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②] 황치열 "中팬 9억 음반 쾌척, 잊지 못할 생일 선물"

 

 지난해 황치열은 제대로 이름값을 했다. "치열이(7.10.2)라는 숫자를 뒤집어 황치열의 해로 만들어 보자"는 포부는 현실이 돼, 음원 차트를 휩쓸고 음악 방송 첫 1위에 올랐다. 앨범 '비 오디너리(Be Ordinary)'의 타이틀곡 '매일 듣는 노래'는 노래방 애창곡 반열에 올라 전국에서 울려 퍼졌다. 아이돌 그룹이 강세인 음반 시장에서도 황치열의 '솔로 파워'는 남달랐다. 발매 첫 주 만에 10만 장을 찍더니, 조용필 이후 솔로 앨범 최다 판매고인 22만 장을 돌파했다. 뛰어난 성적을 바탕으로 제32회 골든디스크 시상식 음반 본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한류 발라더' 수식어도 굳혔다. 중국 첫 정규 앨범 '치열 애'는 현지 음악 플랫폼인 쿠거우(KUGOU)에서 단시간에 디지털 음원 판매량 200만 장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쿠거우 측은 황치열을 위한 전시를 마련했고 중국 팬들은 앨범 9억원어치 공동 구매라는 '통 큰' 생일 선물을 줬다. 한한령도 빗겨 가는 인기에 자만할 법도 한데, 황치열은 변함없이 기승전-팬 사랑이었다. "내가 노래를 기똥차게 잘해서, 회사가 프로젝트를 잘 짜서 그런 게 아니다. 나도 회사도 다 열심히 했지만 일등공신은 팬들이다. 우리 부모님도 감동할 정도로 '팬님'들은 대단하다. 그래서 내가 하나라도 더 잘하려 한다"고 2018년에도 팬들에게 잘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①에서 이어집니다.





- 첫 정규 앨범이 큰 성과를 거뒀어요.
"얼마나 팔리냐도 중요하겠지만 냈을 때 부끄럽지 않길 바랐어요. 명반은 아니라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죠. 내 입으로 '괜찮다'고 말할 정도의 퀄리티라고 자부할 수 있어요. 믹싱도 까다롭게 해서, 한 번 수정할 때마다 다시 엎었죠. 12시간 이상 걸렸어요."

 - 방탄소년단이 '매일 듣는 노래'를 좋아하던데요.
"그 친구들이 시상식에서 내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 내가 옆에 있는 줄도 모르고 부르더라고요. 정말 고마웠죠.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서도 내게 먼저 와서 말을 걸어 줬어요. 나 혼자 있는 게 안돼 보였는지 멤버 진이 춤추면서 다가왔어요.(웃음) '형 축하해요, 재미있게 같이 즐겨요' 이런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줬어요. 그 뒤로 내가 방탄소년단의 팬이 됐어요. 'DNA~ 첫눈에 널 알아보게 됐어~' 다 알죠. 왜 '방탄 방탄'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 9억원어치 영수증도 화제였어요.
"생일 때랑 맞물려서 생일 선물로 중국 팬분들이 음반을 많이 사 주셨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나도 기사를 통해 나중에 알았어요. 깜짝 놀랐고 엄청 감사했죠. 중국 전시회도 가고 싶었는데 못 갔어요."
 

- 인기가 많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자기들과 비슷해서. 연예인이라고 하면 자기 마음은 몰라줄 것 같고, 저기 멀리 떨어진 사람 같고 그렇잖아요. 근데 나는 반대예요. 카메라가 보이면 내가 막 다가가요. 팬님들하고 별의별 이야기를 다 해요. 추울 땐 난방비를 아끼는 법, 맛있는 음식점 이런 거요. 그러다 보니 동생 같고 형, 오빠 같아서 나를 좋아해 주는 것 같아요."
 
- 특별한 팬 서비스도 있나요.
"팬님들에게 고마운 만큼 내가 해 드릴 수 있는 건 다 해 드리려고 해요. 민낯 셀카도 당연히 오케이죠. 처음 KBS 2TV '뮤직 뱅크'에 갔을 때 출근길 포토월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알았다면 분이라도 찍어 바르고 갔을 텐데 그냥 자다가 바로 일어나서 정말 '거지꼴'로 갔거든요. 그때 현장에 온 남자들이 엄청 응원해 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사진을 찍자고 했는데 당연히 찍었죠. 내가 언제부터 비주얼 가수라고.(웃음) 이미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다 공개된 민낯이죠."

- 또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은요.
"아파트로 이사해서 집을 공개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팬님들과 이야기하고 이런 건 좋은데, 주변에 민폐를 끼치면서까지 우리만 좋을 순 없잖아요. 예전에 옥탑방에서 살 때는 집 앞에서 팬님들을 만나 셀카를 찍거나 한 시간 정도 수다를 떨기도 했어요. 집을 공개하는 것 외에 다른 예능 프로그램은 언제든 불러 주시면 감사하죠."

③에서 계속됩니다

황지영 기자
사진/영상=박세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