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정성룡-김영광, 권순태-김병지, 최고의 거미손은?
단판 승부에서 뭐니뭐니해도 골문을 지키는 수문장이 중요하다. 한판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만큼 골을 넣는 것만큼 실점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13일 일본 도쿄에서 성남과 조바한(이란)이 벌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도 정성룡(25·성남)의 3차례 슈퍼세이브가 있었기에 성남이 우승할 수 있었다. 20일과 21일 벌어지는 쏘나타 K-리그 2010 6강 플레이오프도 마찬가지다. 전북과 경남, 울산과 성남 모두 단판 승부에서 보여줄 골키퍼들의 선방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네 팀 모두 스타급 골키퍼를 보유하고 있어 6강 플레이오프는 'GK의 전쟁'으로 볼 수 있다. 권순태(26·전북)는 프로 첫 해인 2006년 전북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프랜차이즈 스타고, 김병지(40·경남)는 통산 534경기에 출전한 살아있는 역사다. 정성룡과 김영광(27·울산)은 현 국가대표 넘버 1, 넘버 2를 다투는 수문장이다. ▶김영광 인터뷰-6강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각오는"우승으로 가기 위한 첫 관문이다. 홈 경기인 만큼 반드시 이기고 싶다. 팀 분위기가 좋아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 -상대 골키퍼 정성룡을 평가한다면"신체조건이 탁월하고 남아공월드컵 경험 후 자신감도 부쩍 늘었다. 지금은 흠잡을 데가 없다. 성남과 조바한의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TV로 봤는데 정말 잘 하더라. 그라운드에서 만나면 "오늘 멋지게 잘 해보자"고 얘기하겠다. 성룡이와 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함께 했다. 누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패자가 승자에게 진심어린 축하를 해줄 것이다."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2002년 전남에 입단했다. 벌써 프로 9년차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K-리그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현재 팀 분위기가 좋아 그 어느 때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다.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한다. 팀이 우승하는데 역할을 다하고 싶다. 그러려면 무실점 방어를 펼쳐야 한다. 성남 주 공격수 라돈치치와 몰리나는 왼발이 위협적인 선수들이다. 비디오를 보며 두 선수의 특징을 분석하고 있다. 조동건과 상무에서 전역한 최성국도 경계해야 한다." ▶정성룡 인터뷰-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팀 분위기가 좋을 것 같다"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우승해서 그런지 선수들의 사기가 높다. K-리그도 힘든 상황에서 6강에 왔다. 우승을 논하기에 앞서 울산에게는 무조건 이긴다는 각오로 나서겠다."-상대팀 골키퍼 김영광을 평가한다면."순발력·투지 등 배울점이 많은 형이다. 개인적으로는 청소년대표팀 시절부터 알고 지냈다. 하지만 경기에 나서면 정정당당한 승부가 우선이다. 대표팀에서도 경쟁 관계라 축구팬들이 이번 맞대결에 관심이 많을 것 같은데 그 어느때보다 집중력을 발휘하겠다."-현재 컨디션은."80%정도 된다. 남은 기간 컨디션을 100%로 끌어올리겠다."-울산 공격진도 만만치 않다."김신욱·오르티고사·고창현 삼각편대가 요즘 물이 오른 것 같다. 특히 김신욱은 큰 키임에도 발기술이 좋다. 하지만 우리 수비진이 능력이 뛰어나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울산 공격수들의 특징을 파악하고 있다."▶권순태 인터뷰-6강 플레이오프를 앞둔 팀 분위기는."1위로 리그를 마쳤던 지난 시즌보다 오히려 분위기가 더 좋다. 올 시즌 3위를 해 더 올라가야 한다는 의지가 강해서다. 지난해 우승 때 느낀 기분을 다시 맛보자는 생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군입대를 앞두고 있다."당분간 팀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더 욕심이 생긴다. 매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 상무에서 잘하려면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지난 8월 중순 경남전서 다쳐 한 달 넘게 결장했다."부상 당시에는 억울하고 기분이 나빴다. 최고의 컨디션일 때 다쳐서다. 하지만 지금은 몸도 마음도 괜찮다.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아픔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개인적인 욕심은."당연히 무실점 경기다. 올 시즌 27경기에 나와 27실점이다. 0점대 방어율로 가고 싶은 게 가장 큰 욕심이다."-김병지는 어떤 선배인가."(김)병지 삼촌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친하다. 가끔 전화해 조언을 구한다. 따뜻하고 친절한 대선배다. 공교롭게도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됐다. 병지 삼촌에게 한 수 배우겠다. 하지만 승리는 우리가 가져가겠다.(웃음)"-예상 스코어는."1-0으로 전북이 이긴다. 조심스러운 경기 진행을 예상한다."▶김병지 인터뷰-6강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각오는."올 시즌 목표를 우승이라고 말해 왔다. 6위를 했으니 아직 가능성이 있는 거 아닌가. 차근차근 올라가면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서 전북에 패하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잊을 수 없는 경기다. 이번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루이스와 에닝요를 꽁꽁 묶으면 승산이 있다."-상대 골키퍼 권순태를 평가한다면."최강희 전북 감독님이 나에게 '병지야, 권순태라고 너 같은 선수 한명 데려왔다. 너 젊었을 때와 매우 닮았다'고 말하더라. 그만큼 나와 비슷한 점이 많은 후배다. 골키퍼로서 키가 작은 편이지만 순발력이 뛰어나다. 또 위기 대처 능력도 탁월하다. 곧 군대에 간다고 들었다. 서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쳤으면 한다"-팀의 최고참으로서 어떤 조언을 하는가. "경남은 어린 선수들로 구성됐다. 이런 경험을 통해 더욱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창피한 느낌이 들지 않게끔 하자'고 말한다. 특히 팀의 핵심인 (김)주영이와 (윤)빛가람이가 아시안게임에 가 있어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예상 스코어는."2-1 승리다. 전북을 상대로 무실점 경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김종력 기자·김환 기자 [raul7@joongang.co.kr]
2010.11.18 1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