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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톱 모델 쓰며 잘나가더니…위태로운 온라인 명품 플랫폼 '삼총사'

'발란'과 '머스트잇', '트렌비' 등 고성장을 이어오던 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김혜수·주지훈·김우빈까지 하나같이 내로라하는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왔지만, 적자 폭이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에 접어들면서 가파르던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는 숙제까지 안게 됐다. 일부 플랫폼은 치명적인 가품 논란까지 휘말리면서 위기를 맞았다. 발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고 발란은 최근 윤경훈 피알인 대표를 홍보총괄 상임고문으로 영입하고 언론 및 고객과 관계 개선을 위해 홍보조직을 새롭게 꾸린다고 밝혔다. 윤 상임고문은 LG유플러스와 LG CNS, 이랜드그룹 커뮤니케이션 총괄 임원 등을 거친 홍보통이다. 발란은 그동안 자체 홍보조직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직원들이 자주 바뀌는 등 조직 안정에 실패하면서 위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발란은 ICT 및 유통·패션업계 홍보 전문가인 윤 상임고문과 함께 홍보 기획은 물론 대내외 소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윤 상임고문이 최근 발란에서 잇따르고 있는 가품 논란과 구설 진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발란은 그동안 '가품 걱정 없이 명품을 살 수 있는 곳' 등을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고객의 눈길을 잡아 왔다. 그러나 지난달 발란이 판매한 '나이키 에어조던1 x 트레비스 스캇 레트로 하이 모카'가 한국명품감정원에서 가품 판정을 받았다. 발란 측은 제품 환불 및 정품을 구매해 전달했지만, 정품만 취급한다던 명성과 자존심에 흠집이 났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발란은 지난 3월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었고, 4월에는 가격 협상을 하는 인기 유튜브 채널 '네고왕' 촬영 전 가격 인상 의혹에 휘말렸다. 끝이 아니었다. 발란은 제품 구매 뒤 10분 만에 취소했는데도 수십만원에 달하는 반품비를 받은 것이 드러나 뭇매를 맞았다. 발란은 지난해부터 김혜수를 모델로 내세우고 TV 광고에 몰두하면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발란이 지난해 투입한 광고선전비는 190억원에 달했다. 효과도 봤다. 발란은 지난해 매출 521억원을 벌어들이면서 전년 243억원 대비 114.5% 성장했다. 2019년 256억원이던 발란의 연간 거래액은 지난해 3150억원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앱 누적 다운로드는 280만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600만명을 넘어섰다. 문제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손실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발란의 지난해 매출은 521억7962만원으로 전년(243억2351억원) 대비 114.5% 늘어났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185억5038만원으로 전년(63억5304만원)보다 192% 급증했다. 최근 들어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가 도움이 될 리 없다. 패션·뷰티 기업 홍보를 맡은 관계자 A는 "국내 패션 플랫폼 절대 강자로 올라선 '무신사'도 올 초 한정판 플랫폼인 '솔드아웃'이 가품 논란에 휘말리면서 큰 타격을 입지 않았나. 무신사는 아직도 가품 방지를 위해 각종 투자와 방안을 발표할 정도"라며 "발란과 같은 명품 플랫폼에 가품 논란은 치명적이다. 존재 이유 자체를 흔드는 이슈"라고 말했다. 머스트잇·트렌비도…바늘구멍 경쟁 중 발란과 함께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을 이끄는 머스트잇과 트렌비 역시 사정이 녹록하지 않다. 매년 큰 폭으로 확대 중인 적자 폭이 가장 큰 부담이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매출 199억4949만원으로 전년(120억1915만원) 대비 66% 늘었다. 영업손실은 100억4881만원으로 전년(141억3483만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트렌비 역시 같은 기간 매출액 217억6222만원을 기록하면서 전년(171억605만원) 대비 27.2%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전년(101억8987만원) 대비 224% 늘어난 330억2980만원으로 집계됐다. 머스트잇과 트렌비는 발란 못지않은 톱스타 마케팅에 치중해왔다. 머스트잇은 배우 주지훈, 트렌비는 배우 김희애와 김우빈을 모델로 발탁하고 전방위적인 광고를 펼쳤다. 그 결과 머스트잇은 지난해 광고선전비가 전년보다 582.1% 급증한 134억1727만원에 달했다. 트렌비 역시 전년 대비 228.3% 오른 298억8262만원이다. 공교롭게도 명품 플랫폼 삼총사는 최근 잇따라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공개(IPO)를 향해 가고 있다. 발란은 현재 최대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시리즈C 투자는 상장 직전 사실상 마지막 투자 단계로 스타트업 수익모델을 충분히 인정받아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통한다. 발란 측은 투자 유치 과정에서 8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 평가를 기대하고 있으나, 각종 구설이 반복되면서 이런 계획에도 먹구름이 꼈다. 최근 CJ온스타일에서 200억원 규모의 '실탄'을 지원받은 머스트잇은 2020년 IMM인베스트먼트와 소프트뱅크벤처스, 케이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메디치인베스트먼트로부터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받았다. 트렌비는 지난해 3월 220억원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 A 씨는 "이제 한국은 명품이 대중화한 나라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명품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곳"이라면서도 "엔데믹 전환으로 점차 해외여행 수요가 정상화할 예정인데, 이후의 생존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m 2022.06.27 08:39
경제

