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권상우(43)가 정우성의 배턴을 이어받는다. '신의 한 수' 시리즈의 두 번째 주인공으로 분해 귀신 같은 수를 둔다. 권상우의 신작 '신의 한 수: 귀수편'은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귀수가 냉혹한 내기 바둑판의 세계에서 귀신 같은 바둑을 두는 자들과 사활을 건 대결을 펼치는 범죄 액션 영화. 2014년 356만 관객을 모은 전작 '신의 한 수'의 스핀오프 버전이다. 권상우는 전편 정우성의 바둑 스승이었던 귀수를 연기한다. '탐정' 시리즈 등 어려 전작에서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다 이번엔 액션에 칼을 갈았다. 8kg을 감량해 빚어낸 근육질 몸매로 CG 없는 액션 연기를 소화했다. 와이어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 "귀수니까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 하지 않냐"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한 권상우. 별다른 대사 없이 눈빛과 행동만으로 연기하며 귀수처럼 필사의 승부수를 던졌다.
-여전히 2004년작 '말죽거리 잔혹사'가 액션 영화 대표작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이후 정체된 것 같아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후에도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 영화를 통해) '나는 살아있다'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있다."
-'신의 한 수' 세 번째 영화가 나올 수 있을까. "영화를 찍으며 속편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중국에서 인간을 바둑돌로 쓰는 대결 장면도 있었다. 상상만으로 멋있는 장면이지 않나. 속편이 나온다면 나중에 그런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속편에서 정우성과 만날 가능성은 없나. "1편의 설정에 맞추려면 극 중 귀수 나이가 지금의 안성기 선배 나잇대다. 내가 정우성 선배보다 어린데, 둘이 만나려면 내가 귀수의 아들로 나와야 할 것 같다.(웃음)"
-김희원과 좋은 케미스트리를 보여준다. "(김)희원 형이 우리 영화에 산소를 공급해주는 것 같다. 형이 현장에서 고민이 많았다. 가벼우면서도 영화의 톤을 해치면 안 된다. 그래서 캐릭터가 너무 까불면 안 됐다. 매 신 고민하고, 감독님과 상의하더라. 섬세한 선배다. 형과의 작업은 좋은 경험이었다."
-허성태와 원현준도 선전했다. "허성태는 이번 영화를 시작으로 다음 작품도 함께한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연기에 미쳐있는 것 같다. 부럽더라. 사투리 연기도 잘하고. 후배지만 존경한다. (원현준의) 장성무당 신은 보기 드문 장면이었던 것 같다. 귀수가 처음으로 흔들리는 눈빛을 보이는 신이다. 원현준이 정말 잘 표현해줬다. 정말 보물 같은 배우가 발견됐다."
-귀수처럼 온 힘을 다해 승부수를 던져본 적이 있나. "배우를 하면서 매 작품을 하는 것이 승부수를 던지는 일이다. 최근 지인에게 문자를 받았는데 그 지인의 답이 맞더라. 배우는 한 작품이 실패하면 상처받지만, 그다음 작품으로 관객들과 소통이 되면 그걸로 상처가 치유된다. 그런 작업의 연속이다. 귀수의 바둑의 승패와 같이, 매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날 때 많이 좌절하고 고뇌하고 관객들과 잘 통하면 다시 보상받고 기운을 낸다."
-'신의 한 수: 귀수편'에서 여전한 미모에 집중이 되기도 한다. "이제는 작품 안에 잘 녹아드는 배우로 보였으면 좋겠다. 이게 단점이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나이에 걸맞은 역할을 하고 싶을 때도 있지 않나. 나이 먹으니까 피부과도 잘 안 다니게 되더라. (나이 듦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하는 것 같다."
-이 영화는 권상우에게 어떤 의미인가. "40대에 이 영화를 만나서 관객 여러분에게 예전에 갖고 있던 권상우의 좋은 점들을 다시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 이 영화를 만난 것이 신의 한 수인 것 같다."
-어떤 평가를 받고 싶나. "나는 이제 몸짱이 아니라 작품에 잘 녹아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여러 캐릭터가 살아있는 영화 안에서 (귀수가) 잘 보였다고 생각한다. 권상우의 다음 영화가 기대된다는 정도의 느낌만 관객에게 드려도 성공한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