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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위해 뛰는 38세 거미손 김영광, 성남 1부 잔류 이끈다

"기록은 생각하지 않았어요. 경기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어느새 (이)동국이 형 기록을 넘어섰네요. 성남FC 베테랑 골키퍼 김영광(38)이 K리그 최다 출전 단독 2위로 올라선 소감을 밝혔다. 김영광은 지난 26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1 K리그1 31라운드 강원FC와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통산 549번째 경기를 치른 그는 이 부문 2위였던 이동국(은퇴·548경기)을 제쳤다. 1위는 '거미손' 김병지(은퇴)의 706경기다. 김영광은 "(김)병지 형과 동국이 형은 모두 존경하는 선배들이다. 형들의 모습을 배우고 따라하면서 한 경기 한 경기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딸(가율·10, 가인·7)들이 아빠가 축구 선수라고 친구들에게 자랑한다. 절대 축구를 그만두지 말라고 했다. 언제까지 장갑을 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웃었다. 김영광은 1983년생으로 K리그 최고령 선수다. 올 시즌이 데뷔 20주년. 팀 막내인 골키퍼 정명제(19)가 태어난 2002년 데뷔했다. 김영광은 "내가 신인일 때는 10살 차이만 나도 대선배로 느꼈다. 밥 먹을 때 눈 마주치기도 쉽지 않았다. 시대가 변했다. 어린 선수들과 융화를 잘 해야 (팀이) 분리되지 않는다. 내가 먼저 다가간다"고 말했다. 롱런의 비결은 철저한 자기 관리다. 김영광은 20년째 몸무게가 86~87㎏이다. 이 몸무게에서 컨디션이 가장 좋다. 20대 못지않은 근육질 몸매다. 올 시즌도 팀이 치른 전 경기에 출전했다. 김영광은 "나도 저녁에 치킨도 먹고 싶지만 다음 날 생각하면 그러지 못한다. 몸상태와 경기력이 좋지 않은데도 경기에 나가는 건 나 자신이 용서 못한다. 덕분에 아직까지 몸상태가 (젊은 선수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영광도 최근 황당한 실책을 저질렀다. 지난 22일 수원FC전에서 동료의 백패스를 롱킥으로 연결하려다 헛발질했다.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공이 갑자기 튀어 오른 것이다. 김영광의 발에 빗맞은 공은 그대로 골대 안으로 데굴데굴 굴러들어가 자책골이 됐다. 팀은 1-3으로 졌다. 그는 다행히 강원전에선 철벽 수비를 펼쳤다. 무실점으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김영광은 "개인 기록 수립 날은 대부분 지거나 비겼는데, 이번엔 이겨서 기분이 좋다. 지난 경기 실책으로 무너지거나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고 말했다. 성남(승점 34)은 리그 9위로 올라섰지만, 강등권인 11위 광주FC(승점 29)에 5점 차로 쫓겨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즌 종료까진 팀당 7~8경기 남았다. 김영광은 후배들과 함께 팀의 1부 잔류를 이끌겠다는 각오다. 그는 "하위권 팀들은 한 경기가 너무 피 말린다. 그래서 선수들이 긴장하고 부담감을 느낀다. 후배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해 선배로서 노력한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1.09.2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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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점대 실점률 보여주마” 38세 거미손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거다.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위풍당당하게 골문을 지키는 그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프로축구 K리그1 성남FC 골키퍼 김영광(38) 얘기다. 1983년생인 그는 K리그 최고령 선수(염기훈, 김광석 동갑)다. 올 시즌이 데뷔 20주년. 팀 막내인 골키퍼 정명제(19)가 태어난 2002년 데뷔했다. 김영광은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K리그 맏형이 될 때까지 많은 경기를 뛰었지만, 여유 부린 적이 없다. 