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라디오스타'처럼 빵빵...'온몸이 무기' 라스, 득점 선두 질주
프로축구 수원FC의 돌풍이 거세다. 올해 승격 팀인데, 21일 기준 K리그1 3위(9승 7무 9패·승점 34)다. 최근 8경기에서 5승 2무 1패로 상승세다. 수원FC는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었다. 공격수 라스(30)가 후반 21분 결승 골을 터트렸다. 양동현이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양보하자, 키커로 나선 라스가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고 성공했다. 라스는 올 시즌 리그 14호골을 기록, 득점 단독 선두로 재도약했다. 리그 득점 2위 제주 주민규(13골)가 이 모습을 초조하게 지켜봤다. 남아공 국가대표 출신이자 네덜란드 이중 국적인 라스는 지난해 K리그1 전북 현대에서 ‘벨트비크’란 이름으로 뛰었다. 하지만 10경기에서 단 1골에 그쳤다. 작년 7월 K리그2(2부) 수원FC로 임대됐는데, 사실상 퇴출이었다. 등록명을 ‘라스’로 바꾼 그는 1부 승격을 이끌었다. 올 시즌 수원FC로 완전 이적한라스는 예능 ‘라스(라디오스타)’처럼 빵빵 터진다. 라스는 22일 카카오톡 인터뷰에서 “한국 축구팬들이 ‘라스’라고 부르는 게 더 편할 것 같아 등록명을 바꿨다”고 했다. 라스 측 관계자는 “네덜란드 현지 발음으로는 ‘라스벨트바이크’다. 이름이 긴 데다, ‘벨트와 바이크’라고 들릴 수 있어 줄여서 등록했다. ‘라스’는 공격수 이름치고는 순해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수원FC에 온 뒤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등록명을 바꿨다”고 전했다. 라스는 “등록명을 바꾼 게 득점에 도움이 된 건 아니다”며 웃었다. 라스는 “작년과 가장 큰 차이는 K리그 스타일에 100% 적응이 됐다는 거다. 감독님과 선수들이 도와줘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라스는 전북 시절 기회를 많이 못 받았을뿐더러 ‘타깃형 스트라이커’로만 뛰었다. 하지만 김도균 수원FC 감독이 신뢰를 보내며 많은 출전시간을 부여했다. 원래 큰 키(196c㎝)에도 발이 빨랐던 라스는 공중볼 경합뿐만 아니라 공간 활용 플레이도 펼치고 있다. 라스는 지난달 25일 선두 울산 현대를 상대로 4골을 몰아쳤다. 헤딩슛, 로빙슛 등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라스는 “내 생각에도 온몸이 무기다. 하하. 난 다양한 스타일과 전술을 소화할 수 있다. 팀이 파워풀한 플레이를 펼치게 돕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라스는 현재 솔로지만, 네덜란드에 아들과 딸이 있다. 그는 “경기 전에 항상 아이들에게 전화를 건다. 둘 다 스파이더맨을 좋아해 거미줄을 쏘는 세리머니를 한 적도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의 열혈 팬인 아들이 내게 ‘호날두 세리머니를 해달라’고 요청한다. 근데 그렇게 좋은 생각인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라스는 “제주전에 페널티킥을 양보해 준 양동현에게 고맙다. 내가 ‘개인 통산 100골에 2골밖에 남지 않았으니 페널티킥을 차라’고 했지만, 양동현이 ‘아냐. 득점 선두로 올라서야지’라고 말해줬다. 정말 멋진 남자다. 난 ‘우리 힘을 합해 넌 100골, 난 득점왕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2021.08.23 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