무신사 '솔드아웃'에 한방 먹인 네이버 '크림', 경쟁력 직접 들여다보니

네이버 손자회사인 한정판 리셀 중개 플랫폼 '크림'이 화제다. 최근 무신사 자회사 '솔드아웃'과 가품 판정 전쟁에서 완승을 거두면서 소비자의 관심이 치솟고 있다. 소장 가치가 있는 물건을 되파는 리셀 시장은 갈수록 성장세다. 그러나 판매자와 구매자가 입찰 형식으로 진행하는 리셀 플랫폼은 접근성 면에서 아직 생소하다. 한정판 리셀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크림에서 직접 구매 입찰을 해보고 경쟁력을 확인해봤다. 장안의 화제 크림, 하루 만에 "검수 합격" 알림 '구매 입찰 거래 체결, 판매자가 48시간 이내 상품을 크림으로 발송하게 됩니다'. 지난달 31일 오후 휴대폰에 알림 메시지가 도착했다. 약 일주일 전 최저가 수준으로 써냈던 구매 입찰이 성공했다는 내용이었다. 만감이 교차했다. 원하던 제품을 손에 넣었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정가보다 45만원이나 '플미(프리미엄을 줄여 부르는 말로, 정상가에 구매해 비싼 가격에 파는 행위)'까지 붙여 구매하는 것이 과연 '상식적인 소비인가'라는 고민도 있었다. 그러나 크림에 공개된 입찰 내역을 확인한 뒤 후회의 감정이 다소 누그러들었다. 이 제품은 같은 날 총 4건의 거래 체결에 성공했는데, 불과 30분에서 2시간 차이로 남들보다 20만원 싸게 구매에 성공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리셀러(판매자)가 각자 원하는 가격을 제시한 뒤, 낙찰되는 방식은 리셀 플랫폼만의 독특한 문화다. 크림 경쟁사인 솔드아웃도 마찬가지다. 리셀 플랫폼 주요 이용자는 20~30대다. 앱상에서 모르는 누군가와 묘한 신경전을 벌인 뒤 최상의 거래를 달성하는 데 익숙한 MZ세대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일단 거래가 체결되자 속전속결이었다. 크림은 '판매자 상품 발송완료', '검수센터 상품 입고 완료' 등 제품의 현 상태를 쉼 없이 알렸다. 솔드아웃과 대결에서 완승을 한 진·가품 검수 과정도 하루 만에 통과했다. 각종 온라인 패션 게시판에 "크림에서 제품 하자가 있다고 연락이 왔다", "검수에 불합격해 물건을 못 받고 기다리고 있다"는 등의 글이 종종 보이는 것과 달랐다. 이제 까다로운 검수 과정은 크림만의 장점이자 시그니처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네이버 관계자는 본지에 "검수팀 규모는 민감한 사항으로 비공개"라면서도 "검수팀은 상품군과 카테고리별로 전문화돼 있다. 일부 하이앤드 브랜드는 외부 감정원 이중 검수도 한다"고 설명했다. 크림 검수센터는 전문인력 외에도 데이터와 AI, 각종 촬영장비가 동원된다. 일부 운동화는 CT 촬영으로 에어 모양과 양을 측정하고 UV 라이트로 색상을 분별하기도 한다. 첫 유료화 전환한 크림, 통할까 크림은 2020년 서비스를 시작한 뒤 수수료와 배송료를 받지 않았다. 크림이 해외 리셀 플랫폼을 누르고 단번에 국내 1위에 오른 배경이다. 그러나 크림은 지난해 11월부터 배송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어 오는 21일부터 구매자에게 물건값의 1%를 중개 수수료로 부과한다. 300만 원짜리 물건을 사면 3만 원의 수수료를 더 내야 하는 셈이다. 현재 크림의 가입자 수는 약 200만명이다. 연간 거래액도 국내 선두권인 40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수수료가 없는 탓에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기형적 구조도 뚜렷해졌다. 크림은 그동안 토스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미래에셋캐피탈로부터 1000억 원을 투자 유치하고, 모회사인 스노우로부터 운영 자금을 수혈하며 버틴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솔드아웃은 수수료 부과 계획을 세우지 않으며 크림에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7일에는 솔드아웃 운영사인 에스엘디티(SLDT)가 유상증자로 400억 원의 투자금을 확보하며 치명타를 입은 검수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앞서 무신사는 지난 2월 무신사 부티크에서 판매한 티셔츠가 크림에서 가품 판정을 받은 뒤, 해당 제품 브랜드에서 가품이 맞다고 공식 발표해 망신을 샀다. 지난달 말에는 솔드아웃에서 판매된 운동화도 크림에서 가품 판정을 받아 치명타를 입었다. 솔드아웃 관계자는 "수수료 등의 수익화 시점은 결정된 바 없다. 투자를 통해 시스템 고도화를 이뤄 소비자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크림은 검수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높다"며 1% 수수료가 리셀 플랫폼 간 경쟁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크림의 진격은 계속된다. 공격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해 몸집도 불리고 있다. 크림은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어 ‘시크먼트’를 운영하는 팹의 지분 70%를 7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시크먼트는 샤넬·에르메스·루이비통 외에도 각종 패션과 관련한 정보 외에도 리셀도 중개하고 있다. 소비력 있는 20~50대 여성 회원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곳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크림은 중고 패션 거래 플랫폼 ‘콜렉티브’를 운영하는 크레이빙콜렉터 지분 40.74%(취득가 55억 원)를 인수했다. 미국 온라인 중고의류 판매업체인 스레드업은 전 세계 리셀 시장 규모가 지난해 280억 달러(약 33조원)에서 오는 2025년 640억 달러(약 76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업계는 국내 명품 리셀 시장이 지난해 2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본다. 2025년에는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크림이 솔드아웃과 가품 경쟁에서 승리하면서 독주 발판을 마련했다"면서도 "향후 크림에 도입될 수수료에 따른 시장 반응과 솔드아웃의 공격적 투자 효과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4.08 07:00
경제

