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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소통은 없고, 쿠폰은 뿌리고, 물건은 참 테무스럽네...'테무에서 산 00 시리즈'를 아시나요

중국계 쇼핑플랫폼 테무의 국내 마케팅이 공격적이다. 미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한국을 낙점한 테무는 연일 수십만 원 규모의 쿠폰을 남발하며, 신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그러나 테무의 ‘최저가 정책’에 따른 저품질 불량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SNS에서는 이런 테무의 행태를 지적하는 ‘밈’(온라인 유행 콘텐츠)도 인기다. 소비자와 소통이 요구되지만, 테무는 국내 공식 소통 창구를 별도로 마련하지 않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모기업인 핀둬둬(PDD홀딩스)처럼 테무가 은둔의 경영을 이어갈 경우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계속 터지는 잭팟 쿠폰‘스핀하여 당첨, 30만원 받기’. 8일 테무 앱에 접속하자 화면 가득 룰렛이 떠올랐다. 쉼 없이 돌던 룰렛이 30만원 칸에 천천히 멈춰 섰다. ‘축하합니다! 잭팟을 터트렸어요’ 문구와 함께 순식간에 30만원 상당의 쿠폰 묶음이 내려졌다. 테무에서 5개 상품을 구매하면, 결재액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안내가 뒤따랐다. 테무의 쿠폰 뿌리기는 멈춤이 없었다. ‘러키 데이 추가 보너스 돌리기’라며 또 다시 15만원 상당의 쿠폰을 줬다. ‘대박을 터뜨렸어요! 추가 15만원 보너스를 받으세요’라는 팝업 문구가 튀어나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1만2000원 쿠폰 묶음’, ‘기간 한정 혜택 무료선물’이 끝없이 이어졌다. 앱을 켠 이후 테무가 뿌리는 쿠폰을 받는 데만 5분 이상이 족히 걸렸다. 테무가 무료 선물과 쿠폰을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앱에 접속만 해도 공짜 쿠폰이 쏟아지자, 이를 얻기 위한 국내 소비자들도 증가세다. 애플리케이션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테무의 올해 1월 국내 이용자 수는 823만명으로 쿠팡(3303만명)에 이어 3위 자리에 올랐다. 반면 11번가(781만명), G마켓(543만명), GS샵(346만명) 등 국내 업체는 후발주자인 테무와도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업계는 테무의 이런 쿠폰 공세를 미국의 관세 정책에서 찾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저가품목에 대한 면세 조치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테무의 주요 사업 기반인 미국에서의 영업 여건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테무는 연간 거래액 242조원대의 세계 5위권인 한국 시장에 눈 돌려 공을 들이고 있다. 품질은 ‘테무스럽네’문제는 낮은 품질이다. 테무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큰 증가 추세이지만, 막상 배송된 물건의 품질은 터무니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미 SNS에서는 테무에서 산 물건의 품질이 지나치게 떨어진다는 공감대에서 출발한 ‘테무에서 산 00’이라는 밈이 번지고 있다. 이를테면 소파와 테이블 세트가 눈에 띄어 주문했는데 막상 도착하고 나니 어린이용이었다던가, 주문한 텐트가 얼굴 하나만 간신히 들어가는 크기다는 식이다. 테무 앱 내 제품 설명이 대부분 중국식 번역체로 정확하지 않고, 이미지 역시 포토샵으로 수정한 경우가 많아서 소비자들이 속아서 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비꼬고 있다. 이 밖에도 테무에서 배송받은 선풍기를 돌리자마자 팬이 모두 날아가거나, 믹서에 마늘을 넣고 갈았지만 내용물이 그대로인 쇼츠도 인기다. 테무가 저품질 상품만 판매한다는 모습이 고착화될 경우 한국 시장에서 장기적인 성공 가능성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테무는 최저 입찰가를 제시해서 낙찰받은 업체에만 테무에서 제품을 판매할 권리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베이스의 핀둬둬와 테무는 소비자에게 초저가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최대 원칙”이라면서 “가격 압박으로 셀러에게 불리한 환경이 되면서 저급한 불량 제품을 대량으로 빨리 판매하고 털고 나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중국 온라인 플랫폼 이용 현황 및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C커머스를 이용한 소비자 800명 중 93.1%가 ‘제품 가격이 저렴해서 이용한다’였다. 그러나 배송 지연(59.5%), 낮은 품질(49.6%), 제품 불량(36.6%) 등을 불만으로 꼽았다. 소비자 10명 중 4명은 이런 불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대응 절차가 까다롭고 번거로울 것 같거나, 피해 구제 요청을 해도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서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은둔의 테무, 경영·소통 깜깜이 소비자들의 불편이 증가하고 있지만 테무는 대중 앞보다 은둔을 고집하고 있다. C커머스 물류를 담당하는 A업체 관계자는 “테무의 모기업인 핀둬둬는 건물 외부에 간판도 달지 않을 정도로 대중에 나서지 않으려는 폐쇄적인 분위기가 있다”며 “최근 테무의 한국 진출에 속도가 붙으면서 이런저런 사실과 다른 보도가 나갔는데, 이를 중국 테무 본사가 직접적인 소통이나 대처를 하지 않고 주변만 닦달한다”고 전했다. 이커머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테무가 한국에 진출하겠다고 하면서 아직 제대로 된 홍보 조직도 갖추지 못한 상태”라며 “홍보를 대행하는 곳이 있다고 하는데, 본사에 사실 관계 유무 확인을 요청해도 제대로 된 답을 해주지 않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유통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최근 들어 국내 이커머스 종사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해 입사 관심 여부를 묻는 등 나름대로 물밑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 역시도 공식적인 채용 루트를 밟지 않고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다른 C커머스 업체와도 비교되는 행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2019년 처음 한국어 판매 사이트를 열어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 2023년 8월 한국법인인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설립과 사무소를 개설했고, 그해 하반기 한국 직원 채용 등의 한국화 절차를 밟았다. 테무가 비단 소비자와 소통만이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지난해 9월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판둬둬가 380억 달러(약 51조 원)의 순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나 재무제표가 불투명하고, 소통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핀둬둬는 자회사 테무의 급속한 글로벌 확장 속에 알리바바만큼 기업 규모와 시장 가치가 커졌는데도 부실한 재무 상태 공개 등으로 논란을 키워왔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커머스 시장은 큰 만큼 속도가 빠르다”며 “테무가 한국에 돈을 벌기 위해 왔다면, 시장에 맞춰 소통 창구를 제대로 열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5.09 06:30
산업

