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골프웨어 브랜드가 아이돌 그룹 멤버를 모델로 내세우는 경우가 늘고 있다. 과거에는 골프가 중장년층을 위한 스포츠로 인식됐으나, 최근 20·30대 '영골퍼'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골프웨어 업계도 태세 전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골프웨어가 미국 사립학교의 교복과 비슷한 '프레피 룩' 스타일이 적지 않아 아이돌 그룹의 무대 의상으로도 손색이 없어 브랜드를 폭넓게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은 지난 7월 골프웨어 브랜드 '고스피어'의 광고 모델로 발탁됐다. 'MZ세대 대표 아이콘'으로 통하는 장원영은 지난 여름 공개된 고스피어 화보에서 특유의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하얀색 바탕에 빨간색 포인트가 담긴 원피스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친환경 하이엔드 골프웨어를 표방하는 고스피어는 가벼운 윈드브레이커 재킷이 40만원대로 낮지 않은 가격대를 자랑한다. 또 이미 메인 모델로 톱 배우 현빈을 기용한 상태이고, 대세 아이돌인 장원영을 앰배서더로 추가했다. 업계는 갈수록 어려지는 골프인구와 이번 모델 발탁이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고스피어 관계자는 "MZ세대 워너비 아이콘이자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장원영을 통해 20·30 골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마케팅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고스피어만의 일이 아니다. 크리스에프앤씨의 골프웨어 브랜드 '마스터바니에디션'은 지난달 말 스포츠카 브랜드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와 협업한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차은우와 함께한 화보를 공개했다. 차은우는 고급 스포츠카 앞에서 마스터바니에디션을 입고 '얼굴 천재'의 모습을 보여줬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앞서 '파리게이츠'의 얼굴로 걸그룹 트와이스를 기용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모델 덕을 톡톡히 봤다. 트와이스가 착장한 옷 대부분이 '완판' 되는 것은 물론, 10~30대까지 브랜드명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필드에서 착용하는 골프웨어는 일상복과 비교해 과감한 색이 많이 사용된다. 특히 여성 골프복의 경우 짧은 플리츠 스커트와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스타일이 적지 않다. 최근 걸그룹 사이에 인기가 많은 무대 의상과 비슷하다. 실제로 걸그룹 뉴진스는 뮤직비디오 등에 영국 명품 브랜드 비비안웨스트우드가 골프 라인으로 출시한 니트와 스커트를 착용한 채 출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골프웨어는 20·30세대 외에도 10대 아이돌 패션으로도 무리가 없다고 인식되기 시작했다. 골프웨어 브랜드가 아이돌 모델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