무신사, 가품 논란에 검수절차 강화 발표

무신사는 명품에 대한 검수 절차를 강화하기 위해 시스템을 개선하고 공식 파트너로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 파트너십을 확대하겠다고 5일 밝혔다. 무신사는 먼저 글로벌 브랜드의 파트너십을 늘려 브랜드로부터 상품을 직접 공급받는 방식을 확대키로 했다. 가품 이슈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제3자와 거래를 하는 경우는 검수 프로세스를 강화한다. 거래 업체의 신용도와 평판 확인, 수입 관련 서류 확인, 명품감정원을 통한 샘플 검수 등 기존에 운영하던 검수 과정을 고도화해 가품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빠르면 이달 중 관세청 산하 무역관련지식재산보호협회(TIPA)와 업무협약을 맺고 해외 명품 검수 절차도 강화한다. 만약 가품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는 해당 부티크에 소명을 요청하고 TIPA 등 제3의 기관을 활용해 브랜드 상표 권리권자에 감정을 의뢰해 결과에 따른 손해배상 및 위약금 부과 등의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앞서 무신사는 크림이 자사에서 판매한 피어오브갓 에센셜 티셔츠를 가품으로 판정해 짝퉁 공방에 휩싸였다. 무신사는 “100% 정품”이라며 크림을 상대로 법적대응을 예고했으나, 크림이 피어오브갓 본사에서 가품으로 판정한 사실을 공개하며 망신을 샀다. 앞으로 무신사는 에센셜 티셔츠 판매를 중단하고, 구입 고객에게 판매 금액의 200%를 보상한다는 방침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검수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고객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게 브랜드 파트너십 체결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4.05 14:48
경제

'크림'에 물건 보냈다가 너덜너덜 반품…"크림 안해" 뿔난 판매자들

네이버 손자회사 크림이 운영하는 한정판 리셀 플랫폼 '크림'을 둘러싼 리셀러(상품을 웃돈을 받고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의 불만이 크다. 백화점에서 구매한 수백만 원짜리 명품 가방을 포장도 뜯지 않고 크림에 보냈는데, 별다른 설명 없이 '판매 보류'나 '판매 실패'로 제품이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그중에는 크림 측이 검수한다면서 상자를 훼손하거나 제품에 없었던 흠이 생긴 채 돌아온다는 하소연도 있다. 뿔난 리셀러…"크림에 판매? 뜯어말릴 것" 30대 여성 A 씨는 최근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 산 샤넬 가방을 되팔기 위해 크림에 제품을 보냈다. 제품 입고 후 검수까지 약 2주를 기다렸지만, 크림 측으로부터 검수 불합격 및 실패 통보를 받았다. A 씨는 백화점에서 사서 포장도 뜯지 않고 크림에 보낸 가방에 흠이 있다고 하자 기분이 상했다. 하지만 한국명품감정원에서 검수한 결과라는 설명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A 씨를 화나게 한 부분은 따로 있었다. 되돌려 받은 샤넬 가방의 상자가 훼손돼 있었고, 가방에 없던 흠집까지 생겨 있었다는 것이다. A 씨는 "백화점에서 산 700만 원짜리 새 상품이 '하자 있는 제품'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도 불쾌한데, 상자는 물론 가방에도 없던 스크래치가 나 있었다"며 "크림 말고 다른 리셀 샵에 판매하려고 했는데 (크림에서 되돌려 받은 뒤) 상품 가치가 하락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크림 측에 항의했지만 "(진·가품) 검수 과정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라는 기계적인 답변을 받았다. A 씨만의 일은 아니다. 크림에 명품을 판매한 경험이 있다는 B 씨는 "새 상품을 보냈는데 칼자국 같은 스크래치가 나 있는 채로 받은 적이 있다. 새 상품이고 보내기 전에도 못 봤던 것인데 찍어둔 영상이나 사진이 없어서 넘어갔다"고 말했다. 명품을 다루는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크림에 제품을 보냈다가 VOID 스티커(뜯었을 때 자국이 남는 개봉 방지용 보안 스티커)이 뜯어진 채 돌려받았다는 하소연이 적지 않다. 한 커뮤니티 회원은 "빠르면 12일, 길게는 21일을 기다렸는데 검수 뒤 판매 보류나 실패가 되기도 한다. 파는 입장에서는 엄청난 리스크"라고 말했다. 크림에 샤넬이나 에르메스 등 고가 제품을 판매해 본 경험이 있는 이들 중 상당수는 "다시는 크림에 물건을 팔지 않겠다. 크림에 리셀한다고 하면 뜯어말리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었다. 판매자 보호책 찾기 힘들어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는 2020년 3월 소비자들이 한정판 제품을 안전하게 거래하고 즐기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면서 크림을 론칭했다. 이후 크림은 스노우에서 물적분할돼 스노우의 자회사이자 네이버의 손자회사가 됐다. 크림은 무신사의 '솔드아웃'과 함께 최근 떠오르는 리셀 플랫폼으로 손꼽힌다. 크림은 초기에 한정판 스니커즈를 주로 취급했으나 이후 샤넬과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고가 상표는 물론 의류와 각종 액세서리까지 외연을 확장했다. 그러나 크림을 이용하는 또 다른 축인 리셀러들은 크림이 지나치게 소비자 중심적으로 플랫폼을 운영 중이고, 검수라는 명목 아래 판매자의 제품 보호를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명품가방의 경우 제품 상자만 10만 원대에 거래되는데, 검수 중 훼손을 당연한 듯 여긴다는 것이다. 특히 크림과 거래하는 리셀러 중에는 전문 업자가 아닌 평범한 개인도 적지 않아서 크림과 맞서기도 쉽지 않다. 크림은 홈페이지 고객센터에 '품질 보증 예외사항 및 면책'을 안내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크림은 '검수 뒤 부착된 검수 택 또는 검수 실링 등이 훼손되거나 제거된 경우' 등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이와 관련해서 '품질 보증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며 이로 인한 환불, 구매 취소가 불가하다'고 했다. 그러나 판매자 보호와 관련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중계 플랫폼인 크림은 소비자 못지않게 판매자에 대한 손해 배상 등에 대한 체계나 규정을 갖추고 이를 적극적으로 알릴 책임이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크림에 입고되는 순간부터 모든 과정은 영상으로 투명하게 기록된다. 이는 판매 고객은 물론 구매 고객들을 보호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자가 직접 택배사를 선택해 운송이 진행되기 때문에 검수센터에 도착한 제품을 기준으로 검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3.11 07:00
경제