티몬도 본사 현장 환불 시작...여행 상품부터 먼저

‘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본사 건물을 폐쇄했던 티몬이 소비자들의 현장 점거에 26일 새벽 결국 본사에서 환불을 시작했다. 현장 환불 접수 소식을 들은 소비자들이 새벽부터 찾아와 서울 강남구 신사동 티몬 신사옥 앞에는 수백 명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오전 8시 현재 수십명이 환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이날 새벽 소비자 수백여명이 점거 중인 티몬 신사옥 지하 1층을 찾아 "위메프 대응보다 많이 지연된 점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그는 "자금 사정이 여의찮아서 모든 걸 한 번에 해결해드리기는 힘들 것 같고 순차적으로 해결해드리려고 계획을 잡고 있다"며 "성수기이기도 하고 많은 분이 피해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보니 일단 여행 상품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단 부분만 알아달라"고 설명했다.권 본부장은 당초 티몬 홈페이지를 통해 환불 접수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장 소비자들이 "어떻게 믿고 집에 가느냐", "당장 환불해달라"고 반발하면서 오전 2시께부터 티몬 관계자들이 현장 환불 접수를 시작했다.권 본부장은 현장에 남은 소비자들에게 30억∼40억원가량의 환불 자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오전 7시께 현장 직원 4명가량은 지하 1층 사무실에서 이름과 전화번호, 주문번호 등을 받아 환불을 신청받았다. 전날 아침부터 티몬 본사 앞에 모여든 소비자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순번표에 따라 접수를 시작했다.7시 10분께 접수 번호 59번 등 소비자들 약 10명이 입금 내역을 확인하자 현장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소비자들은 이날 새벽 환불 소식이 알려지면서 택시를 타고 속속 티몬 신사옥 앞에 도착했다. 오전 6시께 건물 안팎에 줄지어 대기한 인원만 500여명에 달했다. 전날 아침부터 쓰기 시작한 순번표는 오전 8시께 1600번을 넘어섰다.현장 조사를 위해 찾아온 공정거래위원회 직원과 티몬 직원의 귀가를 소비자 100여명이 막아서면서 "관계자 불러내라! 입장 발표해라"라고 고성을 지르는 등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들 직원은 티몬 직원들이 현장 환불을 신청받기 시작한 뒤에야 귀가했다.한편 위메프는 티몬보다 환불을 빨리 진행했다. 위메프는 25일 오후 9시 기준으로 서울 강남구 본사를 찾아 환불을 신청한 고객 누적 1400여명에게 환불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현장에서 "위메프(사무실)에 방문해 수기나 QR코드로 환불 접수를 신청한 약 1960명 가운데 1450명가량에 대한 환불을 완료했다"고 밝혔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7.26 08:39
연예일반

