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은 둥글다’는 격언이 떠오르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다. 이번 대회는 연이어 ‘대이변’이 연출되며 세계 축구 팬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일간스포츠는 앞으로 주목해야 하는 조별리그 3경기를 소개한다.
아르헨티나 vs 멕시코(C조 2차전·11월 27일 오전 4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FIFA 랭킹 51위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덜미를 잡혔다. 아르헨티나가 속한 B조는 1강 2중(폴란드·멕시코) 1약(사우디아라비아) 구도였다. 하지만 첫 경기에서 최약체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변을 일으키며 ‘혼돈의 조’로 변모했다.
아르헨티나는 반드시 멕시코를 꺾어야 16강 진출 가능성을 살릴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멕시코와 역대 전적에서 23전 15승 6무 2패를 기록 중이다. 두 팀은 2006 독일 월드컵,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에서 연달아 마주했는데, 모두 아르헨티나가 웃었다. 현 아르헨티나 대표팀 소속인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 밀란)는 그동안 멕시코에 3골씩 기록한 ‘담당 킬러’다.
월드컵 16강 단골 팀인 멕시코 입장에서도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다. 멕시코는 1994 미국 월드컵부터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7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차전에서 폴란드와 비긴 멕시코는 아르헨티나전에서 승전고를 울려야 토너먼트에 다가설 수 있다.
스페인 vs 독일 (E조 2차전·11월 28일 오전 4시)
‘미리 보는 결승전’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매치다. 하지만 ‘전차군단’ 독일이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일본에 패하며 다소 김이 빠진 모양새다. 반면 ‘무적함대’ 스페인은 코스타리카를 7-0으로 대파하며 저력을 한껏 뽐냈다.
독일은 스페인과 25번 만나 9승 8무 8패를 거뒀다. 가장 최근 맞대결인 지난 2020년 11월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에서는 0-6으로 완패했다. 당시 스페인 공격수 페란 토레스(FC바르셀로나)가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맹활약했다. 토레스는 코스타리카와 1차전에서도 멀티 골을 기록하며 예열을 마쳤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지켜보는 것도 꽤 흥미로울 것이다. 독일은 바이에른 뮌헨 트리오 세르쥬 나브리·토마스 뮐러·자말 무시알라, 스페인은 바르셀로나 삼각 편대 페드리·토레스·파블로 가비의 화력을 앞세운다.
웨일스 vs 잉글랜드(B조 3차전·11월 30일 오전 4시)
얄궂은 만남이다. 1958 스웨덴 월드컵 이후 6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웨일스가 영연방 국가 중 하나인 잉글랜드와 16강 티켓을 두고 겨룬다. 공교롭게도 두 팀의 경기는 조별리그 마지막에 배치되어 있다.
웨일스와 잉글랜드는 역사적으로 얽히고설켰다. 웨일스 지역은 16세기에 잉글랜드와 완전히 병합됐다. 1707년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통합될 당시, 웨일스는 잉글랜드의 일부로 여겨졌다. 웨일스는 20세기 중반까지도 잉글랜드의 연장선상이었다. 두 국가의 관계를 의붓아버지와 아들에 빗대기도 한다. 웨일스는 잉글랜드의 달갑지 않은 아들이고, 웨일스는 아버지에 대한 애정은 없으나 약간의 돈을 받는 것에 만족한다는 것이다.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가 럭비인 웨일스는 세계 축구계에서 약체로 분류된다. 그 탓에 잉글랜드와 라이벌 의식은 다소 떨어진다. 그래도 월드컵에서 두 팀의 대결은 쉽게 볼 수 없기에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