9억 요트에 2캐럿 다이아…편의점, 추석선물 '럭셔리' 경쟁

편의점 업계가 추석(9월 21일)을 앞두고 초고가·이색 선물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다이아몬드에 고급 요트, 필라테스 기구까지 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확산된 '보복소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25는 2.03캐럿과 1.23캐럿 다이아몬드 상품을 추석 선물로 내놨다. 각각 3830만원과 1760만원으로 세계 4대 보석 감정원 중 하나로 알려진 GIA가 감정하고 인증한 제품이다. 고가 와인도 선보인다. 유명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100점을 준 프랑스의 샤또 라피트 로칠드 2003과 샤또 마고 1996, 이탈리아의 사세토 2015 등으로 구성됐다. 세트 가격은 1000만원이다. CU는 초호화 요트, 차량 장기렌트 계약, 이동식 주택 등을 내놨다. CU가 이번에 판매하는 요트는 현대요트의 BAVARIA 시리즈 총 6종으로 최저 2억4900만원부터 최고 9억600만원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기본적으로 선실, 주방, 화장실을 갖추고 있으며 구매자가 원하는 대로 요트 내부의 레이아웃을 변경할 수 있다. 벤츠·BMW·아우디·테슬라·현대·기아의 장기렌터카 8종도 선보인다. 차량 가격의 30%를 선수금으로 납부하고 월 렌트료를 납부하는 방식으로 연간 주행거리 2만㎞ 이하, 48개월 계약 조건이다. 지난 설에 총 3채가 판매된 이동형 주택도 라인업을 강화했다. 목조주택 전문기업 연하우징의 상품들로 거실·주방·화장실 및 다락이 포함된 복층 주택 4종과 단층주택 1종이다. 가격은 단층 1350만원부터 복층 1900만원까지이며 구매 시 번호키 도어락 무상 설치 서비스가 제공된다. 세븐일레븐은 '홈트' 열풍에 발맞춰 필라테스 기구를 선보인다. 홈트레이닝 전문 업체 아임핏과 손잡고 출시하는 필라테스 기구 4종은 리포머(33만5000원)부터 필라테스휠(16만원), 스파인코렉터 (4만1000원), 홈스트레칭 3종 세트(12만9000원) 등이다. 이마트24는 야구단 SSG랜더스 창단 기념 순금 메달 판매에 나선다. SSG랜더스 순금 메달은 한국금거래소의 순도 99.99% 포나인골드 1온스로 제작됐으며, 양쪽 면에는 SSG랜더스 엠블럼과 타석에 들어선 타자의 상반신을 형상화한 이미지가 새겨져 있다. 각 메달에는 NO 1~1000까지 고유의 시리얼 번호가 새겨져 있다. 특히 각 순금 메달에는 NFT(대체불가토큰)이 제공돼 디지털 원본임을 입증할 수 있다. 가격은 299만원이다. 이마트24는 순금 메달 외에도 한국금거래소의 소 문양 골드바 10돈(37.5g)·5돈(18.75g) 등 총 2종을 비롯해 순금 목걸이·팔찌·돌반지 등 총 10종의 순금 상품을 판매한다. 골드바 가격은 직전 시세 대비 할인된 가격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한 소비 심리가 명절에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며 "보복소비 트렌드에 맞춰 고가의 프리미엄 추석 선물세트를 준비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8.18 07:00
경제

