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웰터급(77.1kg)에서 활동하는 중국인 파이터 리징량(34)이 오성홍기(중국 국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던 와중 제지를 당하며 논란이 벌어졌다.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엘몬트 UBS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메인카드 경기에 출전한 리징량은 무슬림 살리코프를 2라운드 4분 38초에 TKO 시키고 승리했다. 살리코프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유수 산타 부문에서 금메달까지 땄던 선수, 이 경기 이전까지 UFC 4연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반면 리징량은 직전 경기 웰터급의 떠오르는 강자 함자트 치마예프에게 패배하며 랭킹이 14위까지 떨어진 상황.
1라운드 초반은 탐색전으로 시작됐다. 거리 싸움을 하던 와중 살리코프가 리징량의 로우킥을 그대로 카운터해서 테이크다운에 성공했다. 1라운드는 살리코프의 승리로 보였다. 하지만 2라운드 직후 리장량의 과감한 펀치가 살리코프의 얼굴에 적중하기 시작했다. 체력이 고갈된 살리코프는백스텝을 밟아봤지만, 리징량의 오른손 훅을 맞고 휘청거리며 다운돼 안면에 파운딩을 허용했다. 결국 4분 38초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이후 리징량은 케이지에 올라가 오성홍기를 꺼내 들었다. 그런데 옥타곤에 내려와 세레머니를 하려던 그 순간 UFC 관계자에게 국기를 빼앗겼다. 어안이 벙벙해진 리징량이 이내 항의를 했지만, 국기를 돌려받진 못했다. 결국 그대로 옥타곤을 돌며 아쉽게 승리를 만끽했다.
UFC 팬들 입장에서도 생소한 장면이었다. 파이터들이 자국 국기를 가지고 나와 세리머니를 하는 장면을 지금까지 많이 봐왔기 때문. 그러나 리징량이 국기를 들지 못하게 된 건 올해 신설된 UFC의 정책 때문이었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지난 5월 열린 UFC 274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제 파이터들이 국기를 들지 못하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기존의 없었던 방침을 추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과 홍콩의 정치적 대립 등을 이유로 들었다. 파이터들이 국기를 가지고 나오는 순간 스포츠에 정치적 견해가 입혀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