선발로 나서기 위해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준비했다”고 말했다. 데뷔 이래 여러 번 팀을 옮겼어도 주전을 놓친 적이 없는 그의 말투에는 자부심이 담겨있었다. 김영광은 올 시즌 성남 돌풍의 중심이다. 지난 시즌 10위 성남은 이번에도 강등권 팀으로 평가됐다.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이 없었다. 예상이 빗나갔다. 성남(승점 11)은 2021시즌 개막 후 6경기에서 3승 2무 1패다. 우승 후보 전북 현대(승점 14), 울산 현대(승점 12)와 선두 경쟁 중이다. 6경기에서 3골만 내준 철벽 수비가 비결이다. 리그 최소 실점이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울산, 2012년), 올림픽 8강(04년), 월드컵(06, 10년)을 경험한 백전노장 김영광이 그 중심이다. 그는 경기 내내 수비진을 향해 뭔가 지시한다. 사령탑 역할이다. 그래서일까. 늘 목이 쉰 상태다. 위기 때는 직접 나선다. 올 시즌 김영광의 선방률은 82.4%다. 5경기 이상 소화한 골키퍼 중 2위다.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는 3회로 조현우(울산)와 공동 2위다. 골키퍼로는 꿈의 수치인 0점대 실점률(0.5실점)을 기록 중이다. 김영광은 “필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동료를 보면 ‘죽어도 골 안 먹는다’는 책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김영광 노익장 비결은 쉼 없는 노력이다. 그의 키는 1m83㎝로, 2m급 장신 골키퍼가 즐비한 현대 축구에서 작은 편이다. 살아남기 위해 더 빨리 몸을 던지고, 더 높이 뛰어야만 했다. 20대 땐 밤마다 5시간씩 줄넘기 2단 뛰기를 수천 개 했다. 점프와 순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요즘도 특별훈련을 거르지 않는다. 백민철 성남 골키퍼 코치 도움으로 얼굴 정면으로 날아오는 강슛을 눈을 감지 않고 쳐내는 연습을 한다. 동체 시력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얼굴에 맞는 한이 있어도 공의 궤적을 끝까지 본다. 김영광은 “슈팅은 빗맞거나 수비 맞고 굴절되기 일쑤다. 끝까지 봐야 막는다. 지금도 실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기 관리가 철저했다. 김영광은 20년째 몸무게가 86~87㎏이다. 이 몸무게에서 컨디션이 가장 좋다. 20대 못지않은 근육질 몸매다.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그는 주전 골키퍼 상징인 등 번호 1번 대신 41번을 단다. 신인 때 등 번호다. 그는 “지난해 성남에 입단하면서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로 신인 때 번호를 택했다. 41번을 보며 이를 악문다. 이러다 41살까지 현역으로 뛸 거 같다”며 웃었다. 김영광은 통산 524경기에 출장했다. K리그 역대 4위다. 올 시즌 내 3위 최은성(은퇴, 532경기)과 2위 이동국(은퇴, 548경기)을 넘어설 전망이다. 김영광은 "이기는 데 모든 걸 걸겠다. 실점률이 낮으면 팀 상승세는 이어질 거다. 38세이라도 0점대 실점률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04.0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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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청소기·거미손, 축구 명가 재건 나선다

“놓치면 안 돼, 집중해서 끝까지 봐야 해.” 시즌 개막을 앞둔 지난달 말, 프로축구 성남FC 훈련장인 탄천종합운동장. 자체 청백전 중 선수들 움직임이 느슨해지자, 골키퍼 김영광(37)이 불호령을 내렸다. 그의 한마디에 수비수 몸놀림이 다시 기민해졌다. 악착같이 붙고, 끝까지 따라가 공을 살려냈다. 그라운드 한쪽에서 이를 지켜보던 김남일(43) 감독은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은 “(김)영광 영입하길 잘했다. 실력은 물론, 후배를 잘 이끌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김남일 감독과 김영광이 명가 재건을 위해 손잡았다. 지난해 성남은 K리그1 9위에 그쳤다. 축구협회(FA)컵은 일찌감치 탈락했다. 마지막 우승이 2014년 FA컵이다. K리그 7회 우승, FA컵 3회 우승(이상 일화 시절 포함)에 빛나는 명문으로서 자존심 구길만 한 일이다. 