[랜드is] '집주인이 나가라네요' 경제부총리도 허덕이는 전?세?난

한 나라의 살림을 책임지는 경제부총리도 전세난 앞에서 손을 들었다. 불과 1년 반 사이에 2억원 이상 전셋값이 폭등하면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전세 난민'이 되고 만 것이다. 부동산 업계는 '자업자득'이란 분위기다. 정부가 밀어붙인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임대차 3법과 각종 부동산 관련 법 개편으로 수도권 전역의 전셋값은 물론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게 됐다는 걸 직접 경험해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부총리도 전세 없어 좌불안석 "아직 구하지 못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멋쩍은 상황을 맞이했다. 윤희숙 의원으로부터 “내년 1월에 이사한다는 데 전셋집을 구했느냐”는 질문을 받았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배우자 명의로 6억3000만원에 아파트를 전세로 얻어 거주 중이다. 그러나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내년 1월 만기에 퇴거 요청을 했다. 문제는 제아무리 경제부총리라도 이사 갈 집이 마땅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 동네의 34평형(전용면적 83.72㎡) 신축 전세는 최근 6개월 사이 2~3억원가량 올랐다. 현재 8억3000만원에서 9억 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그나마 물량도 적은 편이다. 홍 부총리가 현재 거주 중인 마포자이 3차 아파트는 총 927세대인데, 30평형대 258세대 중 전세 매물로 올라온 건은 단 두 곳뿐이다. 서울 부동산광장에 따르면 마포구의 전세 거래는 지난 6월, 7월만 해도 각각 462건, 416건이었지만 임대차법 시행 이후인 9월에는 253건으로 줄었다. 홍 부총리는 그동안 서울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가 점차 둔화하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이 전세 난민 위기에 처하자 전세난 현실을 인정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감에서 "매물도 적고 임대차 3법을 피해가기 위해 과도하게 전셋값을 올리는 것 때문에 전셋값이 올라있는 상황이 쉽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 같다"며 "7·10 대책이 나온 후 2개월 정도면 어느 정도 임대차 3법의 효과가 나지 않을까 했는데 아직 전세 시장이 안정화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제부총리는 나라의 살림을 맡는 자리다. 그동안 국토교통부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일관되게 이끌어 온 인물이 홍 부총리다. 그런 그가 이사할 전셋집을 아직도 구하지 못한 데다가 임대차 3법의 문제점까지 인정하면서 체면을 구긴 셈이다. 냉소적인 여론 부총리의 소식은 파장이 컸다. 최고위직 공무원이 전세 만기 2개월여를 앞두고도 이사할 집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정론'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분위기다. 유명 온라인 부동산 카페에는 홍 부총리의 사연을 올린 뒤 "사필귀정", "월세 살면서 3기 신도시 청약을 노리면 되겠다. 나라에서 그렇게 하라고 하지 않았나", "전세 자금 대출받으면 되지 않나. 80%는 나올 것 같다"는 등의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의 형편을 두둔하기보다는 전셋값 급등에 따라 정부가 내놓은 땜질식 대안을 그대로 따라 하면 되라는 '비꼬기 조언'이 줄을 이었다. 홍 부총리가 추가 대책을 계속 강구하겠다고 하자 이를 걱정하는 게시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부동산 카페의 한 회원은 "또 추가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한다. 이러다 정권이 끝날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회원은 "또 이상한 법 만들어 임대인들 괴롭히는 건 아닌가"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최근 전셋값 상승은 정부가 밀어붙인 부동산 정책과 연관이 돼 있다는 시각이 많다. 임대차 3법 중 '계약기간 1회 연장(2+2년), 인상률 5% 이내'인 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 상한제가 통과하면서 집주인이 미리 임대료를 올려 받거나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늘면서 되레 전셋값이 급등했다. 또 집주인에게 돌아가는 보유세와 양도세 등 각종 세금은 늘어나면서 전세를 거둬들여 실거주하려는 이들도 늘었다. 아파트 매매가 상승하면서 전세도 덩달아 뛰는 현상도 겹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 3법으로 임대주택의 수익성은 줄어드는데 보유세 등은 늘어나면 집주인들이 전세를 계속 공급할 이유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풍선효과' 지역 확산 전세난은 이른바 '핫'한 지역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5일 기준) 서울의 전셋값 상승률은 0.08%를 기록했다. 무려 67주째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강남에 이어 강북권까지 가격이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의 목을 죄고 있다. 감정원에 따르면 강북 노원구(0.12%), 성북구(0.09%), 마포구(0.08%), 용산구(0.08%) 등지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전셋값 상승률이 높았다. 시·도별로는 세종(1.39%), 울산(0.43%), 대전(0.25%), 강원(0.20%), 충북(0.20%), 경기(0.17%), 충남(0.14%) 등 순이었다. 특히 세종시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오르자 오피스텔 평균 전세가도 상승세다. 가파르게 상승한 아파트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수요가 오피스텔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감정원이 지난 6일 발표한 '9월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의 평균 전셋값은 2억9만3000원이었다. 2018년 1월 이후 서울 평균 전셋값이 2억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첫 조사가격 1억7471만4000원과 비교하면 14.5% 오른 셈이다. 종로구 등 도심권이 2억3636만4000원, 강남구 등 동남권이 2억3874만원, 노원구 등 동북권이 1억3731만1000원, 은평구 등 서북권이 1억8835만4000원, 강서구 등 서남권이 1억9018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오피스텔 평균 전셋값은 지난 6월과 7월 사이에 크게 올랐다. 지난 6월 1억7934만6000원에서 7월 1억9952만4000원으로 한 달 사이에 11.3%나 상승했다. 감정원 측은 "저금리 기조와 전·월세 상한제 시행에 따른 아파트 전셋값 상승으로 일부 수요가 오피스텔 전세 시장에 이전 유입되고 있다"며 "오피스텔 시장 역시 전세 공급 부족현상 지속하며 전셋값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젠 전셋집 구하기가 과거 내 집 마련만큼 힘들어졌다. 저금리 시대에 임대차 3법을 피해 전셋값을 올리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10.12 07:00
경제

집값 보합세에도 신고가 계속 등장하는 강남

한국감정원이 14일 '8월2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통해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을 공개했다. 이에따르면 이번 주 0.02%(10일)를 기록, 전주(0.04%)보다 0.02%포인트(p) 상승 폭이 둔화했다. 감정원은 "7·10 대책 관련 부동산3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와 8·4 공급대책 발표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집값 안정 발언도 감정원 통계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감정원 역시 이날 서울 집값이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단지에선 신고가 거래가 발견되고 있다. 서초구 서초동 '서초래미안' 전용면적 127㎡ 주택형이 지난주 6일 22억5000만원(3층)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지난해 10월, 19억5000만원, 11층)보다 3억원이 오른 신고가였다. 송파구 풍납동 '송파현대힐스테이트' 전용 59㎡가 직전 최고가인 7억3000만원(지난해 8월, 8층)보다 2억9000만원 비싼 10억2000만원(10층)에 지난 10일 거래됐다. 신고가 단지가 등장했음에도 집값 통계가 둔화한 건 왜일까. 감정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신고가 거래가 직전 거래가보다는 높지만, 최근 폭등했던 시세보다 낮기 때문이다. 또 최근 각종 규제로 매수 관망세가 심화하면서 거래 자체가 줄어 호가가 하락한 단지가 더 많이 늘었다는 게 감정원 측 설명이다. 감정원 측은 신고가 단지의 영향은 제한적이고, 갈수록 주택시장 매수 관망세가 심화하고 있어 당분간 집값 안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현재 시장 분위기를 모니터링해보면 갈수록 매수 관망세가 짙어져 거래가 줄고 있고, 정부의 규제 기조가 워낙 강경해 당분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지적으로 개발 호재에 따른 상승 단지가 있을 수는 있으나, 대세적으로 오름세가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8.14 07:53
경제

