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많은 것을 내려놓았고 그 만큼 여유로워진 분위기다. 먼저 질문하지 않아도 척척 아내 고소영과 아이들의 이야기도 꺼내놓은 장동건이다. 평범한 일상생활 속 고민들 역시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보고 겪을 법한 내용이다. 그것이 대중들에게는 25년 톱배우로 더 익숙한 장동건이기에 조금 남다르게 보일 뿐이다.
영화 '브이아이피(박훈정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장동건은 1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장동건은 오랜기간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배우들과 지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지금은 박중훈 선배가 가장 부럽다. 이번에 선배 아이가 대학을 가서 군 입대까지 했다. 정말 잘 컸다. '난 언제 저렇게 되나' 그런 생각이 든다. 진짜 잘 키웠다"고 진심을 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았냐"고 묻자 장동건은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이다"며 "중2병이 벌써 고민이다"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장동건의 고민을 모두 겪은 기혼 기자가 인생 선배로서 경험담을 쏟아내자 이를 빠짐없이 경청하며 고개까지 끄덕이던 장동건은 "아이 중2병과 부모의 갱년기가 같이 올 가능성이 높다더라. 타이밍이 맞아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겹치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현실적 고민을 또 털어놓기도 했다. "엄마 아빠를 따라 배우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는 아직 안 하냐"는 질문에는 "이제 부모가 뭐 하는 사람인지 인지하는 정도다. 큰 아이는 성향 자체가 좀 내성적인 반면 둘째 아이는 끼가 많다. 딸 아이의 끼가 남다르긴 하더라"며 "하고 싶다고 하면 그걸 반대할 생각은 없다. 그건 아이들의 몫이자 의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행스러운 것은 이 세계나 어떤 활동에 대해 경험을 토대로 정확하게 설명을 해 줄 수는 있을 것 같다. 일종의 브리핑이다. 그 후 판단은 전적으로 아이들에게 맡길 생각이다. 근데 말이야 지금 이렇게 해도 또 모르는 것 아니겠냐"며 호탕하게 웃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영화다. 2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