올 초 성남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선수 시절 성남은 맞붙기 싫은 팀이었다. 다시 그런 팀을 만들고 싶은데, 경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고심 끝에 김영광을 찾았다. 김 감독은 김영광에게 “예전처럼 같이 한 번 해보자”고 제안했다. 김영광도 K리그2 서울 이랜드FC에서 5년간 뛰다가 새 소속팀을 찾던 터였다. 김 감독의 ‘마지막 퍼즐’ 김영광은 지난달 합류했다. 김영광에게 선배 김남일은 ‘신’ 같은 존재였다. 김영광은 2002년 신인으로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했다. 당시 같은 팀 최고스타가 한일 월드컵 4강 주역 김남일이었다. ‘진공청소기’처럼 상대를 쓸어버리는 김남일의 멋진 플레이를 보려고 경기마다 소녀팬이 몰렸다. 김영광은 김 감독을 “롤모델이자 은인”이라고 표현했다. 김영광은 “프로 2년 차인 2003년, 성남전에서 처음 출전 기회를 얻었다. 그날 감독님이 펄펄 날면서 중원을 틀어 막아준 덕분에 무실점했다. 그 경기를 계기로 주전 골키퍼가 됐다. 감독님은 내게 세계 최고 선수”라고 말했다. 김영광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을 8강에 진출시켰고, 이운재(47·은퇴)를 잇는 ‘거미손’으로 승승장구했다. 김영광은 “축구 인생을 열어준 분이 불러주셨기에 한달음에 달려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국가대표팀에서도 인연이 깊다. 두 차례 월드컵(2006, 10년)에 함께 참가했다. 월드컵을 앞둔 최종 전지훈련에서는 룸메이트로도 지냈다. 김영광은 “늘 편하게 지내도록 많이 챙겨주셨다. 보통 후배는 밖에 나가 전화통화를 하는데, 그냥 방에서 하게 배려해준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칭찬이 쑥스러운 듯 “말만 내가 선배였지, 영광이가 상전이었다. 손이 많이 가는 친구”라며 웃었다. 2004년까지 전남에서 한솥밥을 먹은 두 사람은 16년 만에 재회했다. 이번에는 두 사람 처지가 좀 다르다. 김남일은 ‘초보’ 감독이다. 팀 운영부터 관리까지 아직 낯설다. 김영광은 현역 시절의 김남일처럼 레전드급 선수다. 김영광은 K리그에서 다섯 번째로 통산 500경기(현재 496경기) 출전을 앞뒀다. 김 감독은 “수비진이 젊은데, 경험 많은 영광이 덕분에 든든하다. 감독 부담을 덜어주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김영광은 “감독님과 전남에서 3년간 같이 뛰면서 늘 상위권이었고, FA컵 준우승도 했다. 예감이 좋다”고 말했다. 김영광은 신인 시절의 등 번호 41번을 다시 달았다. 영광의 과거를 되새기고 되살리기 위해서다. 김영광은 “은혜를 갚을 기회다. 감독님이 원하는 공격 축구를 하려면 먼저 수비가 탄탄해야 한다. 몸을 사리지 않고, 골대에 부딪혀 죽는 한이 있더라도 공을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출발은 좋다. 성남은 올 시즌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광주FC에 2-0으로 완승했다. 김영광은 두 차례 위기에서 선방을 펼쳐 김 감독에게 데뷔전 승리를 안겼다. 감 감독은 “목표인 상위권에 진입하기 위해선, 이제 내가 영광이에게 잘 부탁해야 하는 건가”라고 농담했다. 이에 김영광은 “지금까지는 내게 ‘큰 형님’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최고 감독님’으로 만들어 드리겠다”며 김 감독 손을 잡았다. 김 감독은 "2002년 월드컵의 영광은 잊었다. 올해부턴 지도자 김남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성남=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0.05.1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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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손’ 이운재, “지도자로 인생 2막 준비 중”

