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돌파할 '큰 선수'는 그냥 나오지 않는다. (축구) 꿈나무 육성을 통해서 가능하다."
차범근(64) 전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의 축구 철학이다.
차 전 부위원장은 현재 한국 축구가 맞고 있는 위기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갖춘 스타 선수들의 존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려운 시기나 상황에서는 뛰어난 선수가 해결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현재 한국 축구는 팬들의 사랑과 축구의 인기를 유지할 '스페셜한 스타'가 부족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차 전 부위원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축구 꿈나무 육성에 힘을 쏟는 인물이다. 차범근 축구상이 그 모토다. 1988년 제정된 이 상은 지난 28년간 운영된 유소년 축구 최고 권위의 상이다. 이동국(1991년)과 박지성(1992년), 기성용(2000년), 백승호(2010년) 등 한국 축구의 현재와 과거를 대표하는 선수 상당수가 차범근 축구상 수상자 출신이다.
이런 가운데 차 전 부위원장은 한 발 더 나아가 축구 꿈나무들에게 직접 세계 축구를 만날 기회를 마련했다. 바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 드림팀(차범근 축구상 수상자 11명외 대한축구협회 추천 선수 3명 포함)'과 떠나는 독일 축구 원정(19~31일)이 그것이다. 차범근 축구교실이 주최하고 카카오가 주관하는 '팀 차붐(Team Chabum)'의 독일 원정은 한국 축구의 꿈나무들에게 '축구 선진국'을 방문해 견문을 넓히고 현지 유스팀과 매치를 통해 자신감 심어주기 위해 기획됐다.
차 전 부위원장이 이끄는 '팀 차붐'은 다름슈타트(20일), 프랑크푸르트(26일), 아우크스부르크(28일) 유스팀과 차례로 맞대결을 벌인다.
차 전 부위원장은 "지금 돌아보면 선수 시절을 신인상을 받은 것과 청소년 대표가 돼 외국 대회를 경험한 것이 선수 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생애 첫 국제대회를 경험했을 때는 긴장감 때문에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그렇게 한 번 서양 선수들과 붙어도 긴장하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차 전 부위원장은 이런 자신의 경험을 꿈나무들에게 일찌감치 선물해 이들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되도록 하고 싶은 것이다.
그는 "축구는 말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그런 것들은 직접 부딪혀서 경험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이 독일 유스팀을 상대로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번 독일 원정에서는 단순히 승부를 가리는 것보다는 다른 나라의 또래들이 펼치는 축구를 직접 느꼈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