'전세소멸론'에 은행들 예의주시…월세대출 생길까

주택임대차보호법인 ‘임대차 3법’ 시행을 둘러싸고 부동산에 전세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세 소멸론’이 고개를 들었다. 그동안 전세보증금 대출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았던 은행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전세가 없어질 경우 월세 대출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임대차 3법이란 전·월세 신고제,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 청구권제를 말한다. 이 제도에 담겨 있는 세입자의 권한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에 따라 전셋값 상승과 더불어 전세의 월세 전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례적 전세 대출 급증…월세 선호 탓 지난달 전국 전셋값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은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탓에 월세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전셋값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도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7월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총 94조55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2조201억원(2.2%) 늘어났으며, 지난해 말 잔액에 비하면 13조6024억원(16.9%)이 증가한 금액이다. 이들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전월 대비 증가 폭은 올해 2월 2조7034억으로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6년 이후 가장 컸다. 이후 3월 2조2051억원과 4월 2조135억원으로 연달아 2조 원대를 기록한 이후 5월 1조4615억원, 6월 1조7363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지난달 다시 2조 원대로 올라섰다. 7월 급증세는 다소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통상 7월이 장마, 휴가 등으로 이사 수요가 적은 임대차 시장 비수기이고, 특히 전세 거래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6304건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1년 이후 9년 만에 처음 6000건대로 내려앉았다. 올해 최다를 기록했던 지난 2월(1만3661건)과 비교하면 46% 수준에 불과하다. 더불어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올려 받는 것도 전세대출 급증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2020년 8월 1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는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0.17%로 지난주(0.14%) 대비 0.03%포인트 확대됐다. 저금리 기조 등으로 전세매물 부족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임대차 3법까지 시행돼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전세가 아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사는 “충분한 목돈 없이 갭투자를 한 임대인이 월세로 돌리기가 쉽지 않다”며 “이런 임대인들은 전셋값을 올릴 수 있어 전세를 선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줄어드는 전세…은행들, 결국 월세 대출 팔까 임대차 3법 시행을 계기로 다시 한번 한국만의 특수한 거주 방식인 ‘전세’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은행권은 전세 시장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 전세 거래 감소는 은행의 수익원 중 하나인 ‘전세 대출 영업’과 직결돼 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영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세 대출은 최근 꾸준히 증가하며 은행에 안정적인 이자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임대차 3법 시행이 당장 전세 대출 영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장기간 이어져 온 저금리 기조로 인해 전세보다 월세가 강화되는 추세는 이전부터 나타났고, 전셋값 자체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대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갭투자를 하는 다수의 임대인이 월세 전환을 위해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하는 전세보증금을 단기간에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게 큰 요인이다. 예를 들어 10억원의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경우, 보증금 2억원에 월세 150만원 정도가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8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주택담보대출도 제한된 상황에서 8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월세 대출 상품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우리나라의 ‘월세 선호’는 8년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특이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전·월세 비중은 2012년에 이미 역전됐다”고 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6월 1일 발표한 ‘2019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8년 임차 가구 중 전세 비율은 55.0%, 월세 비율은 45.0%로 당시만 해도 전세 비중이 더 높았다. 2010년에는 전세 비율이 50.3%, 월세 비율이 49.7%로 비슷해졌다. 2012년에는 전세 비율이 49.5%, 월세 비율이 50.5%로 관계가 역전되며, 월세가 전세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19년 통계는 월세가 60.3%, 전세가 39.7%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공적 월세 대출’이 참고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기금이 취급하는 월세 대출 상품이다. 이는 사회초년생, 취업준비생, 일정 소득 이하 부부 등을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주택도시기금의 ‘청년 전용 보증부월세대출’의 경우에는 임차인에게 보증금·월세금을 묶음으로 빌려주는데, 월세 대출 한도는 월세를 계약 기간(24개월)으로 환산한 금액으로 잡는다. 수탁은행은 매달 집주인에게 월세를 대신 입금하게 되는 식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은행들은 상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되, 임차인에게 직접 월세를 입금해주는 방식은 그대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또 보증금과 계약 기간 총 월세를 합산해 ‘대출한도’를 정한 뒤, 일부를 보증기관(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서를 담보로 잡고 나머지는 개인의 신용에 기반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방향 설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시도해 볼 만한 상품이긴 하다. 반전세 형태나 고액월세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라며 “건전성 측면에서도 전세 대출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8.12 07:00
경제