벌써 11년 전이다. '거미손' 이운재(40)가 2002년 한일월드컵 스페인과 8강전에서 승부차기를 막고 손을 모으며 씩 웃던 모습. 한일월드컵 4강 주역인 이운재는 한국 골키퍼 중 유일하게 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했고, 월드컵에 4차례나 참가했으며, 골키퍼로서는 최초로 K리그 MVP를 거머쥔 '전설의 수문장'이다. 지난해 12월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 축구인생 제 2막을 준비 중인 이운재를 최근 수원 자택 근처에서 만났다. -은퇴한지 9개월 정도 지났다."11살 딸, 9살 딸, 6살 아들이 있다. 현역 시절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늘 함께 있어주지 못해 미안했다. 다행히 세 차례 출산 모두 아내 곁을 지켰다. 은퇴 후 아이들과 경주, 부여 등으로 역사 탐방을 다녔다.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KBS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 야간매점 코너에서 '국대말이'를 선보여 만장일치로 메뉴에 등극했다."국대말이는 한우 살치살 얇게 썰어 버섯과 인삼을 돌돌 말아 꼬치로 고정하고 구운 요리다. 아내가 만든거 보고 따라했는데 호응이 좋더라. 좋은 재료를 쓰는 게 가장 중요하다."-한편으로는 30년 넘게 해온 축구를 그만둬 힘든 점도 있었겠다. "머릿 속이 백지처럼 멍했다. 현역 시절 누군가에 의해 짜여진 시간을 보냈다. 아무도 컨트롤해주지 않는 시간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당이 안됐다. 홍명보 감독님에게 전화를 걸어 '저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한 두달 정도 그랬던 것 같다. 지난 겨울이 그렇게 흘렀다. '여기서 멍청하게 있지말자, 이렇게 있으면 안 된다'고 마음을 고쳐먹고 외국으로 나갔다. 지난 2월 스페인, 영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왔다."-잠시 현역 시절로 돌아가보자.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부임했을 당시 김병지(전남)가 주전 골키퍼였다. 어떻게 주전경쟁을 이겨내고 이후 승승장구한건가."1994년 미국월드컵 독일전 후반 45분을 뛰었다. 하지만 1996년 폐결핵으로 1년간 그라운드를 떠났다. 김호 감독님 덕분에 다시 일어섰고, 1998년과 1999년 수원의 전성기에 일조했다. 이후 상무에 입단해 26개월 동안 운동에만 전념했다.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김병지 선수가 홍콩 칼스버그컵에서 하프라인 근처까지 드리블을 했다. 난 안정적이고 묵묵한 골키퍼가 되는길을 택했다. 하루에 3~4번씩 개인훈련을 하며 스스로에게 '나는 대표선수다'는 텔레파시를 계속 줬다. 히딩크 감독님이 노력하고 준비하는 모습에 기회를 주셨다."-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라고 들었다. 현역 시절 체중 관리 때문에 애를 먹었겠다."솔직히 물만 먹어서 살이 찐 건 아니다(웃음). 1994년 비쇼베츠 감독이 뚱뚱하다는 이유로 올림픽대표에 뽑지 않았다. 살과의 전쟁 속에 1996년 74kg까지 뺐다.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해 검진을 받아보니 폐결핵 2-3기였다. 입원해 1년간 쉬었다. 4기면 죽을 수도 있다는 말에 체중 마지노선을 정했다. 2009년 이란 원정 때 뱃살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체중이 불어 경기력에 문제가 생긴다면 은퇴하겠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체중을 유지했다."-현역 시절 가장 행복했던 기억과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축구한 것 자체가 가장 큰 행복이었다. 한일월드컵 후 근 7~8년간 1인자 자리를 지키는일이 가장 힘들었다. 정말 외로운 싸움이었다."-은퇴식에서 멋진 지도자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겼다."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스파뇰, 3월 영국 퀸즈파크레인저스로 축구 연수를 다녀왔다. 프로 경기는 TV로도 볼 수 있으니 유소년 교육을 보고 싶다고 요청했다. 바르셀로나는 골키퍼가 연령별로 다 합쳐 7명이나 됐다. 8-9세는 골감각, 14세는 하체 훈련과 밸런스, 16세는 기본기와 캐칭, 18세부터는 실전 등 연령별로 교육이 딱딱 정해져있더라. 한국도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 골키퍼 자격증은 이미 다 땄다. 내년까지 프로팀 등 성인팀을 지도할 수 있는 필드 1급을 딸 계획이다. 기회가 된다면 현장에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귀네슈 전 서울 감독과 디노 조프 전 이탈리아 감독이 골키퍼 출신 사령탑이다. 골키퍼 지도자만의 장점이 있다면."골키퍼는 가장 최후방에 위치해 넓게 볼수 있다. 대화를 통해 수비수들의 위치도 조정해준다. 물론 필드 플레이어에 비해 세세한 전문적인 부분은 부족할 수 있다. 그래도 꿈은 크게 가질 수록 좋지 않나.