“역시 월클” 지민, 美 ‘지미 팰런쇼’서 ‘후’ 무대 첫 공개

방탄소년단 지민이 ‘후’(Who) 첫 무대를 통해 대체불가능한 퍼포머로서 입지를 굳혔다. 지민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NBC 인기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에 출연, 솔로 2집 ‘뮤즈’(MUSE)의 타이틀곡 ‘후’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이번 퍼포먼스 영상은 현재는 폐쇄한 대형 리조트의 수영장에서 촬영됐으며, 폐건물 특유의 거친 느낌을 살리면서도 벽면에 일일이 설치한 조명으로 화려함을 더했다. 지민은 넓은 공간을 자신만의 에너지로 가득 채우면서 ‘월드 클래스’다운 역량을 과시했다.지민은 ‘후’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인 빈티지한 무드의 착장을 입고 등장했다. 어두운 공간에서 홀로 걸어 나온 그는 하나둘 등장한 댄서들과 관능적인 페어 안무를 펼쳤고, 수차례 대형을 바꾸며 화려한 군무를 선보였다. 지민의 역동적이면서도 절제된 동작은 섹시하고 당돌한 느낌의 리듬과 어우러져 한 편의 뮤지컬을 연상케 했다. 현장감이 느껴지는 완벽한 라이브는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지민은 만난 적 없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매력적인 목소리에 담아 표현했다. 그의 애절한 표정 연기는 이번 무대를 더욱 빛냈다. 파워풀함과 섬세함을 모두 갖춘 지민이었기에 가능한 압도적인 퍼포먼스였다. 이날 지미 팰런은 ‘후’를 소개하며 곡을 듣자마자 환호했던 에피소드도 전했다. 그는 “정말 우연히 존 벨리언과 함께 작업 중이던 지민을 만나 최초로 ‘후’를 들었다”면서 당시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뮤즈’는 지난 19일 발매 후 전 세계 음악 차트를 휩쓸고 있다. 타이틀곡 ‘후’는 112개 국가·지역 아이튠즈 ‘톱 송’ 차트(20일 오전 9시 기준) 1위에 등극했고,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19일 자 ‘데일리 톱 송 글로벌’에서 올해 발표된 K팝 최다 일일 스트리밍 수를 기록했다. 이어 21일 자 차트에서도 3위를 유지하며 사흘 연속 ‘톱 5’를 지키고 있다.한편 ‘후’의 인기는 23일 발매된 리믹스(Remixes) 앨범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리믹스 앨범에는 ‘후’ 원곡과 인스트루멘털(Instrumental) 버전을 포함해 어쿠스틱(Acoustic), 록(Rock), 시부야계(Shibuyakei), 펑키(Funky), 뷰티풀 마인드(Beautiful Mind) 리믹스 등 총 7개 트랙이 수록됐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7.23 20:10
연예일반

