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최강 배달꾼'은 최근 보기 힘든 사이다 드라마다. 주인공 최강수는 사랑·사업·행복 모두 이뤘다. 현실이라면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헛된 희망을 주진 않았다. 오히려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복돋아줬다.
고경표는 데뷔 8년 차다. 처음으로 타이틀롤을 맡는 기쁨을 만끽했다. 고경표는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그는 "부담감 보단 책임감이 강했다. 처음에는 힘을 주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주변 배우들에게 힘을 얻었다. 현장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드라마였다"고 말했다.
'최강 배달꾼'은 첫회 3%(닐슨 코리아 전국기준)으로 시작해 종영 시 7.7%를 찍었다. 청춘의 성장사가 시청률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고경표도 이로 인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는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는다. 시청률 때문에 연기하는 게 아니다"라며 당당하게 말했다.
- 종영한지 얼마 안됐다. 시원섭섭할 것 같다. "많이 아쉽다. 배우들과 정이 많이 들었다. 촬영장엔 내내 웃음꽃이 피었다. 배우들과 추억을 뒤로 한채 각자의 길을 가게 돼 아쉽다. 자주 만나고 하려고 한다. 종영날에도 다같이 엠티를 갔다. 참석률도 100프로였다. 이런 여파가 드라마에도 드러난 것 같다."
- 타이틀롤은 처음이었다. "부담은 없었다. 다만 책임감은 있었다. 그렇다고 다른 작품 임할 때와 마음가짐이 다르지 않았다. 동료들이 힘든 상황이 생기면 '내가 힘이 돼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힘을 많이 얻었다. 덕분에 잘 마무리된 것 같다."
- 최강수는 오지랖이 넓은 캐릭터다. 실제로도 그런가. "실제로도 오지랖이 넓다. 강수와 다른 점은 무턱대고 그렇게 크게 일을 벌이진 않는다는 점이다. 밝고 긍정적이고 주관이 뚜렸하다는 점은 비슷하다."
- 채수빈과의 호흡은 어땠나. "엄청 좋았다. 착하고 성실하고 연기도 잘한다. 내가 정말 많이 의지했다. 좋은 파트너를 만나 영광이었다. 정말 좋은 배우라는 걸 믿어의심치 않는다."
- 채수빈 실제와 이어질 가능성은 없나. "연기하면서 수빈이와 두근두근했다. 그렇지만 실제 느껴지는 떨림의 종류와는 다르다. 그냥 좋은 동료다. 너무 쿵짝이 잘 맞았던 친구다."
- '최강 배달꾼'을 선택한 이유는. "대본이 속도감 있고 재밌었다. 몰입도도 있었다. 결정적으로 밝은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 요즘에 흔치 않은 경쾌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볼 수 있는 드라마여서 좋았다.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와 달라서 끌리기도 했다."
- 그동안의 캐릭터와 차이점이 있다면. "똘끼가 충만한 열혈 청춘이었다.'응답하라 1988' '질투의 화신' '시카고 타자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계기였다. 내 연기관은 '연기는 스펙트럼 넓은 배우'다. 같은 캐릭터라도 결이 다른 느낌을 주고 싶다. 전작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 배우를 꿈꾼다. 이런 점과 부합했다."
- 캐릭터 변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일단 캐릭터 연구할 때 공을 가장 많이 들인다. 가장 먼저 시도하는 것은 외형적인 변형이다.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편하더라. 이번엔 머리 스타일을 만화에서 착안해 파마 머리로 변신했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파마 머리를 보고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보냈다. 스틸컷으로만 보면 어색할 수 있는데 영상과 말투, 표정 등이 어울어지니 매력적으로 보였던 것 같다. '질투의 화신' 때도 짧은 머리 스타일을 고수했다. 그때도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결과적으로 그 머리 스타일이 유행했다.(웃음)"
- 스타일은 본인이 제안하는 건가. "캐릭터에 맞는 외형적인 모습을 만들 때는 내 의견을 많이 반영하는 편이다."
- 주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 "대본을 읽을 때 이미지가 떠오른다. '질투의 화신'에서는 '클래식 수트만 입었으면 좋겠다'라고 했고, '시카고 타자기' 때는 유령이니까 경성시대 옷을 지금의 핏감만 살려서 가져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