[랜드is] 서울 3억원대 아파트를 찾으시나요

"그 물건요? 어제 올라오자마자 팔렸어요. 바로 계약금부터 입금했습니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서 A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운영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대뜸 이렇게 답했다. 하루 앞선 지난 2일 매물로 올라왔던 2억7000만원 짜리 아파트를 살 수 있는지 묻자 나온 반응이었다. "이런 물건은 바로 사야 해요. 어제 사신 분도 '물건 볼 필요 없다, 전세 빵빵하게 줄 것'이라면서 바로 1000만원을 쏘시더라고요." 지어진 지 25년이 넘은 구축 전용 46.57㎡(약 14.08평)인 이 아파트는 올해 초만 해도 시세가 2억원 남짓이었다. 그러나 불과 몇 개월 만에 수천만 원이 뛰었다. 그나마도 시장에 나온 지 단 하루 만에 거래가 완료됐다. 6·17 대책 … '씨 마른' 서울 3억원 아파트 비단 이 집만의 일은 아니다. 이 아파트 단지는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 이후 대부분의 매물을 소화했다. 발표 당일 호가 2억8000만원 짜리 물건이 팔렸고, 이후 이틀에 한 번꼴로 계약이 성사됐다. 현재는 3억원이 약간 넘는 다소 넓은 평수의 몇몇 매물을 빼고는 팔겠다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었다. 이 지역 B 부동산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부 발표 이후 지방에서도 사겠다고 올라온다. 반면 팔겠다는 사람은 마음을 바꾸거나 가격을 올린다. 한 마디로 나오면 팔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6·17 부동산 대책은 3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에 한해 전세대출을 규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실거주하지 않는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전세대출을 활용해 사는 것이 제한된다. 따라서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사고 다른 집에서 전세를 얻어서 살면 전세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또 전세 대출을 받은 후라도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사면 대출이 즉시 회수된다.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오르는 이유인 갭투자를 막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3억원 미만 아파트 인기가 치솟았다. 현장에서 "서울 3억 미만 아파트 씨가 마를 지경"이라는 푸념이 나온 배경이다. 가뜩이나 서울에서 3억원 미만 아파트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었다. 지난달 12일 기준 부동산 114의 시세 조사 대상 서울 25개 구의 아파트 124만9389채 가운데 3억원 이하는 3.48%(4만3501채)에 불과했다. 특히 강남·강동·광진·동대문·동작·마포·성동·송파·영등포·용산 등 10개 구에서는 3억원 이하 아파트 비율이 0%대였다. 3억원은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에도 미치지 못한다.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1분위(하위 20%)의 아파트 평균 가격은 4억329만원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 말부터 집계된 해당 통계에서 이 값이 4억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서울에서는 상위 20%인 5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을 제외하곤 일제히 꾸준히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정부가 지난해 말 고가주택을 대상으로 대출을 줄이고 세금을 늘리는 12·16 대책을 시행한 후 고가주택은 힘을 못 쓰고 있다. 반면, 그 아래 80% 구간에서는 아파트값이 내내 오르고 있다. 전세 대출 규제까지 얽혀들면서 3억원 이하 아파트는 종적을 감춰가고 있다. 도봉구∙중랑구에 남은 3억 아파트 물론 3억원 미만 아파트가 서울에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에서 3억원 미만 아파트가 남아있는 자치구가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도봉(23.11%), 중랑(10.82%), 금천(10.13%)구가 아직 일부 3억원 미만 아파트 매물을 갖고 있다. 서울에서 3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가장 큰 자치구도 이들 세 곳뿐이다. 본지 취재 결과, 이들 자치구에 매물로 나온 아파트는 상당수가 3억원 선에 정확히 걸려있는 경우가 많았다. 중랑구 신내동의 경원 아파트는 5층 규모 2동짜리 아파트다. 지어진 지 30년 된 구축 전용 59.4㎡(17.96평)의 호가는 2억7000만원에서 2억9000만원 사이였다. 역까지 13분 거리로 총 40세대인데 평당 가격이 1200만원 수준이다. 호가만 따졌을 때 올해 1월과 비교하면 전부 4000만원에서 5000만원씩 가격이 올랐다. "이마저도 호가일 뿐 실제 거래 시 얼마가 더 올라갈지 모른다. 3억원 밑에서는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라는 것이 현장 부동산 중개사무소의 전언이다. 중랑구 면목동의 면목한신 아파트도 3억원 미만 매물로 관심을 받고 있다. 15층 1360세대가량이 거주하는 면목한신 아파트는 전용 27㎡(약 8.16평)~35.3㎡(약 10.67평)가 2억2000만원에서 3억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2억2000만원 대 매물은 대부분 6월 중 소진됐다. 현재는 2억7000만원 이상을 호가로 부르는 물건만 2~3건가량 남아있다. 아직 팔리지 않은 매물은 월세나 전세 등 조건이 걸린 경우가 더러 있었다. 면목한신 아파트의 지난 1월 실거래가는 2억원에서 2억3500만원이었다. 신내동 경원 아파트처럼 6개월 새 수천만원이 올랐다. 하지만 집주인들은 호가를 계속 올리거나 갖고 있던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인근 C 부동산 중개사무소는 면목한신 아파트를 가르켜 "귀한 매물이다. 지금은 잘 볼 수도 없는 물건들"이라고 소개했다. 금천구는 1억5000만원에서 3억원 사이 아파트가 매물로 상당수 나와 있다. 하지만 이중 상당수가 1동짜리 나 홀로 아파트이거나 도시형 생활주택이었다. 구축일지라도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은 한국 상황을 비춰볼 때 상대적으로 평가가 박한 곳들이다. 중형단지 아파트 매물이 없진 않다. 금천구 시흥5동의 건영2차 아파트 전용 41.34㎡(약 12.05평)가 3억에 매물로 올라와 있다. 총 619세대이고 지어진 지 30년가량 됐다. 3층에 해당하는 이 물건의 호가는 3억원이다. 지난 1월 같은 평형의 실거래가는 2억5500만원이었다. 도봉구 쌍문동 경남아파트 전용면적 44㎡은 지난 4월 2억5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현재 공인중개사무소에 나와 있는 매물의 호가는 3000만~5000만원까지 올랐다. '싸다고 무조건 매수'는 지양해야 문제는 이마저도 갈수록 비싸진다는 점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 서울 도봉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0.05%로 전주와 함께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금천구도 0.07% 올라 13주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고, 중랑구 역시 0.04% 올랐다. "일단 잡고 보자. 저금리 시대에 돈 갈 곳이 없다", "지금 아니면 영원히 집 장만 못 한다"는 마음에 3억원 미만 아파트 수요가 폭발한 탓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3억 이하 아파트 매수에 앞서 신중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장인석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 대표는 "해당 지역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물 가격이 싼 곳은 이유가 있다. '돈 되는 땅'은 지금 가격이 얼마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 더 오를 땅"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리딩업체 관계자는 "도봉구와 중랑·금천구는 서울 도심 업무지구 등과 물리적 거리가 다소 멀어 그동안 아파트값이 서울 평균만큼 오르지 않았던 곳"이라면서 "실수요자라면 3억원이라는 가격 조건 말고도 호재나 교통 등 다른 조건들을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 정부가 21차례 부동산 정책을 내놨다. 앞으로 더 나올 수 있고, 정권이 바뀐 뒤에는 어떤 대책이 다시 나올지 모르는 일"이라고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당부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7.06 07:00
경제

[랜드 is]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 "똘똘한 오피스텔 못 잡으면 쪽박"

