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천만'이라는 대업은 아무나 이루는 것이 아니다. 지난 연말 개봉한 '신과함께-죄와 벌'에 이어 8개월 만에 '신과함께-인과 연'까지 14일 1000만 관객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단 22편뿐인 1000만 영화 목록 중 2편이다. 이쯤되니 먼 미래 한국영화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신과함께'가 중요한 터닝포인트로 언급될지도 모를 일. 그러나 여기까지 오는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1편과 2편 모두 "호불호가 갈린다"는 일각의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이 평가를 흥행의 예술로 덮어버렸다.
'신과함께-죄와 벌'은 "짙은 최루성 신파"라는 일부 관객들의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모자간의 사랑과 가족애를 극단적인 서사로 엮어 관객들에게 눈물을 '강요'했다는 것. 특히 1편에서 강조된 가족애 서사가 원작 웹툰에는 등장하지 않는 이야기인 탓에 원작 팬들의 원성이 높았다. '신과함께-인과 연'에서는 전편에서 지적받았던 신파를 덜어냈다. 가족애를 비롯해 인류애까지 넓은 범위의 사랑을 담았고, 부제인 '인과 연'을 강조했다. 문제는 갑작스러운 공룡의 등장과 같이 이야기 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이른바 'CG 자랑' 장면들이었다. 이 같은 장면들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혹평이 나왔다.
과한 신파나 뜬금없는 공룡 등장 같은 점들이 '신과함께'의 호불호를 갈리게 했다지만, 결과적으로 사실이 아니었다. 호불호가 갈렸다면 1000만 관객 돌파가 불가능했을 터. 오히려 신의 한 수가 됐다. 단점으로 언급된 요소 모두 대박 흥행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신과함께-죄와 벌'을 보며 과한 신파라 비판하는 관객들 대부분은 "결국 울고 말았다"는 평을 남겼다. 어떤 신파를 보여줬든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만은 분명했다는 이야기다. 있는 힘을 다해 눈물샘을 자극하는데 당해낼 이가 얼마나 있을까. 펑펑 울고 나면 왠지 모르게 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과함께-죄와 벌'이 가진 눈물의 힘은 혹평의 목소리를 잠재울 만큼 강했다.
'신과함께-인과 연'도 마찬가지다. 애초 이 영화는 최첨단 CG 기술 덕분에 탄생할 수 있었다. 공룡의 등장은 황당한 장면이 아니라 '신과함께' 시리즈의 존재 가치를 설명해주는 결정적 장면이나 마찬가지다. 일부 관객들에게는 황당한 장면일지 몰라도, 대다수에게는 다양하고 화려한 볼거리로 다가왔다. 2시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 것에는 관객의 혼을 쏙 빼놓는 화려한 CG의 공이 컸다.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눈길은 뗄 수 없는, '신과함께-죄와 벌'의 마성인 셈이다.
'신과함께' 시리즈는 상업영화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줬다. 일부 비판은 결국 '신과함께'가 가진 기대 이상의 상업적 매력 때문에 생겨났다. "울고 싶지 않지만 울고 말았다"는 '신과함께-죄와 벌' 관객들의 평처럼, '신과함께'는 재밌게 보지 않으려 해도 결국은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을 지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