하이키, ‘뜨거워지자’ MV 티저 공개…뜨거운 열정

그룹 하이키가 자유롭고 거침없는 변화를 시도했다.하이키는 16일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미니 3집 ‘러브 오어 헤이트’의 타이틀곡 ‘뜨거워지자’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이날 공개된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은 교복을 입은 하이키가 자유롭게 밴드 연주를 하는 모습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하이키는 의자에 앉아 초조하면서도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후 밴드 클럽 폐쇄가 결정되자 하이키는 분노를 표출하며 반항적인 매력을 드러냈다.이어 하이키는 옥상에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며 행복한 한때를 보냈다. 하이키는 직접 만든 ‘러브 오어 헤이트’ 콘서트 포스터를 학교 곳곳 게시판에 붙이며 강렬한 존재감을 어필했다. 에너제틱한 하이키의 모습과 심장을 뜨겁게 자극하는 멜로디는 신보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타이틀곡 ‘뜨거워지자’는 묵직하면서 그루비한 붐뱁 힙합 리듬에 거칠고 공격적인 그런지 록 사운드가 얹어진 곡이다.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등 하이키의 수많은 명곡을 탄생시킨 홍지상이 프로듀싱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러브 오어 헤이트’는 하이키가 기존 선보였던 따뜻하고 감성적인 콘셉트와는 다른 자유롭고 당돌한 모습과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다. 하이키는 색다른 변신이 담긴 신보를 통해 글로벌 K팝 팬들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앨범은 19일 오후 6시 발매된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6.16 14:47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외모는 귀공자, 목소리는 노동자인 베컴

세계 축구사에 데이비드 베컴만큼 인상적인 족적을 남긴 인사는 드물다. 뛰어난 축구 실력에 조각 같은 외모로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은 베컴은 세계적인 팝그룹 스파이스 걸스의 빅토리아 아담스와 결혼해 세간의 시선을 끌었다. 영국의 BBC는 2014년 ‘목소리 여론조사(Voices Poll)’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5000명 넘게 참여한 조사에는 유명인들의 목소리를 평가하는 항목도 있었다. 가장 듣기 싫은 목소리 상위 10명에 정치인, 연예인, 방송인 등이 포함됐다. 스포츠 스타로는 유일하게 한 명이 이 리스트에 올라갔다. 바로 7위를 차지한 베컴이었다. 베컴의 조금은 특이한 목소리는 국내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확실히 그는 외모와 어울리지 않은 가늘고 톤이 높은 목소리를 갖고 있다. 영국의 많은 여성들도 "베컴은 입을 열기 전까지는 멋지다(Beckham is gorgeous until he opens his mouth)”라고 공공연히 이야기하곤 한다. 베컴의 목소리는 국내에서나 영국에서 인기가 없다. 하지만 하이톤이라는 이유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국내와는 달리 영국인들은 그의 목소리에 담긴 엑센트(accent, 출신 지역이나 계층을 보여 주는 억양)에 더 주목한다. 베컴은 전형적인 노동자 계급의 엑센트를 구사하기 때문이다. 영국은 엑센트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를 ‘엑센티즘(Accentism)’이라고 부른다. 영국인들은 상대방의 엑센트를 듣고 그의 사회 계층을 쉽게 추론하곤 한다. 노동자 계급의 억양을 구사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하게 말하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엑센티즘은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사람들에게도 적용된다. 베컴은 런던 동쪽에 위치한 레이턴스톤(Leytonstone)에서 출생했다. 전통적인 노동자 계급의 동네인 이곳은 집세가 싸다. 런던의 동쪽 지역은 이스트 엔드(East End)라고 불린다. 산업혁명 후 이스트 엔드에는 공업과 항만지대가 조성됐고, 이곳에서 일하기 위해 잉글랜드 여러 지역의 농촌 빈민들이 몰려들었다. 이주민은 해외에서도 유입됐다. 프랑스의 신교도 탄압을 피해 건너온 위그노 난민, 아일랜드의 직조공, 중동〮부 유럽에서 건너온 유대인, 인도와 방글라데시 출신의 이주민이 대표적이다. 1980년 런던 이스트 엔드의 마지막 부두가 문을 닫으면서, 이 지역의 일부는 새롭게 변모한다. 도클랜드에는 신도시인 카나리 워프(Canary Wharf)가 건설되어 런던 금융의 중심지가 되었다. 런던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초고층 건물의 대부분이 이곳에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스트랫포드(Stratford)에는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공원’이 조성된다.이스트 엔드의 일부 지역은 급격한 변화를 겪었지만, 아직도 이 곳은 영국 최고의 빈곤 지역 중 하나로 남아있다. 외부인들은 아직도 이곳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런던 동쪽에 사는 ‘이스트엔더스(EastEnders)’는 자신들의 코크니(Cockney) 정체성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코크니라는 용어는 지리적, 언어적 의미를 둘 다 갖고 있다.베컴은 배관공인 아버지와 미용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외할아버지가 유대인인 관계로 자신을 ‘반 유대인’이라고 칭하는 베컴은 코크니 억양을 구사한다. 영국에서 오랫동안 노동자 계급의 지표였던 코크니 억양의 대표적인 특징 몇 가지를 알아보자. 코크니는 두 모음 사이의 T사운드를 ‘성문 폐쇄음(glottal stop)’으로 대체한다. 성문 폐쇄음은 입 앞에서 나오는 T가 아닌 목에서 나는 소리다. 예를 들어, 표준 영어 발음인 워터(water)는 T 발음이 생략되어 웟어(wa'er)로 발음된다. 마찬가지로 버터(butter)는 벗어(bu'er)라고 말한다. 또한 H로 시작하는 단어의 H 발음은 생략된다. 따라서 헤드(head)는 에드로 발음한다. 또 하나의 특징은 무성음 ‘Th’는 ‘F’ 발음으로 대체된다는 것이다. 이에 ‘Thanks’, ‘Thursday’ 같은 단어는 ‘Fanks’와 ‘Fursday’로 발음한다. 유성음 ‘Th’가 단어 중간에 들어가면 ‘V’발음으로 변한다. 코크니 영어는 발음만 변하는 것이 아니다. 속어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The pretty girl I met is very rich(내가 만난 예쁜 소녀는 매우 부자다)”를 코크니로 표현하면 “The fit(pretty) bird(girl) I met is well(very) minted(rich)”가 된다. 영국 드라마를 보면 “She is fit”이라는 표현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여기서 의미하는 뜻은 그녀는 건강하다가 아니라 예쁘다 혹은 매력적이다는 얘기다. 게다가 코크니 영어는 라임(Rhyme, 압운)을 활용해 단어의 원래 뜻을 변형시키도 한다. 이스트엔더스가 이러한 암호 같은 표현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경찰이나 외부인들이 자신들의 일에 끼어드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베컴을 포함해 해리 케인 등 많은 축구 선수와 유명인들이 코크니 영어를 쓴다. 이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얘기는 다음 칼럼에서 알아보자.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6.17 09:00
연예일반

