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랜더스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을 7-6(연장 10회)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역대 38번의 KS(1982년 1차전 무승부·1985년 삼성 라이온즈의 전·후기 통합 우승으로 미개최)에서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76.3%(29번)이다.
값진 승리를 챙겼지만, 마냥 웃을 수 없었다. 키움은 이날 선발 투수 안우진이 2와 3분의 2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포스트시즌(PS) 내내 '시한폭탄' 같았던 오른 중지 물집이 결국 터져 버린 탓이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경기 뒤 "하루 이틀 지나고 경과를 봐야 할 거 같다"면서도 "속살까지 벗겨지고 피가 난 걸 봐서는 이전보다 더 심각할 거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안우진은 PS 내내 강행군을 이어갔다. 지난달 16일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한 뒤 닷새 휴식 후 준PO 5차전에서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2실점 했다. 투구 수는 각각 88개와 95개. 이어 27일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투구 수 93개를 더했다. 12일 동안 3경기에서 총 투구 수 276개를 기록했다. 가을야구의 중압감을 고려하면 피로도는 그 이상이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KS 1차전에 앞서 안우진의 물집 이슈에 대해 "괜찮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지금 경기에 계속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독의 바람과 달리 3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안우진은 최고 157㎞/h까지 찍힌 직구(포심 패스트볼)에 고속 슬라이더를 조합해 SSG 랜더스 타자를 상대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뒤 2회부터 갑자기 변화구 비율을 높였다. 이상 신호였다. 결국 2회 1·2루에서 김성현에게 선제 적시타를 허용했다. 3회에는 2사 후 최정에게 솔로 홈런까지 맞았다. 그리고 PS 누적 투구 수 334개에서 오른 중지 '물집'이 터졌다.
키움으로선 향후 열릴 시리즈에서 안우진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숙제로 떠올랐다. 작지 않은 악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