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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 '노메달' 도쿄 올림픽부터 마법사의 첫 우승까지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해 왔다. 2021년 모멘트를 다룬 이번 시리즈로 긴 여정을 마친다. ①SSG로 간판 바꾼 인천야구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SK텔레콤이 운영하던 SK를 1352억 8000만원에 인수했다. 새 구단명은 SSG 랜더스로 정했다. 인천야구의 간판은 5번이나 바뀌게 됐다. 인천 프로야구단은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를 시작으로 청보, 태평양, 현대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러나 2000년 현대가 수원으로 떠났고, SK가 자금난을 겪던 쌍방울 선수단만 인수, 인천에서 신생팀을 창단했다. SK는 인천에서 네 차례 우승을 이뤘지만, SSG의 인수 제의를 수용하면서 21년 만에 프로야구를 떠났다. ②‘추추 트레인’ 한국 상륙 MLB에서 통산 16시즌 218홈런 782타점으로 활약했던 추신수가 한국 프로야구에 입성했다. SK를 인수한 SSG는 2007년 해외진출 선수 특별지명에서 SK가 지명했던 추신수가 텍사스와 계약이 끝나자 연봉 27억원에 입단계약을 체결했다. 2021시즌 137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265 21홈런 25도루 103볼넷으로 역대 최고령 20홈런-20도루(39세 2개월 22일)와 100볼넷 기록(39세 3개월 13일)을 새로 썼다. ③리그 흔든 방역수칙 위반 논란 7월 5일 NC 권희동·박민우·박석민·이명기 등 4인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숙소에서 외부인 2명과 술자리를 가져 논란을 빚었다. 키움 한현희·안우진과 한화 윤대경·주현상도 수칙 위반이 확인됐다.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리그가 중단됐다. 황순현 대표 등 NC 수뇌부 3명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KBO는 위반 선수 8명에게 출장정지 징계와 제재금을 부과했다. ④‘디펜딩 챔피언’ 한국, 올림픽 노메달 김경문 감독이 이끈 올림픽 야구대표팀이 도쿄 올림픽에서 빈손으로 돌아왔다. 도쿄 올림픽에서는 야구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후 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부활했다. 12년 전 우승팀 한국은 2연패를 노렸으나 3승 4패로 본선 진출국 6개국 중 4위로 마감했다.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이 불참한 데다 선발진이 평균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흔들렸다. 결국 한국은 미국·일본 등 강호들을 상대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메달 없이 대회를 마무리했다. ⑤오승환, 역대 최초 300세이브 삼성 오승환이 4월 25일 KIA전에서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 역대 최초로 통산 30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2013년까지 277세이브를 기록한 후 해외로 진출했던 오승환은 2020시즌 복귀해 18세이브를 거뒀다. 2005년 프로 데뷔 이래 16년 497경기 만에 300세이브 고지에 오른 그는 10월 13일 KIA전에서 시즌 40세이브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령 40세이브 기록(39세 2개월 28일)도 남겼다. ⑥최정, 대기록 잔치 SSG 최정이 프로 17번째 시즌에서 대기록을 여럿 작성했다. 그는 5월 18일 KIA전에서 솔로홈런을 쳐 시즌 10호 포를 기록했다. KBO리그 최초의 16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15시즌 연속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장종훈과 양준혁의 기록을 넘었다. 또 최정은 8월 18일 NC전에서는 6회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개인 통산 288번째 사구로 메이저리그 휴이 제닝스가 세웠던 287개를 넘어섰다. 10월 19일 KIA전에서는 좌월 솔로 홈런으로 시즌 32호로이자 통산 400호 홈런을 달성했다. 이승엽(467홈런)에 이은 리그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⑦손아섭, 최소 경기·최연소 2000안타 롯데 손아섭은 8월 14일 LG전에서 리그 역대 최소 경기(1636경기) 및 최연소(33세 4개월 27일) 2000안타 기록을 세웠다. 기록이 수정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손아섭은 앞서 6월 27일 두산전에서 1안타를 쳤으나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돼 집계가 보류됐다. 해당 경기는 10월 7일 재개됐고, 정산이 6월 27일로 되면서 손아섭의 기록 달성 시점은 이후 1632경기와 33세 3개월 22일에 해당하는 7월 10일 삼성전으로 조정됐다. ⑧KT, 창단 첫 통합 우승 KT는 정규시즌 76승 9무 59패로 삼성과 동률을 기록, 타이브레이커 끝에 1위를 확정했다. KT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과 만났다.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세 시리즈에서 승리해 7년 연속 KS에 올랐다. KT는 4명의 선발 투수들이 모두 5이닝 이상 책임지며 4연속 선발승을 거뒀다. 4전 전승은 역대 9번째, 4연속 선발 스윕승은 역대 최초 기록이다. 시리즈 MVP는 박경수가 수상했다. LG와 KT에서 뛰었던 그는 데뷔 19년 만에 처음 오른 KS에서 호수비와 결정적 홈런포를 선보이며 시리즈의 주인공이 됐다. ⑨최동원 넘은 ‘225K’ 미란다는 MVP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 225탈삼진을 기록한 두산 아리엘 미란다가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2관왕을 차지했는데, 특히 고(故) 최동원 한화 2군 감독이 1984년 롯데에서 세운 단일 시즌 탈삼진 기록(223개)을 37년 만에 경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일본과 대만 프로야구를 경험했던 미란다는 시즌 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한국에서 주 무기 포크볼을 더 공격적으로 던지면서 전혀 다른 투수로 변신했다. ⑩이의리, 36년 만에 타이거즈 신인왕 KIA 이의리가 2021년 신인왕을 차지했다. 1차 지명을 받고 KIA에 입단한 이의리는 시즌 초부터 선발 기회를 잡았다. 19경기에 나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 93탈삼진을 기록했다.