제시카 패션 브랜드, 월세 못 내 강제집행…“임대계약해지 요구 무시했다” 반박 [종합]

그룹 소녀시대 출신 제시카가 설립한 패션 브랜드 블랑 앤 에클레어(이하 블랑)본점이 입주해 있던 건물의 임대료를 미납해 법원으로부터 강제집행 절차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집행관들은 지난 24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블랑에 대한 인도집행을 실시했다. 해당 집행은 ‘강제집행’으로도 알려져 있다. 사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자에 대해 국가가 강제권력으로 의무 이행을 실현하는 절차를 말한다.블랑은 앞서 지난 2021년 12월에도 입점해 있던 서울 강남구의 한 건물주로부터 건물명도 청구 소송을 당했다. 임대차 계약에 따른 월 차임 미납이 이유였다.다만 이 소송은 지난해 6월 법원의 화해권고 결정으로 종결됐다. 화해권고는 당사자 쌍방의 합의를 위해 법원이 직권으로 청구취지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화해하도록 하는 절차다. 건물주 측은 블랑의 추가적인 차임 연체가 있으면 실제 집행을 하는 것을 조건으로 권고를 받아들였다.하지만 블랑 측이 최근 이 같은 조건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법원은 집행문을 송달한 뒤 인도집행에 나섰다.다만 이와 관련해 블랑 측은 “코로나19로 외식업이 힘들었을 당시 건물주 측에 임대료를 일시 늦출 수 있는지 양해를 구했지만, ‘3개월간 (임대료가) 밀리면 나가라’는 내용증명을 받았다“고 알렸다.이어 해당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힌 블랑은 당시 정부 지침이 바뀌어 오후 10시 이후 영업이 가능하게 되자 엘리베이터 운행을 재개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물주는 엘리베이터 운행을 중단시켰고, 출입구까지 폐쇄시켰다는 것이 블랑 측의 주장이다. 블랑 측은 “4월 초 영업을 더이상 이어갈 수 없을 것이라 판단 후 영업중지 및 임대계약해지를 결정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약속한 3개월이 지났다는 이유로 강제집행을 진행했다고 토로했다. 블랑 측은 “보증금반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또 다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블랑 역시 소송을 검토하며 준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한편 블랑 앤 에클레어는 제시카가 지난 2014년 소녀시대를 탈퇴한 뒤 설립한 패션 브랜드 회사다. 남자친구이자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 타일러 권이 대표를 맡고 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5.25 16:10
사회

