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금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금융당국과 은행장들이 모여 자금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은행장들은 제2금융권의 신용 유지에 최대한 협조하고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에도 나서 시장 안정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9일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20개 은행장,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은행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은행권이 자금 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CP, ABCP, 전단채 매입 및 환매조건부채권(RP) 매수, 머니마켓펀드(MMF) 운용 규모 유지 등을 통해 자금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은행장들은 CP, ABCP 등 매입에도 나서는 등 단기자금 시장 안정을 위한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금융당국과 5대 금융지주가 내놓은 95조원의 자금 유동성 지원 계획 가운데 90조원이 은행을 통해 집행될 예정이다. 이미 단기자금 시장 안정을 위해 5대 시중은행의 경우 지난 10월 한 달간 CP, ABCP, 전단채는 4조3000억원, MMF는 5조9000억원, 특은채와여전채는 6조5000억원 어치를 매입한 바 있다.
또 은행이 제2금융권의 크레딧라인 유지에 어려움이 없도록 은행권이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이날 간담회에서 은행으로 자금이 쏠려 제2금융권 등 다른 부문에서 유동성 부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 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불가피하나 은행들이 금리 상승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경제에 부담을 줄일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 은행권이 은행 산업을 넘어 전체적인 금융시스템을 보면서 시장 안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과도한 심리적 위축에 따른 신용경색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자금 흐름의 물꼬를 트는 데 있어 정부의 시장 안정 대책과 은행의 노력이 결합하면 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자금 지원 및 채권·단기자금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이 개별 회사의 이익만을 생각하다 보면 시장 전체가 원활하게 흘러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은행들이 금융권에서 가장 넓고 깊게 보면서 다른 금융권과 협조해 나가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서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