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도 승선, 10이닝 18탈삼진을 기록했다. 2017년 키움 이정후 이후 5년 연속 고졸 순수 신인 수상자이자 1985년 해태 이순철 이후 36년 만에 타이거즈 신인왕 수상자로도 이름을 남겼다. 차승윤 기자 사진=IS 포토·SSG 랜더스·연합뉴스 2022.12.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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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위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로 팀명 변경 성공

구단명 변경 과정에서 상표권 침해 논란을 겪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가 소송 없이 이름을 바꿀 수 있게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7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구단이 지역 아마추어 롤러 더비 팀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가 제기했던 소송 문제를 해결했으며 두 팀 모두 이 명칭을 계속 사용한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1901년 클리블랜드 블루스로 창단한 클리블랜드는 1901년 브롱코스, 1903년 냅스에 이어 1915년부터 인디언스의 이름을 달아왔다. 하지만 붉은 피부의 마스코트가 아메리카 원주민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 지난 2020년 흑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떠올라 구단명이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이 다시 날아왔다. 결국 2020년 12월 구단명 교체가 공식 발표됐고, 1200개의 후보군 중 가디언스를 최종 선택했다. 하지만 같은 지역 내 아마추어 롤러 더비팀가디언스가 제동을 걸었다. 자신들이 사용하는 팀명임을 알면서도 같은 이름을 사용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소송 논란이 발생하자 클리블랜드 구단 측도 구단명을 바꿔 16일부터 판매할 예정이었던 각종 기념품 공개를 무기한 연기해야 했다. 소송 문제가 해결되면서 교체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MLB.com은 “좌측 필드 점수판 위에 걸려있던 인디언스 간판이 철거됐다”며 “구단은 올겨울 새 가디언즈 간판으로 교체할 계획이며, 휴가철에 맞춰 기념품 판매를 준비 중이다”라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2021.11.1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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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매체 "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새로운 팀명 결정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새로운 팀명을 결정했다는 현지 매체 보도가 나왔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CBS 스포츠’는 23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클리블랜드닷컴(Cleveland.com)’의 보도를 인용하며 “클리블랜드 구단은 새로운 팀명을 결정했다”며 “클리블랜드는 오랫동안 현재의 팀명을 변경하려고 계획해왔으며, 이제 그들은 최종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클리블랜드 구단은 인종차별 논란이 있는 구단명 ‘인디언스’를 교체하겠다고 발표했다. 클리블랜드는 1915년부터 ‘인디언스’ 팀명을 사용했다. 최초의 아메리카 원주민 출신 야구 선수 루이스 소칼렉시스를 기념하는 의미가 있었다. 강인하고 용맹한 이미지를 심으려고 했다. 팀명 자체는 차별이 아닌 공경의 의미를 담았지만 아메리카 원주민(인디언)을 모욕하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차별 표현을 적대시하는 현재 사회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논란을 빚었다. 특히 팀 로고와 관련된 논란이 컸다. 클리블랜드는 1946년부터 팀 로고 ‘와후 추장’을 사용했다. 처음에 노란색이었던 로고 색깔은 1951년 붉은색으로 바뀌었다. 인디언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표현인 홍인종(Red Skin)을 이미지화한 것이었다. 시민 단체 등이 나서 ‘와후 추장’ 로고 변경을 요구했다. 클리블랜드 구단은 2011년부터 영문 대문자 ‘C’가 새겨진 모자나 헬멧을 착용하는 빈도를 높였다. 짐 토미도 명예의 전당 명패에 ‘와후 추장’ 로고 배제를 요구했다. 팀명이 언제 공식화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클리블랜드닷컴은 “소식통은 팀명이 무엇이고 언제 발표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발표가 임박했느냐는 질문에 소식통은 부인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폴 돌란 클리블랜드 구단주는 “많은 사람이 상처 받고, 분열을 초래하는 팀명(인디언스)을 고수할 이유가 없다”며 2022년부터 새 팀명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미국프로풋볼(NFL) 워싱턴 풋볼팀은 지난해 7월부터 '워싱턴 레드스킨스'라는 팀명을 사용하지 않고 '워싱턴 풋볼팀'으로 팀명을 변경한 채 사용하고 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보다 더 노골적으로 인디언을 형상화한 로고도 사용하지 않았다. 김영서 인턴기자 2021.07.2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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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셜] '이마트 입단' 추신수, 연봉 27억...10억 기부