최근 오피스텔 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거래량이 급증하는가 하면, 수백 대 일에 달하는 청약 경쟁 사례도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아파트 관련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기준금리까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추면서 풍부한 유동성이 오피스텔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다. 하지만 업계는 '묻지마식' 오피스텔 투자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감가상각이 크고, 입지와 건설사에 따라 수익성 차이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누르니 오피스텔이 튀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5만3068건으로 전년 동기 4만5297건 대비 약 17.16%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기간 약 18.21%(3만1969건→3만7789건)로 거래량이 늘어났다. 뻥뻥 터진다. 지난 3월 이후 분양한 신규 오피스텔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역 푸르지오 시티'는 1630실 모집에 1만4405건이 몰리면서 평균 8.8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부산 수영구 '해링턴타워 광안디오션'은 546실 모집에 2만4659건이 접수돼 평균 45.163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도 치솟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 B블록 전용면적 84㎡ 오피스텔 분양가는 10억5300만~11억7697만원 수준이다. 그런데 지난해 인근에 분양했던 주상복합아파트 롯데캐슬 SKY-L65의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8억4620만~10억5970만원이었다. 오피스텔 분양가가 주변 주상복합아파트보다 비싸다는 소리다. 오피스텔 인기, 왜? 업계는 오피스텔의 인기를 강화된 아파트 규제와 낮은 기준금리에서 찾는다. 현 정부는 '투기수요 근절, 맞춤형 대책, 실수요자 보호'라는 3대 원칙을 세우고 아파트를 중심에 둔 강력한 부동산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8월부터 수도권‧광역시 비규제지역 분양권 전매를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시'로 바꾼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아파트 시장은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반면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규제가 덜하다.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 거주지 제한, 주택 소유 여부에 상관없이 국내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접수가 가능하다. 계약 후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돈은 차고 넘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로 0.25%p 하향 조정했다. 국내 기준금리가 0%대에 들어선 것은 역대 처음이다. 오피스텔은 낮은 예·적금 금리 시대에 매력적인 투자처다. 지난 5월 기준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기준 제1금융권 정기예금 1년 기본 금리는 최대 1.45%다. 반면,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평균 수익률은 올해 4월 기준 5.44%였다. 은행 예금 금리보다 3배 이상 수익률이 높다. 아파트에 투자하지 못하고 헤매던 시중 자금이 오피스텔로 몰리게 된 배경이다. 청약 미달ㆍ월세 감소도 뚜렷 모든 오피스텔이 잘 나가는 건 아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분양된 16곳의 오피스텔 중 8곳의 청약 접수가 미달했다. 지난 4월 분양한 신제주 연동 A 오피스텔의 경우 441실 중 불과 31실만 청약자가 나섰다. 전남 나주시에서 분양한 500실 규모의 B 오피스텔은 84㎡형 4실 모집에 단 한 명도 청약하지 않았다. 인천 서구 청라동에 들어설 C 오피스텔 역시 대부분 청약 미달했다.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에 들어설 D 오피스텔은 브랜드 건설사가 지었지만 청약이 미달해 체면을 구겼다. 연 단위 수익률도 점차 감소 중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지난 2018년 3월 2억2335만원에서 올 3월 2억2926만원으로 591만원 올랐다. 그러나 수익률은 0.11% 감소했다. 매매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수익률은 하락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상각이 크다. 신축은 반짝 관심을 받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월세는 물론 자산 가치도 떨어진다. 일산서구 대화동의 '킨텍스꿈에그린' 오피스텔은 전용 84㎡가 지난 4월 5억6400만원에 매매됐다. 이는 지난해 비슷한 매물보다 1억원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반면 지어진 지 10년이 넘은 오피스텔은 매매가가 꾸준히 하락해 전세가가 매매가를 추월하는 경우가 일부 나타났다. 일산동구 백석동에 위치한 오피스텔 '백석역동문굿모닝힐'은 지난 4월 전용 35㎡가 1억3000만원에 팔렸다. 그런데 같은 달 같은 조건의 평형의 전세가 1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1000만원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인근 '브라운스톤 일산'도 전용 57㎡가 이달 1억7500만원에 전세 계약이 맺어졌다. 이 평형의 가장 최근 매매가는 1억6900만원이었다. 전세가보다 600만원이 싼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업무시설로 분류되어 주택이 아니다. 아파트보다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주기적인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단점도 큰 투자처"라고 말했다. 똘똘한 오피스텔 고르는 법 뚜렷한 '암'이 존재하지만, 당분간 오피스텔 열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분양 일정이 꽉 들어차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옛 메리츠종합금융 자리에 들어서는 주거형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여의도' 210실은 이달 중순 분양된다. 여의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브랜드여서 관심이 높다. 이 밖에 경기도 의정부시 '힐스테이트 의정부역'(60실), 경기도 하남시 '위례신도시 제일풍경채'(250실), 인천시 부평구 'e편한세상 시티 부평역'(1208실), 광주광역시 북구 '더샵 광주포레스트'(84실) 등의 오피스텔이 분양 예정이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서울 오피스텔은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방은 다른 양상이다. 오피스텔 시장에도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럴 때일수록 오피스텔도 상가처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조 연구원의 생각이다. 조 연구원은 "오피스텔은 감가상각이 상대적으로 큰 수익형 부동산이기 때문에 일부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 시세차익을 얻기 어려운 상품"이라며 "소액 임대이익을 얻기 위한 투자는 위험성이 덜하지만 최근 신축 오피스텔도 늘고 있어 시세차익을 위한 투자는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통, 입지, 평면 등 상품구성을 살펴봐야 하고 시공사와 건설사도 어디인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발품도 필수다.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오피스텔은 매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는 수익형 부동산이기 때문에 수익률이 생명"이라며 "투자하기 전에 중개업소 3곳 이상을 방문해 수익률을 교차 체크하는 것이 좋다. 오피스텔을 분양받는 경우에는 주변에 있는 경쟁상품의 매매가격 및 임대료 시세 등을 사전에 비교해야 한다"고 칼럼을 통해 조언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6.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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