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십 몇년 후에 기회가 되면 감독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기회가 왔을때 준비가 안돼있다면 억울할 수 있다. 그래서 필드 지도자 자격증도 준비중이다."-골키퍼 후학을 키우는 재능기부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들었다."지난 5월 청주, 수원에서 고등학교 골키퍼 대상 재능기부를 했다. 지난달 정성룡(수원)과 함께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 초중고 골키퍼 일일코치를 했다."-요즘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 골키퍼 경쟁이 치열하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부터 최근까지 붙박이 수문장이었던 정성룡을 김승규(울산)가 위협하고 있다. "수원 유소년 클리닉에서 성룡이를 만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해줬다. 성룡이에게 '분야를 막론하고 1인자 자리를 지키는건 쉽지 않다. 마라톤도 경기 중 1등이 가장 외로운 법이다. 천하의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도 벤치를 지키고 있지 않나. 조급하게 생각한다고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해줬다. 성룡이는 월드컵과 올림픽 등 큰 대회를 경험한 엄청난 메리트를 지녔다. 나도 한일월드컵 경험 덕분에 독일월드컵을 차분하게 임했다. 또 성룡이는 안정적이다. 골키퍼는 화려하게 슈퍼세이브를 1개 막는 것보다 평범한 슈팅 9개를 막는게 더 중요하다."-김승규는 어떤가."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보고 아주 큰 선수가 될거라고 생각했다. 팔이 엄청 길고 신체조건도 좋다. 2008년과 2011년 포항과 플레이오프에서 페널티킥을 3차례나 막은 것을 보면 동물적인 순발력을 지닌 것 같다. 단 골키퍼는 최소 3~4경기는 쭉 지켜봐야 한다. 코칭스태프에게 꾸준히 어필해 계속 기회를 얻는게 중요하다. 나도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님이 체중감량을 요청해 2주 만에 7㎏을 뺀 적이 있다. 히딩크 감독님이 '넌 프로다'고 인정해준 뒤 꾸준히 중용하셨다."-둘 중 한 명의 손을 들어준다면."아직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9개월이 남았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 포수 요기 베라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고 하지 않았나. 정성룡은 좌절하지 말고, 김승규는 자만하지 말라. 또 둘만의 경쟁이 아니다. 김진현(세레소 오사카)과 김영광(울산), 신화용(포항) 등도 포기하지 말고 도전해라. 난 폐결핵 3기를 이겨내고 정상에 올랐다. 후배들이 날 넘어서길 바란다." 수원=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13.09.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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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 “주전vs백업? 승패 결과로 판단하자”

'승리의 영광은 나의 것.'울산 골키퍼 김영광(28)은 자신감이 넘친다. 대표팀에서는 2인자이지만 팀에서는 완벽한 1인자이기 때문이다. 김영광은 올 시즌 K-리그 25경기에서 23실점으로 거미손을 자랑했다. 경기당 실점은 0.92다. 대표팀 주전 골키퍼이자 수원의 수문장 정성룡의 기록(29경기 31실점)보다 낫다. 김영광은 서울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전반 20분 골문 구석으로 향하는 이승렬의 예리한 슈팅을 막아냈고, 후반 7분에는 데얀과 일대일 상황에서 과감하게 뛰어나와 몸으로 슈팅을 막아냈다. 울산 승리의 숨은 공신으로 부족함이 없다. 그가 막아내면 울산의 승리 확률은 높아진다. 김영광은 후배 정성룡과 대결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결과로서 판단해달라"고 짧게 말했다. 자신이 신경 써야할 상대는 정성룡이 아닌 수원의 공격수라고 강조했다. "수원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내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과 함께 우승으로 가기 위한 승리를 디딤돌을 놓겠다"고 말했다. -솔직히 어느팀을 기다렸나."