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팬이라면 잊을 수 없는 악명 높은 심판, 앤서니 테일러가 한국-가나전 주심으로 선정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7일(한국시간) 발표한 카타르 월드컵 H조 한국-가나전 주심에 테일러의 이름이 올랐다. 테일러는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동 중인 심판이다.
한국팬에게 테일러의 이름이 악연으로 강렬하게 남은 사건이 있다. 그가 손흥민에게 레드카드를 줬기 때문이다. 2019년 12월 손흥민은 첼시전 도중 안토니오 뤼디거와 몸싸움을 하다가 넘어지고 일어나는 과정에서 뤼디거를 발로 밀어내는 듯한 동작을 했다.
이때 테일러 심판은 손흥민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다이렉트 퇴장을 줬다. 이 장면이 문제가 된 이유는 손흥민이 이 순간 명확하게 비신사적인 공격을 했다고 보기 애매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손흥민이 뤼디거에게 했던 동작과 비슷한 장면을 다른 선수들이 했을 때는 카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일관성이 없다’ ‘손흥민이 판정에서 차별받았다. 인종차별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다.
지난 8월에 열린 2021~22시즌 토트넘과 첼시의 2라운드 경기에서도 주심을 맡았던 테일러 심판의 이름이 미디어를 장식했다. 이 경기는 첼시가 우세한 경기였지만 심판은 첼시 선수들에게만 경고 카드를 줬다. 결국 토트넘과 첼시는 2-2로 비겼고, 경기 직후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과 토마스 투헬 당시 첼시 감독이 악수를 하려다가 몸싸움을 일으켜 논란이 됐다.
당시 첼시팬들은 테일러 심판이 첼시 경기를 맡지 않게 해달라는 청원을 EPL 사무국에 제출하기도 했다. 테일러 심판은 이처럼 경기 때마다 옐로카드를 잘 주지 않거나 애매한 상황에서 카드를 주는 등의 판정으로 논란을 일으키곤 해왔다.
이러한 논란 외에 테일러 심판이 축구팬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적도 있었다. 그가 주심을 맡았던 유로(유럽축구선수권) 2020 조별리그 덴마크와 핀란드 경기 도중 크리스티안 에릭센(덴마크)이 심정지를 일으키자 즉각 경기를 중단시키고 의료진을 빠르게 호출해 위험한 순간을 넘기게 했다.
한편 한국은 H조 1차전인 우루과이전에서도 클레망 튀르팽 주심 등 심판진이 우루과이의 거친 파울에도 옐로카드를 주지 않아 팬들을 화나게 했다. 우루과이전에서 이런 판정이 이어지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경기 막판 심판진에게 강하게 어필하다가 옐로카드를 받았다. 도하(카타르)=이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