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 고위직 비리는 비단 조중연 축구발전자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장과 함께 권력을 나눠 가진 고위직들도 비리를 일삼았다.
일부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KFA 임원들은 공금을 자신의 돈처럼 마음껏 썼다. 법인카드를 개인의 유흥 목적으로 썼음은 물론이고 교통비가 따로 나오는데도 개인 승용차의 주유비로 지불하는 등 '묻지마 돈 쓰기'가 만행했다. 이런 비리 유형이 문체부의 스포츠 비리 신고센터 조사 레이더에 잡혔다. 현재 신고센터는 2011년과 2012년 2년 동안 KFA 임직원 10여 명의 법인카드 내역을 샅샅이 조사하고 있다. 현직 KFA 근무자도 있고 퇴직자도 포함됐다. 신고센터가 KFA를 조사하는 마지막 단계다. 이 조사가 끝나면 결과를 KFA에 통보하고 징계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KFA측 한 관계자는 "문체부에 소명 자료를 충실히 제출했다. 또 해당자는 조사관에게 일일이 소명을 하고 있다"며 "이 조사 역시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시인했다. 이어 그 관계자는 "조사받는 이들이 법인카드를 공적으로 썼다고 생각한다. 개인적 사용은 없었다고 믿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렇지만 정황상 개인적으로 썼다는 것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그 관계자 역시 "그들이 법인카드를 어떤 용도로 썼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누구와 만나 돈을 썼는지도 사실 모른다.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또 "공적인 지출이라고 주장하지만 누구의 말이 맞는지 모르는 일이다. 스포츠 비리 신고센터의 조사 결과를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말도 남겼다.
법인카드 부정 사용 외에도 '꼼수'를 부려 공금을 쓴 정황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방 출장을 이용한 것이었다. KFA가 주최하는 지방 대회는 수없이 많다. 한국 축구를 총괄하는 최상위 단체로서 대표팀과 프로, 대학생, 유소년 등 수많은 대회를 개최한다. 비리 직원들에게는 지방 출장이 사리사욕을 채우는 무대였다. 지방 출장을 가면 교통비, 숙박비 등 출장비가 나온다.
예를 들어 1주일 출장을 간다고 보고해 놓고 스스로 일정을 줄인다. 1주일치 출장비를 다 받은 뒤 줄인 일정으로 인해 남은 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사례가 그것이다. 남은 출장비는 반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이를 반납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KFA도 이렇다 할 제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학력위조 직원이 다니고 있다' '가족 수당을 부정 수급했다' 등의 제보도 스포츠 비리 신고센터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축구인은 비리의 온상처럼 된 KFA를 향해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그는 "자신들의 돈이라면 그렇게 펑펑 쓸 수 있겠나.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국 축구를 발전시키기 위한 돈이 협회 권력자들을 위해 쓰이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