추신수 선수(39)가 신세계 이마트에 입단한다. 신세계그룹은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 신분인 추신수와 연봉 27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추신수는 연봉 가운데 10억원을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하기로 하였다. 구체적인 사회공헌활동 계획은 구단과 협의하기로 했다. SK는 지난 2007년 4월 2일에 열린 해외파 특별지명에서 추신수를 1순위로 지명한 바 있으며, SK를 인수하는 신세계그룹은 신세계 야구팀 1호 선수로 추신수 선수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신세계그룹은 야구단 인수를 결정한 직후부터 추신수의 영입을 원하는 인천 야구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왔으며, 야구단을 통해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 최종 입단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추신수 선수의 영입으로 프로야구 팬들에게 더 재미있는 경기를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명문 구단의 명성을 되찾는 데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앞으로도 인천 야구 발전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추신수에 대한 관심은 지난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 직후, 당시 SK와이번스 단장이던 민경삼 대표이사가 추신수 선수를 미국에서 만난 이후 계속 이어져왔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1월, 야구단 인수를 결정한 직후, 추신수 측에 꼭 같이 하고 싶다는 의사를 수 차례에 걸쳐 전달하는 등 관심을 표명했으며, 지난 주부터 야구단을 통해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했다. 추신수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 받았지만, KBO리그에서 뛰고 싶은 열망이 강한 덕분에 신세계그룹의 제안을 수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고를 졸업 후 지난 2001년 미국에 진출한 추신수는 시애틀 매리너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네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등을 거치며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16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를 기록하는 등 메이저리그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아시아 출신 선수 최초 3할-20홈런-20도루(2009년), 아시아 출신 타자 최초 사이클링 히트(2015년)를 기록했으며, 호타준족의 잣대로 평가 받는 20홈런-20도루는 통산 3차례나 달성했다. 2018년에는 생애 첫 올스타에 뽑혔고, 현재 아시아 출신 타자 최다 홈런(218개)과 최다 타점(782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계약을 마무리한 뒤 추신수는 “작년에 부상으로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지만 고맙게도 메이저리그 몇 개 팀에서 좋은 조건으로 제안을 했다. 그러나 늘 마음 속에 KBO리그에 대한 그리움을 지우기 어려웠다”며, “한국행이 야구 인생에 새로운 전기가 되는 결정이기에 많은 고민을 했고, 이 와중에 신세계 그룹의 방향성과 정성이 결정에 큰 힘이 됐고 가게 된다면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입을 위해 노력해 주신 신세계그룹과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야구 인생의 끝이 어디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팬 분들께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약속은 꼭 드리고 싶다. 설레는 마음으로 한국으로 돌아갈 것 같다. 아직 구단명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신세계라는 팀을 통해 곧 인사 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추신수 선수는 오는 25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며, 도착 후 곧바로 공항에서 간단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후 2주간 자가격리를 진행하며, 자가격리를 마친 뒤 곧바로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김식 기자 2021.02.2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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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년 고집 꺾었다…인종차별 규탄에 '인디언스' 개명