포스코 사옥서 투신 사망사고 발생

강남 대치동의 포스코 사옥에서 투신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7일 낮 12시30분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 사옥에서 30대 남성 A 씨가 투신해 숨졌다고 밝혔다. A 씨는 포스코 사옥 인근 바닥에 쓰러진 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숨진 남성이 포스코 직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특별한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점심 시간에 사망사고 소식을 접한 포스코 직원들도 깜짝 놀란 분위기다. 경찰은 A 씨가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목격자 진술과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4.07 15:38
스포츠일반

[안희수의 베이징 라이브]가깝고도 먼 피겨 훈련장 가는 길

지난 14일 오후 1시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이 열리는 캐피탈인도어스타디움(메인 링크) 앞은 취재진으로 가득했다. 이날 최대 이슈는 도핑 파문에 휩싸인 여자 피겨스케이팅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출전 여부였다. 오후 2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결정이 발표될 예정이었고, 출전이 허용되면 발리예바도 보조 링크에서 예정된 훈련을 소화할 것으로 보였다. 취재진이 몰린 이유다. 중국은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와 관계자들의 동선을 제한하는 '폐쇄 루프(Closed Loop)'라는 방역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구역과 구역 사이는 반드시 버스나 방역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도보 이동은 불가능하다. 메인 링크와 보조 링크는 모호한 지점이 있다. 폐쇄 루프 내 구역은 분리돼 있지만, 거리는 차로 1분도 안 걸릴 만큼 가깝다. 걸으면 5분 정도 소요된다. 그래서 올림픽 조직위원회(조직위)는 이 사이를 순환하는 작은 셔틀버스를 운영했다. 놀이공원에서 볼 수 있는 코끼리 열차를 떠올리면 된다. 최대 탑승 인원은 9명이다. 배차는 20분 간격. 인원이 많으면 더 많은 버스가 투입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동 거리가 워낙 짧다 보니, 3대 이상 운영하지 않는다. 무사히 보조 링크에 입성하려면 일단 부지런해야 한다. 조직위가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보조 링크 내 입장 인원을 제한했다. 기자도 발라예바의 훈련 예정 시간보다 2시간 가서 먼저 줄을 섰다. 늦으면 추위 속에 길게는 30분 넘게 기다려야 했다. 탑승과 하차 장면을 보고 있으면 속이 터진다. 이 작은 셔틀버스는 원래 12명까지 앉을 수 있다. 하지만 운전석 바로 뒷자리는 비워둔다. '중국인' 운전자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대부분 일단 그 자리에 앉았다가, 안내 요원에 의해 다시 내린다. 말이 안 통하니, 실랑이로 소요되는 시간도 짧지 않다. 도착한 버스는 건물 입구 바로 앞에서 정차하기 위해 꼭 후면 주차를 시도한다. 이때 철제문을 여닫는 공안(중국 경찰)의 움직임은 매우 굼뜨다. 보조 링크는 방역택시로도 갈 수 없다. 하차가 허용된 지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 번은 건물 앞까지 진입한 택시를 안내 요원이 막아서더니, 내린 기자 일행을 도보로 메인 링크까지 인솔했다. 다시 9인승 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피겨스케이팅은 인기 종목이다. 취재진이 몰린다. 하지만 목적지까지 가는 길이 너무 험난하다. 조직위의 장소 선정은 적절치 못했고, 운영 방침은 미흡하다.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면 쉽게 해결될 일이다. 실제로 중국인 올림픽 관계자와 자원 봉사자들은 걸어 다닌다. 내부 방역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다시 메인 링크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서는 공간은 매우 협소해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있다. 공안(중국 경찰)들이 밖으로는 나가지 못하게 한다. 거리두기를 통제하는 인원도 딱히 없다. 보조 링크를 벗어나는 일도 진입할 때만큼 피곤했다. 베이징=안희수 기자 2022.02.16 06:59
스포츠일반

