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19세 메시, 23세 메시, 27세 메시, 31세 메시
극적으로 2018 러시아월드컵에 진출한 아르헨티나는 본선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아르헨티나는 지난 11일 러시아월드컵 남미예선 최종전에서 에콰도르에 3-1 승리를 거뒀다.이전 경기까지 남미 6위였던 아르헨티나는 이 경기에서 승리하며 3위로 예선을 마무리 지었다. 남미 4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쥔 것이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1974 서독월드컵 이후 12회 연속 월드컵에 초대 받았다.위기의 아르헨티나를 구한 이는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30·바르셀로나)다. 그는 최종전에서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조국에 월드컵 티켓을 선물했다.러시아월드컵이 확정되면서 메시는 생애 네 번째 월드컵에 나선다. 세 번의 월드컵에서 15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었다. 명성에 비해 초라한 성적이다. 지난 3번의 월드컵에서 눈물을 흘렸다. 메시는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에서 웃을 수 있을까. ◇2006년 독일, 19세 메시2006 독일월드컵에 나선 메시는 세계 최고의 유망주였다.메시는 1년 전 네덜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출전, 세계 축구팬들을 열광시켰다. 이 대회는 메시를 세계 축구사에 본격적으로 소개한 대회였다. 메시는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6골로 득점왕에 올랐고, MVP도 거머쥐었다. 바르셀로나 1군에서도 최고의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었다.아르헨티나는 '19세 천재' 메시를 독일월드컵 본선으로 데려갔다. C조 2차전이었던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 경기에서 투입되며 사상 첫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아르헨티나 축구 역사상 월드컵에 출전한 최연소 선수였다. 이 경기에서 1골1도움을 올리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아르헨티나는 6-0으로 승리했다. 이후 3차전 네덜란드전, 16강 멕시코전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독일에 패배한 8강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주전은 아니었지만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대회로 끝났다. ◇2010년 남아공, 23세 메시4년 뒤 최고 유망주였던 메시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 선수의 반열에 올라 남아공으로 왔다. 2009년 메시는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처음으로 수상했다. 세계가 1인자로 인정한 것이다. 그리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등 우승도 모두 경험했다. 라리가 득점왕과 UCL 득점왕도 품은 뒤였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세계 모든 축구팬들이 두 번째 월드컵인 2010 남아공월드컵에 나선 그를 주목했다. 아르헨티나 공격의 중심으로 나서는 첫 월드컵이었다.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남아공에서 5경기에 나섰지만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B조에서 나이지리아, 한국, 그리스를 차례로 격파하며 16강에 오른 아르헨티나는 멕시코마저 넘어섰다. 하지만 8강에서 독일에0-4 완패를 당했다. 메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의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2014년 브라질, 27세 메시4년이 더 흐르자 메시는 세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전설이 됐다.바르셀로나에서 거머쥔 우승컵은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가 됐다. 2011~2012시즌에는 50골로 라리가 역대 한 시즌 최다골 신기록을 세웠다. 그해 총 73골을 넣으며 유럽 한 시즌 개인 최다골 1위로 올라섰다. 2012년 한 해 무려 91골을 터뜨리며 유럽 역사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로 등극했다.이런 그가 브라질월드컵에 나섰다. 모든 이목이 메시에게 쏠릴 수밖에 없었다.조별리그에서는 강렬한 활약을 펼쳤다. F조 1차전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전부터 1골을 신고했다. 아르헨티나는 2-1로 이겼다. 2차전 이란전(1-0 승)에서 1골을 더 넣더니 3차전 나이리지아전(3-2 승)에서 멀티골을 작렬시켰다.16강 스위스(1-0 승), 8강 벨기에(1-0 승), 4강 네덜란드(승부차기 4-2 승)전까지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팀의 중심을 잡으며 승리를 이끈 메시는 드디어 대망의 결승 무대에 도착했다.하지만 마지막에 무너졌다. 독일에 0-1로 패배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메시는 최우수 선수상인 골든볼을 수상했지만 웃지 못했다.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바라보고 있는 메시의 사진은 진한 여운을 남겼다.◇2018년, 31세 메시30대에 접어든 메시가 처음으로 월드컵에 나선다.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성기로서는 정말 마지막 무대가 러시아다.메시는 월드컵 '무관의 한'을 풀 수 있을까.세계 축구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메시는 세계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로 꼽히지만 언제나 펠레(77·브라질)와 디에고 마라도나(57·아르헨티나) 보다 한 수 아래라고 지적 받았다. 최고의 대회 월드컵 우승컵이 없기 때문이다. 펠레는 1958 스웨덴, 1962 칠레, 1970 멕시코 대회까지 3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마라도나 역시 1986 멕시코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메시가 월드컵 우승마저 거머쥔다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세계 역사상 'NO.1'으로 등극할 수 있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독일, 스페인,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의 강호들과 남미의 브라질도 현재 상황에서는 아르헨티나를 압도하고 있다. 메시이기에 다시 한 번 기대감을 가져볼만 하다. '황제의 대관식'을 기다리는 팬들도 많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7.10.16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