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허진호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최민식은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를 보면 배우의 역량을 믿고 있다고 생각되는 장면이 많았다"는 말에 "그래서 감독에게 참 고맙다"고 운을 뗐다.
최민식은 "어떤 라운드를 만들어 주고 뛰어 놀 수 있게 해준다는 것. 어쩌면 그것이 고도의 연출력일 수 있다. 연출가가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현해 내려 할 때 아주 중요한 재료 중 하나가 배우다. 그 배우의 속성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 또 감독의 몫이다. 허진호 감독은 최민식, 한석규라는 배우의 속성, 재질, 성향을 다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허진호 감독은 '이 사람들에게 잔소리 하기 보다는 니들끼리 마음대로 놀아봐라'라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까끔은 '저 여우~' 싶기도 했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뭔가 자기 것을 계속 주장하면서 '아니야, 아니야. 시선을 그렇게 보지 말고 이런 느낌으로 보라니까'라고 잔소리 하는 연출가들이 있다. 그럼 배우 입장에서는 움직이려고 할 때 반경이 위축된다. 근데 허진호 감독은 '일단 한 번 해보세요' 하더라. 너무 편하게 작업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최민식은 이번 영화에서 대한민국 전 세대가 알고 있는 역사적 인물 장영실을 맡아 조선 최고의 천재 과학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 장영실은 자동으로 시간을 알려주는 물시계인 자격루를 최초로 만들어낸 인물로 세종대왕과 함께 조선의 과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세종 24년 안여 사건(임금이 타는 가마 안여(安與)가 부서지는 사건)으로 인해 곤장형을 받고 이후 어떤 역사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 됐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장영실이 세종대왕과 함께 이뤄낸 업적과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그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 그리고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관계를 상상력을 동원해 그려낸다. 그리고 '파이란'의 3류 양아치부터 '올드보이' 15년 간 갇힌 남자, '악마를 보았다' 연쇄살인마, '명량' 이순신 장군까지 매 작품마다 다채로운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명배우 최민식은 장영실을 통해 또 한번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인생캐릭터를 선보인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과 장영실(최민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대한민국 대표 배우 최민식·한석규가 '쉬리(강제규 감독)' 이후 20년만에 재회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2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