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장성우·황재균, 형님 라인은 침묵했지만, KT 위즈의 화력은 막강했다. 하위 타선, 젊은 선수들이 현재 최고 투수로 평가받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을 무너뜨렸다.
KT는 2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과의 주중 3연전 3차전에서 8-2로 완승을 거뒀다. 안우진에게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8점)을 안길만큼 매서운 화력을 자랑했다. 선발 투수 웨스 벤자민도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KT는 48승 2무 40패를 기록, 리그 4위를 지켰다.
이날 수훈 선수는 박병호 대신 선발 1루수로 나선 문상철이었다. 종전 1군 출전이 6경기에 불과할만큼 팀 내 입지가 좁지만, 타격 능력만큼은 항상 기대받는 선수였다. 그는 3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2이닝(1·2회) 퍼펙트를 이어가던 안우진에게 첫 피안타를 선사했다. 그의 주 무기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해 우중간을 갈랐다.
0-1로 지고 있던 KT는 후속 타자 신본기가 희생번트를 성공시켰고, 심우준이 적시타를 치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나선 조용호가 좌전 안타로 주자 심우준을 3루에 보냈고, 배정대가 내야 타구를 끌어내며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문상철은 다시 한번 안우진에게 일격을 가했다. 4회 초 2사 1루에 나서 슬라이더를 공략, 좌중간 담장을 넘겨버렸다. 리그 선발 투수(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기준) 중 피홈런이 가장 적었던 안우진에게 시즌 3호 피홈런을 선사했다.
4-1로 앞선 KT는 6회 초 수비에서 1점을 내줬지만, 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빅이닝(4득점)을 만들었다. 득점 양상은 비슷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선 문상철이 안우진으로부터 좌전 안타를 쳤고, 후속 타자 신본기의 타석에서 도루에 성공했다. 신본기는 흔들린 안우진을 상대로 우중간 적시타를 쳤고, 심우준과 조용호는 볼넷을 골라냈다. 그사이 안우진은 폭투도 범했다.
배정대가 이 경기 승부를 결정지었다. 안우진의 시속 155㎞ 직구를 공략해 우중간 싹쓸이 3루타를 쳤다. KT가 안우진에게 8실점을 안기며 8-2로 달아났다. 불펜진이 리드를 지켜내며 무난히 승리했다.
27일 2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쳤던 박병호는 이날 침묵했다. 안우진 공략에 실패했다. 장성우도 6회까지 볼넷으로만 한 번 출루했다. 황재균도 땅볼 2개와 뜬공 1개를 기록했다.
주축 타자들이 침묵했지만, 하위 타선이 공격을 이끌었다. 문상철의 '깜짝' 활약도 돋보였지만, 기회가 온 상황에서 각자 임무를 잘해낸 하위 타선의 집중력은 더 높은 평가를 받을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