수원과 부산 모두 비슷하다. 어차피 우리는 (6위라) 원정경기다. 상대가 어느 팀이든 상관없다."-수원의 경기를 본 소감은 어떤가."경기 내용이 무척 좋았다. FA컵과 AFC 챔피언스리그를 놓치고 각오가 대단한 것 같다. 우리도 내년 AFC 출전 티켓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또 선수들 모두 우승을 향해 준비하고 있다."-수원 공격수 중 경계 대상은."공격수는 언제든지 골을 넣을 수 있다. 특정 선수가 아니라 모든 공격수를 조심해야 한다. 염기훈, 하태균 등 공격라인이 좋아 보였다."-국가대표팀에서 백업이다. 주전 골키퍼인 정성룡과 맞대결인데."골키퍼가 서로 부딪히지 않아 맞대결이라는 표현은 이상하다. 골키퍼는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것이 주임무 아닌가. 어느 팀이 승리하느냐, 각자 활약에 따라 평가가 따를 것 같다. 결과를 놓고 판단해달라."-울산은 올 시즌 16개 구단 중 최소 실점팀이다."수비수들이 잘 막아준 덕분이다. 상대 공격을 잘 분석해 각자 맡은 임무를 잘 수행한 결과다." -챔피언십에서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누구나 팀 승리가 우선일 것이다. 골키퍼로서 실점을 최대한 안 하는 것이다."-공격력이 강한 서울을 잘 막았다. 수원과 비교하면."서울과 수원 모두 공격이 좋다. 다만 수원은 스테보가 빠졌다. 하지만 대체 선수들이 공백을 잘 메웠다."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사진=임현동 기자 2011.11.21 11:19
축구

정성룡-김영광, 권순태-김병지, 최고의 거미손은?

단판 승부에서 뭐니뭐니해도 골문을 지키는 수문장이 중요하다. 한판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만큼 골을 넣는 것만큼 실점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13일 일본 도쿄에서 성남과 조바한(이란)이 벌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도 정성룡(25·성남)의 3차례 슈퍼세이브가 있었기에 성남이 우승할 수 있었다. 20일과 21일 벌어지는 쏘나타 K-리그 2010 6강 플레이오프도 마찬가지다. 전북과 경남, 울산과 성남 모두 단판 승부에서 보여줄 골키퍼들의 선방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네 팀 모두 스타급 골키퍼를 보유하고 있어 6강 플레이오프는 'GK의 전쟁'으로 볼 수 있다. 권순태(26·전북)는 프로 첫 해인 2006년 전북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프랜차이즈 스타고, 김병지(40·경남)는 통산 534경기에 출전한 살아있는 역사다. 정성룡과 김영광(27·울산)은 현 국가대표 넘버 1, 넘버 2를 다투는 수문장이다. ▶김영광 인터뷰-6강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각오는"우승으로 가기 위한 첫 관문이다. 홈 경기인 만큼 반드시 이기고 싶다. 팀 분위기가 좋아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 -상대 골키퍼 정성룡을 평가한다면"신체조건이 탁월하고 남아공월드컵 경험 후 자신감도 부쩍 늘었다. 지금은 흠잡을 데가 없다. 성남과 조바한의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TV로 봤는데 정말 잘 하더라. 그라운드에서 만나면 "오늘 멋지게 잘 해보자"고 얘기하겠다. 성룡이와 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함께 했다. 누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패자가 승자에게 진심어린 축하를 해줄 것이다."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2002년 전남에 입단했다. 벌써 프로 9년차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K-리그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현재 팀 분위기가 좋아 그 어느 때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다.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한다. 팀이 우승하는데 역할을 다하고 싶다. 그러려면 무실점 방어를 펼쳐야 한다. 성남 주 공격수 라돈치치와 몰리나는 왼발이 위협적인 선수들이다. 비디오를 보며 두 선수의 특징을 분석하고 있다. 