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이 보여준 진짜 ‘금수저’의 의미 [일문일답]
일간스포츠

입력 2022.11.21 08:15 수정 2022.11.21 08:13

이세빈 기자
사진=에코글로벌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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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종원은 ‘금수저’가 앞으로 나올 작품보다 조금은 더 특별할 것이라 했다. 20대 끝자락에 만난 첫 주연작이기 때문이다. 많은 작품의 조연으로 활약하던 그는 운명처럼 다가온 ‘금수저’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그동안 다져온 자신감으로 첫 주연작을 기분 좋게 보냈다. 좋은 배우, 감독, 스태프들 덕분에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는 그는 최근 일간스포츠와 만나 MBC ‘금수저’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지난 12일 종영한 ‘금수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된 인생 어드벤처 이야기를 그렸다. 이종원은 대한민국 대표 재벌 도신그룹 후계자 황태용 역을 맡았다. 이승천(육성재 분)에 의해 본의 아니게 흙수저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인물이다. 이종원은 금수저의 진실 앞에 요동치는 감정선과 유년 시절의 결핍으로 따스한 가정을 포기할 수 없었던 욕망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샀다.
사진=에코글로벌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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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소감은.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시작부터 종영까지 너무 빠르게 간 느낌이라 아직도 실감하는 중이다. 사람들이 알아보거나 더 좋아해 주는 등 관심이 실시간으로 많이 생기고 있어서 드라마 속 황태용을 아직 놓지 못하고 있고, 아직 내 마음속에서는 종영하지 못한 것 같다.”
 
-첫 주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부담은 있었다. 촬영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어쩔 수 없이 같이 갔던 것 같다. 그래도 이 부담감이 있어야 경각심을 가지고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부담감이 너무 커서 다른 배우들과 나눴다. 또래이다 보니 많이 이야기하면서 서로 부담감을 덜었고 점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첫 주연작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 작품을 해도 만족한다고는 못할 것 같다. 주연이라는 타이틀로 처음 대중 앞에 나섰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관심도 가져주고 사랑해줬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하는 연기를 볼 때 늘 아쉬웠고, 이번에는 70%도 못 미친 것 같다. 그런데 못 미치는 것들을 많은 사람이 사랑으로 메꿔주면서 마음이 한결 편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실시간으로 진행 중이라 감사하다.”
사진=에코글로벌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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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의 계급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 있다면.
“일단은 외적인 모습이다. 황태용일 때는 밝고 화사하고 컬러풀한 옷에 비싼 시계, 팔찌 등을 착용했다면 이승천으로 변했을 때는 바로 톤이 다운된다. 신발도 실제로 중고마켓에서 오래된 것을 사서 신었다. 또 황태용에서 이승천이 됐을 때 제일 먼저 했던 게 환하게 웃는 연기였다. 가족이나 나주희를 만날 때 말도 안 되게 환하게 웃는 순수한 모습을 보여줘야 해서 미소의 차이를 제일 중점에 뒀다.”
 
-극과 극을 오가는 연기가 어렵지 않았나.
“오히려 재미있었다. 평소에는 싸늘하게 있다가 환하게 웃을 일이 없지 않나. 연기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게 재미있었다. 내가 실제로 시니컬할 때도, 환하게 웃을 때도 있는데 그걸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경험이었다.”
 
-불어와 피아노 연주는 작품을 위해 준비한 것인가.
“원래는 불어도 못하고 피아노도 쳐본 적 없다. 촬영하며 피아노를 쳐야 한다는 말을 듣고 감독님과 이야기해 촬영이 빨리 끝나는 날에 피아노를 배우러 가고, 촬영이 늦게 시작하는 날에는 피아노를 배우고 와서 촬영했다. 곡이 굉장히 어려웠기 때문에 어떤 손가락이 언제 어디에 있는지 정도만 외워야 했다. 불어도 쉽지 않았다. 불어 선생님의 영상을 꾸준히 받아 연습했다.”
사진=에코글로벌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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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배우들과 함께하는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처음부터 끝까지 화내는 사람 없이 화기애애했다. 첫 주연작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사람까지 만나서 ‘내가 다시 이런 화기애애한 현장으로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좋은 배우들과 좋은 감독님, 좋은 작가님 그리고 좋은 스태프까지 누구 하나 짜증 없이 끝낼 수 있구나  싶어 신기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
 
-육성재와의 호흡은 어땠나.
“내가 (육성재를) 좋아한다. 드라마 안에서는 서로 못 죽여 안달 난 사이였지만 실제로는 친형제 같았다. 제일 많이 촬영에 나간 게 나와 육성재였는데, 그 속에서 제일 많이 부딪혔던 것도 우리다. 힘든 부분들도 분명 있었지만, 그 힘든 부분에서 늘 함께였다. 어깨동무하고 서로를 끌고 가는 느낌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끌고 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행복하더라. 덕을 많이 본 것 같다.”
 
-실제로 금수저를 사용할 수 있다면.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지금 내 삶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고 만약 돈이 더 많아진다고 해도 지금의 행복과 그렇게 차이 나지 않을 것 같다. 사실 내가 원하는 건 그렇게 크지 않다. 지금처럼만 살아도 나는 너무 행복할 것이다.”
사진=에코글로벌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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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간대 ‘천원짜리 변호사’와 경쟁해야 했는데.
“나도 그 작품을 봤다. 하지만 ‘금수저’와는 장르부터 달라서 경쟁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남궁민 선배님이 하는 작품을 나도 너무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애초에 이길 생각도 질 생각도 없었고, 대결이나 승부 같은 타이틀이 아예 없었다. ‘넷이 똘똘 뭉쳐 이렇게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었으니 이 정도면 진짜 잘 나왔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럼에도 시청률이 꾸준히 잘 나왔다. ‘금수저’의 매력을 꼽아본다면.
“한화에 사건이 몇 개씩 나온다. 사건 없이 전개가 안 돼서 시청자들에게 쉴 틈을 안 주는 것 같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한 번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게 매력 아닐까. 또 육성재와 나의 인생이 바뀌고 캐릭터가 바뀌면서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연말 시상식에서 기대하는 상이 있다면.
“상을 준다면 황송한 일일 것 같다. 첫 주연작으로 바로 상을 받게 되면 황송한 일인데 못 받는다고 해도 아쉬워하지는 않으려 하고 있다. 올해 29살인데 20대를 만족스럽고 후회 없이 보내기도 했고 주연까지 연기해봤기 때문에 지금이 딱 좋은 상태다. 앞으로 이대로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서 상을 준다면 거기에서 플러스가 되는 거지 못 받는다고 해서 마이너스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상을) 준다면 감사하게 받겠다.”
 
-‘금수저’는 이종원에게 어떤 작품인가.
“나한테는 너무 큰 작품이 됐다. 사실 모든 사람이 첫 번째를 제일 잘 기억하지 않나. 첫 주연작이었던 ‘금수저’가 앞으로 나올 모든 작품보다 조금은 더 특별한 것 같다. 모든 좋은 사람을 만나 6~7개월 동안 웃으면서 촬영해 나한테는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됐다. 그리고 꾸준히 ‘금수저’를 봐준 사람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생각보다 가볍게 들어왔다가 깊은 교훈을 안고 나가는 드라마가 됐으면 한다.”
 
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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