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감이 좋은 건 아니다. 원래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제 자신감도 조금 생긴다."
거포로 변신한 장성우(32·KT 위즈)의 활약이 멈출 줄을 모른다.
장성우는 1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시즌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 5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1사구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장성우의 투런포로 선취점을 가져간 KT는 5회 동점, 7회 역전을 허용하며 패배 위기에 놓였지만, 7회 말 역전승을 거두며 5-4로 승리했다.
최근 타격감이 뜨겁다. 지난 9일 고척키움 히어로즈전을 시작으로 최근 4경기에서 쳐낸 홈런이 3개, 타점이 8개다. 62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홈런이 벌써 9개다. 현재 페이스라면 20홈런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장성우의 커리어하이는 지난해 기록했던 14개다.
장성우는 경기 후 "특별히 타격감이 좋은 건 아니다. 원래 나 자신이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잘 맞으니) 이제 자신감도 조금 생긴다"며 "감독님이나 코치님도 '네가 잘 쳐준다. 해줘야 한다. 외국인 타자가 합류한 후에도 5번 타자를 계속해줘야 한다'고 많이 요구하신다"고 전했다.
장성우의 앞에는 지난 시즌에 없던 조력자가 있다. FA(자유계약선수)로 합류한 홈런왕 박병호다. 지난 2년간 부진했던 그는 올 시즌 17홈런으로 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하는 중이다. 장성우는 "오늘 홈런 상황도 그랬지만, 상대 투수들이 병호 형에게 엄청 어렵게 승부를 겨룬다. 그래서 병호 형 뒤에서 내가 도움을 받은 것 같다"며 "병호 형이 6월 성적이 조금 안 좋고, 제가 조금 좋았는데 그건 투수들이 형한테 신경을 많이 쓰니 나한테 치기 좋은 공을 많이 던져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장성우는 "항상 코치님이나 감독님, 선배 형들이 넌 20개 이상을 칠 수 있다고 했지만, 난 한 번도 쳐본 적이 없다. 이번에도 이러다 페이스가 떨어지면 (작년처럼) 14개로 끝날 수도 있다. 아니면 시즌을 치르다 보면 될 수도 있다"며 "감독님이 '넌 타율 2할 8푼도 칠 수 있고 3할도 칠 수 있는데 주자가 없을 때는 왜 싱겁게 들어오냐'고 하시더라. 그래서 농담으로 '제가 너무 잘해도 화내실 것 같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장성우는 올해가 4년 42억원의 FA 계약을 맺은 첫해다. 장성우는 "감독님이 농담으로 '넌 선불제냐. 돈을 먼저 주니 잘 해주나'라고 농담도 하신다"며 "그래도 FA를 하고 못 하는 것보다 잘하니까 마음이 더 편하다. 잘해서 아쉬울 것도 없고 제가 돈을 적게 받은 것도 아니다. 제 성적보다도 팀이 우승해 구단에서 좋은 계약을 제시해주셨다고 생각한다. 남은 계약 기간에도 수비, 투수 리드, 타격에서 팀이 원하시는 바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