메이저리그(MLB) 구단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지난 15일(한국시간) 인종차별 논란이 있는 구단명 '인디언스'를 교체하겠다고 발표했다. 폴 돌란 클리블랜드 구단주는 "우리의 역할은 지역사회 통합"이라며 "많은 사람이 상처 받고, 분열을 초래하는 이름(인디언스)을 고수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클리블랜드는 1915년부터 '인디언스'라는 구단명을 사용했다. 최초의 아메리카 원주민 출신 야구 선수 루이스 소칼렉시스(1871~1913년)를 기리는 의미가 있었다. 강인하고 용맹한 이미지를 투영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단어는 점차 아메리카 원주민(인디언)을 모욕하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1948년부터 등장한 팀 로고 '와후 추장'에 대한 논란이 컸다. 처음에 노란색이었던 로고 색깔은 1951년 붉은색으로 바뀌었다. 인디언을 비하하는 표현 홍인종(Red Skin)을 이미지화한 꼴이었다. 수많은 시민단체가 오랜 시간에 걸쳐 클리블랜드의 구단명과 로고 교체를 요구했다. 그러나 구단은 '와후 추장'에 애착을 가진 팬이 많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2010년 5월, 미국 정부가 인디언에 대한 폭력 행위와 잘못된 정책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구단의 인식이 달라질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이때도 구단은 어물쩍 넘어갔다. 2011년부터 '와후 추장' 대신 영문 대문자 'C'가 새겨진 모자나 헬멧을 착용하는 빈도를 높였다. 그래도 유니폼 상의 왼 어깨에 붙은 '와후 추장' 로고를 떼지 않았다. 이 로고가 새겨진 상품도 계속 판매했다. 논란은 이어졌다. 2016년 포스트시즌에는 클리블랜드 홈구장(프로그레시브 필드) 한구석에서 '와후 추장' 사용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붉은 페이스 페인팅에 깃털로 머리를 장식한 백인 관중들은 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결국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까지 나서 돌란 구단주를 압박했다. MLB 사무국은 2018년 1월 "2019시즌부터 로고를 사용하지 않기로 클리블랜드 구단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와후 추장'이 70년 만에 '은퇴'한 것이다. 클리블랜드가 '인디언스'까지 포기한 건 외부 압력이 아니라 내부 결단 때문이었다. 계기는 플로이드 사건이다. 지난 5월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해 질식사한 사건으로 인해 미국 내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만큼 큰 이슈다. 돌란 클리블랜드 구단주는 이 사건을 계기로 조직 전반을 재정비했다. 인디언스라는 구단명을 인종차별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아진 걸 부정할 수 없었다. 결국 인종차별의 남은 불씨였던 '인디언스'를 포기했다. 구단명 교체를 지지하지 않는 일부 클리블랜드팬을 향해 "스포츠팀이 지역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을 이해해달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앞서 미국 프로 미국프로풋볼(NFL) 소속 워싱턴 레드스킨스도 구단명과 로고를 버렸다. 레드스킨스도 수십 년 동안 인디언 비하 논란을 야기한 팀이다. MLB 클리블랜드의 와후 추장 로고가 애니메이션 캐릭터였다면, 레드스킨스의 로고는 더 노골적으로 인디언을 형상화했다. 피부색을 지칭한 구단명도 문제였다. 2013년 10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워싱턴 구단에 팀명 교체를 권고하기도 했다. 당시 댄 스나이더 구단주는 완강하게 거부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이 워싱턴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했고, 메이저 스폰서십 업체 페덱스까지 구단명 교체를 요구하며 압박했다. 결국 7월 13일 워싱턴은 구단명과 로고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2020~21시즌 그들은 구단명 없이 '워싱턴 풋볼팀'으로 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MLB 클리블랜드, NFL 워싱턴 모두 고집을 꺾었다. 사회적 파급력이 큰 스포츠 구단들이 잇달아 변화를 향해 한 발을 내디딘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진다. 인디언 단체들도 구단들의 행보를 반겼다. 미국 사회에서의 여전한 인종차별, 그리고 강해진 저항은 오랜 전통을 허물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플레이어 르브론 제임스는 플로이드 사건 때 온·오프라인을 통해 적극적으로 인종차별 현실을 강조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샬럿 호네츠 구단주도 지난 6월 "유색 인종에 대한 폭력에 저항하는 이들과 함께하겠다"며 인종차별 철폐와 사회정의 구현을 위해 10년 동안 1억 달러(1095억원)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여자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는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인종차별로 숨진 흑인 피해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섰다. 단체 종목 선수들은 경기 전 국가가 흘러나오면 한쪽 무릎을 꿇고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를 전했다. MLB 정규시즌, NBA 플레이오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탠리컵 플레이오프 중에는 선수들이 경기 보이콧을 하기도 했다. 지난 9월 개막한 미국 최고 인기 리그 NFL도 예년과 다른 풍경이다. 지난 2018년 NFL 사무국은 선수들이 한쪽 무릎을 꿇는 행위를 금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강력하게 비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로이드 사건 뒤 달라졌다. 로저 구델 NFL 커미셔너는 "모든 선수가 (인종 차별에 대해) 자유롭게 발언하고, 평화롭게 시위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9월 10일 열린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휴스턴 텍슨스의 개막전에서는 휴스턴 선수들이 미국 국가 끝날 때까지 필드로 나서지 않았다. 두 팀 선수들은 팔짱을 끼고 한동안 침묵했다. 스포츠맨들이 인종차별 악습의 뿌리를 거세게 흔들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0.1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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