과 실패가 모두 있다. 도전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어떤 국가에서 지도자를 하더라도 한국 특유의 성실함을 보여준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보다 부지런한 지도자들이 많다. 승부를 건다면 잘 될 수 있다. 좋은 이미지를 남길 수 있다."
-젊은 감독들에게도 동남아는 도전할 만한 무대인가.
"젊은 감독들은 나 보다 더 많은 재능이 있다. 외국어도 잘 하고 흐름도 잘 읽는다. 기회가 된다면 많은 젊은 지도자들이 동남아에도 도전을 해봤으면 좋겠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노장으로서 또 다른 노장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내 나이는 은퇴할 나이다. 친구들은 현직에서 다 물러났다. 흐름이 그렇다. 한국 축구계도 내 나이에는 설 자리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젊은 감독들의 생동감, 기동력, 프레쉬함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시대의 흐름이다. 우리 세대는 느리다. 아날로그 시대의 사람이다. 단 하나의 장점은 경험이다. 경험은 책으로 배울 수 없는 것이다. 지금은 너무 경험을 평가절하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아쉽다. 베트남이 나를 선택한 것도 풍부한 경험 때문이었다. 경험을 가진 노장들의 능력으로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노장을 필요로 하는 곳은 반드시 있다. 도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