[안희수의 베이징 라이브]폐쇄 루프에 진입한 중국인, 방역에 빈틈이 보인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실황을 시청한 국내 스포츠팬이라면 장내(베이징 국립경기장) 풍경에 의문이 들었을 것이다. 텅 빈 관중석 앞에서 진행된 지난해 도쿄 하계올림픽 개막식과는 달리 많은 관중이 들어찼기 때문이다. 개막식에는 2만여 명이 입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8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하계올림픽 개막식 입장 인원(약 10만명)의 20% 수준이다. 대부분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다. 개막식 현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세상과 다름없었다. 중국 정부는 올림픽 출전 선수 및 관계자, 취재진의 동선을 특정 지역으로 제한하고 외부 이동을 막는 '폐쇄 루프(Closed Loop)'를 가동하고 있다. 외국인과 자국민의 접촉을 막으려는 의도였다. 개막식은 폐쇄 루프 안에 있는 올림픽 관계자들과 일반 중국인인 관객이 한 공간에 모일 수밖에 없는 자리였다. 행사 내용보다는 올림픽 조직위원회(조직위)가 어떻게 그 많은 인원이 이동하고, 운집하는 상황을 통제할지 궁금했다. 동선 분리는 비교적 잘 이뤄졌다. 취재진은 메인 프레스 센터(MPC)에서 국립경기장까지 셔틀버스로만 진입할 수 있었다. 창밖에는 초청된 관중(일반인)으로 보이는 인파가 줄지어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대부분 조직위가 마련한 버스를 타고 국립경기장에서 꽤 떨어진 공원에 내린 후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장으로 가는 길 곳곳에 '미디어(Media)'라는 푯말을 든 자원봉사자가 있었다. 취재진이 정해진 노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일반인 출입구를 찾기 위해 측면(정문 기준) 끝으로 가봤는데, 이내 철제 벽이 막고 있었다. 경기장 안에서도 취재 구역과 일반인 좌석 블록 사이 빈 곳을 뒀다. 좌석 수로는 20~30석. 중간에는 파란색 천이 처져 있었고, 그 사이에 공안들이 종렬로 앉아 있었다. 이때까지는 동선이 겹칠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빈틈은 있었다. 5층으로 올라가 경기장으로 진입하는 게이트를 통과하자, 바로 옆에 일반인들이 빼곡히 앉아 있는 블록이 있었다. 기자와의 거리는 불과 4~5m. 따로 통제하는 인원도 없었다. 작정하고 넘어간다면 그 무리에 섞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애써 방역이 뚫린 부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켠 것도 아니다. 셀피를 위해 전망이 좋은 위치를 찾았을 뿐이다. 개회식 전에는 폐쇄 루프 지역에 일반인이 진입했던 사실도 알려졌다. 국립경기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잠시 대기한 장소가 MPC 인근이었다. 건물 내부로 들어온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개막식이 진행될 때는 각국 매체 촬영기자가 있는 장소와 일반인 좌석 블록 사이가 매우 가까웠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4일)을 사흘 앞둔 지난 1일, 경기장 수용 좌석의 30~50% 수준의 관중을 받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개막 후 인기 종목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이 열리는 베이징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에는 연일 중국인 2~300여 명이 찾고 있다. 장내 규모와 상관없이 한 공간에 있는 두 무리를 완벽하게 분리하는 건 불가능하다. 개막식처럼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중국인의 안전이 아닌 선수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인 관중들은 실내 경기장에서 금지되고 있는 육성 응원을 멈출 줄 모른다. 서로 껴안으며 기쁨을 나누기도 한다. 중국은 폐쇄 루프를 가동해 올림픽 관계자의 외부 이동은 철저하게 통제했다. 하지만 내부 방역은 상대적으로 미흡해 보인다. 