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이 작품 흥행과 관련, 현재 배우로서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대해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허진호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최민식은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매해 흥행작이 탄생할 때마다 역대 흥행 1위 '명량'은 늘 소환되는 작품이다. 5년간 1700만 기록은 안 깨지고 있는데 어떠냐"는 질문에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솔직히 난 다 잊었다"고 고백했다.
"'더 솔직히 말하면 '명량' 이후 세 작품을 말아 먹지 않았냐"고 호탕하게 언급해 취재진을 깜짝 놀라게 한 최민식은 "심지어 나보고 누군가는 국밥 배우라고 하더라"며 웃더니 "흥망성쇠에 대해 개념이 별로 없다. 조금 무책임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이전 작품을 다 신경 쓰다가는 못 산다. 맨날 영진위 사이트 들어가서 오늘은 예매량이 어떤가 확인하면 피곤하지 않겠냐. 홍보팀이 이야기 해주면 '그렇구나' 하는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스코어가 좋게 나올 때 기분 안 좋을 놈이 어디 있냐. 하지만 그거에 연연하면 자유로울 수 없다. 가급적 생각 안 하고 최대한 덜어내려고 한다. 그리고 오로지 작품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은 있지만 만드는 사람은 열심히 만들면 된다. 추스리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며 "주판 튀긴다고 관객이 더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그 시간에 연기를 복기하면서 '이번엔 내가 뭘 잘못했는지' 따져 보는 것이 더 낫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또 "(한)석규 친 형님이 계신데 '연기에서 돈냄새가 나면 안 된다'는 말씀을 하시더라. '예술가다' 굳이 거창하게 표현할 필요는 없지만, 큰 범주에서 내가 하는 일에 관객들과 신뢰감이 형성되려면 결국 연기를 잘하면 된다. 작품에 잘 녹아들면 되고. 그럼 돈도 알아서 벌어진다. 그거 잘 할 생각은 안 하고 자꾸 '몇 명 들었냐. 예매율 어떻게 됐냐' 따지면 하던 일도 잘 안 된다. 근데 '천문' 예매창은 열렸니?"라고 농을 쳐 좌중을 폭소케 했다.
최민식은 이번 영화에서 대한민국 전 세대가 알고 있는 역사적 인물 장영실을 맡아 조선 최고의 천재 과학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 장영실은 자동으로 시간을 알려주는 물시계인 자격루를 최초로 만들어낸 인물로 세종대왕과 함께 조선의 과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세종 24년 안여 사건(임금이 타는 가마 안여(安與)가 부서지는 사건)으로 인해 곤장형을 받고 이후 어떤 역사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 됐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장영실이 세종대왕과 함께 이뤄낸 업적과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그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 그리고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관계를 상상력을 동원해 그려낸다. 그리고 '파이란'의 3류 양아치부터 '올드보이' 15년 간 갇힌 남자, '악마를 보았다' 연쇄살인마, '명량' 이순신 장군까지 매 작품마다 다채로운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명배우 최민식은 장영실을 통해 또 한번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인생캐릭터를 선보인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과 장영실(최민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대한민국 대표 배우 최민식·한석규가 '쉬리(강제규 감독)' 이후 20년만에 재회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2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