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는 방송·영화·가요 등 전 분야를 통틀어 일간스포츠에서 실시한 엔터 파워피플 조사에서 총점 248점을 받아 전체 1위에 올랐다. 2위 워너원(219점), 3위 손석희(196점) 등을 앞선 수치다. 방송·가요계에 비해 미미한 성적을 거둔 영화계지만 송강호 한명의 존재감 만큼은 독보적이었다.
2014년 '변호인(양우석 감독)'이 1000만 돌파에 성공하면서 그 해 충무로 파워피플 4위에 올랐던 송강호는 2015년 17위·2016년 23위에 머무른 바 있다. 그리고 1년 만에 1위로 급부상했다. '명불허전 송강호'라 불린지는 꽤 오랜시간이 지났지만 지난 1년간 활약상이 얼마나 두드러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척도다.
조사결과 방송·가요계 파워피플들은 여러 명에게 표가 분산된데 비해 영화계 1순위는 송강호가 압도적이었다. '송강호를 빼놓고 영화계를 논할 수는 없다'는 것이 대다수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영화 관계자들은 "이유를 언급할 필요도 없다"며 송강호를 꼽았고, 매니지먼트, 방송국 PD들까지 송강호를 선택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매니지먼트 숲 강은영 실장은 "무슨 말이 필요하까. 동시대에 송강호의 연기를 기다리며 계속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고 전했고 킹콩by스타쉽 이진성 대표는 "여전히 다음 작품 속 캐릭터를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다. '택시운전사'로 감동과 흥행을 다 잡았다"고 평했다.
MBC 최민근 PD는 "용기있는 배우의 소신있는 선택", JTBC 함영훈 CP는 "대체가 어려운 배우의 존재감", JTBC 윤현준 CP는 "다시 1000만이다. 무조건 믿고 보는 배우", CJ E&M 민진기 PD는 "블랙리스트를 비웃는 희대의 연기력으로 1980년대의 소시민을 사실적으로 그림", CJ E&M 신원호 PD는 "그 어떤 역량의 감독과 제작자라도 주연배우의 연기 하나만으로 늘 영화의 최종 퀄리티가 보장되는 유일한 배우다"며 그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송강호는 지난 5월 개최된 제53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최우수연기상을 거머쥐는가 하면, 최근 일간스포츠가 국내 5대 투자배급사를 상대로 진행한 '2017 충무로 티켓파워' 설문조사에서도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언론사가 주최하고 진행한 크고 작은 이슈에서도 이름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개봉한 '밀정(김지운 감독)'과 올해 첫 1000만 돌파작인 '택시운전사(장훈 감독)'을 이끈 저력이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송강호는 '택시운전사'를 통해 여섯 작품 연속 흥행에 성공 했고, '괴물(2006·1091만7221명)'. '변호인(2013·1137만4871명)'에 이어 평생 한 번도 하기 힘들다는 1000만 관객 돌파를 세 번이나 해내면서 역대 최초 '트리플 천만 배우' 반열에 올랐다.
물론 영향력은 흥행에서 그치지 않는다. 배우로서 최고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시대극과 소시민적인 연기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는 것은 송강호의 평소 성정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자신이 선택하는 시나리오에 곧바로 투자가 붙는다는 것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다소 민감하고 예민할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의미있는 작품을 선뜻 손에 쥐는 송강호에 관객들은 '감사하다' 말할 수 밖에 없다.
현재 '마약왕(우민호 감독)' 막바지 촬영으로 바쁜 송강호는 잠깐의 휴식을 틈타 일간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간결하지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답변은 딱 송강호답다. 관계자에 따르면 송강호는 '파워피플 1위' 소식을 들은 후 엄청나게 부끄럽고 쑥스러워 했다. 소감을 전하는 것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늘 겸손한 자세로 진심만 전하는, 백마디 말보다 작품과 연기로 보여주는 국가대표 배우 송강호다.
-지난 1년간 문화계를 주도한 '파워피플' 1위에 선정됐다. 소감 한 마디.
"성원과 격려가 무척 감사하긴 하나 솔직히 부끄럽고 과분한 칭찬이다.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영화·방송·가요계를 총망라, 각 분야 관계자들이 선택한 독보적 1위로 꼽혔다. 어떤 점에서 인정 받았다고 생각하나.
"지난해 '밀정' 올해 '택시운전사'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생각된다.(웃음)"
-'천상계 배우'라는 애칭도 생겼다. 배우를 넘어 문화를 주도하고 선도할 수 있는 인물로서 놓치지 않는 마음가짐이 있다면.
"배우인 나로서는 매 작품 최선을 다해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 마음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
-'택시운전사'에 대한 애정도 남다를 것 같다.
"무대인사 때도 이야기 했지만 관객들이 따뜻하게 안아줬기 때문에 사랑받을 수 있었다. 아픈 상처를 보듬어주고 안아줬다. 감사하다."
-이러다보니 차기작 '마약왕' '기생충'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마약왕'은 막바지 촬영에 한창이고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출연을 결정했다. 봉준호 감독과 작품을 결정하는데 있어 시나리오가 오고 가야하는 사이가 아니다. 나 역시 두 작품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