베이징(중국)=안희수 기자 2022.02.08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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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수의 베이징 라이브] 폐쇄 루프 가동했지만, 내부 방역은 의문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지난해 도쿄 하계올림픽에 이어 코로나19 시대에 열리는 두 번째 올림픽이다. 개최국 중국은 개막(2월 4일) 3주 전부터 '폐쇄 루프(Closed Loop)'라고 지칭한 방역 체계를 가동했다. 폐쇄 루프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및 관계자들의 동선을 경기장, 선수촌, 미디어 센터, 숙소로 제한하는 방식이다. 대회 기간 이 루프 안에서만 생활해야 한다. 이동도 셔틀버스와 방역 택시만 이용할 수 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은 외국인과 자국민의 접촉을 차단하는 게 핵심이다. 기자는 1월 31일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과 전세기를 타고 중국에 도착했다. 통제는 입국 관문인 서우두 국제공항부터 시작됐다. 이 시국에 유전자 증폭(PCR) 검사 등 엄격한 입국 절차를 밟는 건 일반 여행객도 마찬가지다. 대회 참가자가 일반인과 다른 점은 숙소로 이동하는 경로였다. 개인 수화물은 컨베이어 벨트가 아닌 활주로 초입 야외에서 찾을 수 있었다. 시민이 있는 공항 터미널로는 나갈 수 없었다는 얘기다. 셔틀버스 운전석과 뒷부분 여객 좌석 사이에는 투명한 판이 설치됐다. 운전사가 하는 말이 들리지 않을 정도도 빈틈없이 밀폐됐다. 방역 택시도 마찬가지다. 이때까지는 폐쇄 루프의 범위와 정도를 가늠할 수 없었다. 효과도 의구심이 있었다. 하지만 숙소에 진입하며 펼쳐진 광경을 본 후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 주변에는 2m가 넘는 철제 외벽과 개폐형 문이 설치됐다. 허용한 차량만 공안의 유도 속에 내부로 진입할 수 있다. 운전사는 하차 지점을 최대한 건물 앞으로 붙이기 위해 애써 좁은 공간에서 차량을 반대로 돌리려 했다. 사람들의 동선을 최소화하려는 의도였다. 지나가던 베이징 시민이 이 모습을 신기하게 쳐다볼 정도였다. 설상 종목이 진행되는 장자커우, 썰매 종목이 열리는 옌칭으로 가기 위해서는 취재진도 철도를 타야 한다. 베이징 시민과 동선이 겹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였던 역사(칭허역)도 철저하게 분리돼 운영되고 있다. 셔틀버스에서 내리면, 조직위원회가 따로 마련한 대기실에서 승차 절차를 밟는다. 승강장도 따로 있다. 탑승 인원과 상관없이 열차의 다섯 량은 올림픽 관계자들만 이용한다.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도 대인 접촉을 줄이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몇몇 식당은 음식 조리부터 배달까지 로봇이 맡았다. 천장 설치된 레일로 음식을 담은 그릇이 이동했다. 칵테일을 제조하는 로봇도 있다. 각국 취재진은 앞다퉈 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현장 곳곳에서 폐쇄 루프 내부와 외부를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 방역 관리는 빈틈이 보인다. 거리두기 통제는 엄격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엘리베이터는 탑승에 제한 인원(4명)을 뒀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버스나 택시는 손님보다 중국인 운전사의 안전을 더 중시하는 눈치다. 지난 1일 하루 폐쇄 루프 안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올림픽 관계자는 6명이다. 폐쇄 루프 체계의 효과는 더 지켜볼 일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경기장 수용 규모의 3분의 1이나 절반에 해당하는 인원이 입장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며 관중 수용 계획을 전했다. 베이징(중국)=안희수 기자 2022.02.0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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