조동건과 상무에서 전역한 최성국도 경계해야 한다." ▶정성룡 인터뷰-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팀 분위기가 좋을 것 같다"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우승해서 그런지 선수들의 사기가 높다. K-리그도 힘든 상황에서 6강에 왔다. 우승을 논하기에 앞서 울산에게는 무조건 이긴다는 각오로 나서겠다."-상대팀 골키퍼 김영광을 평가한다면."순발력·투지 등 배울점이 많은 형이다. 개인적으로는 청소년대표팀 시절부터 알고 지냈다. 하지만 경기에 나서면 정정당당한 승부가 우선이다. 대표팀에서도 경쟁 관계라 축구팬들이 이번 맞대결에 관심이 많을 것 같은데 그 어느때보다 집중력을 발휘하겠다."-현재 컨디션은."80%정도 된다. 남은 기간 컨디션을 100%로 끌어올리겠다."-울산 공격진도 만만치 않다."김신욱·오르티고사·고창현 삼각편대가 요즘 물이 오른 것 같다. 특히 김신욱은 큰 키임에도 발기술이 좋다. 하지만 우리 수비진이 능력이 뛰어나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울산 공격수들의 특징을 파악하고 있다."▶권순태 인터뷰-6강 플레이오프를 앞둔 팀 분위기는."1위로 리그를 마쳤던 지난 시즌보다 오히려 분위기가 더 좋다. 올 시즌 3위를 해 더 올라가야 한다는 의지가 강해서다. 지난해 우승 때 느낀 기분을 다시 맛보자는 생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군입대를 앞두고 있다."당분간 팀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더 욕심이 생긴다. 매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 상무에서 잘하려면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지난 8월 중순 경남전서 다쳐 한 달 넘게 결장했다."부상 당시에는 억울하고 기분이 나빴다. 최고의 컨디션일 때 다쳐서다. 하지만 지금은 몸도 마음도 괜찮다.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아픔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개인적인 욕심은."당연히 무실점 경기다. 올 시즌 27경기에 나와 27실점이다. 0점대 방어율로 가고 싶은 게 가장 큰 욕심이다."-김병지는 어떤 선배인가."(김)병지 삼촌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친하다. 가끔 전화해 조언을 구한다. 따뜻하고 친절한 대선배다. 공교롭게도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됐다. 병지 삼촌에게 한 수 배우겠다. 하지만 승리는 우리가 가져가겠다.(웃음)"-예상 스코어는."1-0으로 전북이 이긴다. 조심스러운 경기 진행을 예상한다."▶김병지 인터뷰-6강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각오는."올 시즌 목표를 우승이라고 말해 왔다. 6위를 했으니 아직 가능성이 있는 거 아닌가. 차근차근 올라가면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서 전북에 패하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잊을 수 없는 경기다. 이번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루이스와 에닝요를 꽁꽁 묶으면 승산이 있다."-상대 골키퍼 권순태를 평가한다면."최강희 전북 감독님이 나에게 '병지야, 권순태라고 너 같은 선수 한명 데려왔다. 너 젊었을 때와 매우 닮았다'고 말하더라. 그만큼 나와 비슷한 점이 많은 후배다. 골키퍼로서 키가 작은 편이지만 순발력이 뛰어나다. 또 위기 대처 능력도 탁월하다. 곧 군대에 간다고 들었다. 서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쳤으면 한다"-팀의 최고참으로서 어떤 조언을 하는가. "경남은 어린 선수들로 구성됐다. 이런 경험을 통해 더욱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창피한 느낌이 들지 않게끔 하자'고 말한다. 특히 팀의 핵심인 (김)주영이와 (윤)빛가람이가 아시안게임에 가 있어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예상 스코어는."2-1 승리다. 전북을 상대로 무실점 경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김종력 기자·김환 기자 [raul7@joongang.co.kr] 2010.11.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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