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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재테크

배당만 높은 SC제일·한국씨티은행 '3900억 국부 유출' 논란

국내 금융지주와 비교해 사회공헌 활동은 떨어지고, 배당률은 높은 외국계 은행들에 대한 ‘국부 유출’ 논란이 일고 있다. 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 등 주요 외국계 은행이 지난해 실적을 기반으로 약 3900억원의 배당금을 본국에 송금하기로 했다.18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15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500억원 규모의 결산 배당을 의결했다. 배당은 오는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SC제일은행은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2000억원의 중간배당을 한 바 있다.SC제일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잠정)이 전년보다 10.1% 줄어든 3506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른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은 약 71.31%에 이른다.SC제일은행은 지난 2020년 490억원, 2021년 800억원, 2022년 1600억원을 배당했다.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10% 넘게 줄었는데도 배당금은 1.5배로 늘린 셈이다.한국씨티은행도 지난달 15일 정기 이사회에서 약 1388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배당을 확정한 뒤 4월 중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배당 성향은 전년과 같은 50%로 유지됐다.국내 금융지주 배당률이 통상 30%에 못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 모두 배당 성향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한국씨티은행은 2020년 465억원, 2022년 732억원을 배당한 바 있다. 2021년에는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에 따른 희망퇴직 비용으로 인해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배당하지 않았다.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배당금은 지분 구조상 전액 본사로 보내진다. SC제일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한국씨티은행의 최대 주주는 미국 '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이다. 미국 씨티그룹이 100% 출자했으며, 지분율은 99.98%다.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국내에서 영업하면서도, 사회공헌에는 인색하다는 지적도 받는다.은행연합회가 발간한 '2022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SC제일은행의 사회공헌비 지출은 약 107억원이었다. 2022년 순이익(4625억원) 대비 비중은 2.32%다.단순히 금액만 놓고 보면, SC제일은행보다 자산·순익 규모가 모두 작은 광주은행(320억원), 대구은행(300억원), 경남은행(243억원), 전북은행(192억원)보다도 지출액이 적었다.한국씨티은행의 사회공헌비 지출액은 75억원으로, 순이익 대비 비중은 3.62%다. 주요 시중은행(SC, 씨티 제외)과 지방은행의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비 지출액 비중은 6.84∼11.17% 수준이었다.SC제일은행은 서민 대출 공급에도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 SC제일은행의 사회책임 금융(새희망홀씨, 햇살론15, 햇살론유스, 햇살론뱅크) 공급액은 497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지난 2021년 소비자금융 부문을 철수하면서 공급액이 없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3.18 08:59
경제

롯데 "국부 유출 사실 아냐…이익 99% 국내사업 재투자"

롯데그룹은 12일 국부유출과 관련해 "일각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익의 대부분은 국내사업에 재투자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앞서 검찰은 지난 10일 롯데그룹 수뇌부를 겨냥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롯데가 배당의 약 99%를 일본 계열사에 유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롯데그룹 측은 "롯데는 1967년 설립된 이래 경영활동으로 얻은 이익의 99%를 국내 사업에 재투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롯데 측은 일본롯데에 배당은 해왔지만 법을 지키는 선에서 진행됐다는 입장이다.롯데그룹은 "롯데는 2004년까지 일본롯데에 배당하지 않다가 일본 국세청에서 일본롯데가 호텔롯데에 투자한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문제삼아 2005년부터 배당하기 시작했다"며 "해외 투자금에 대해 법을 지키는 선에서 최소한의 배당이며 이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설명했다"고 했다.롯데 측은 "실제 2014년 롯데그룹 전체 영업이익은 3조2000억원으로 이 중 일본 주식회사에 배당된 금액은 341억원으로 약 1%에 불과하다"고 했다.올 7월로 계획된 호텔롯데 상장은 연기됐다.롯데그룹은 "호텔롯데는 오는 7월까지 상장작업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현재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변경 신고 등 절차 이행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올해 안에 호텔롯데 상장은 어려울 수 있는 것이다.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 주주의 지분율을 낮추고 주주 구성을 다양화하는 등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사안"이라며 "향후 방안에 대해 주관사 및 감독기관과 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 2016.06.12 18:43
경제

KT, 수천억원 무궁화 위성 해외 ‘헐값 매각’ 논란

KT가 4500억원 이상 투자된 무궁화 위성 2기를 외국에 고철값도 안되는 헐값으로 넘겨 국부를 유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수출이 제한된 전략 물자인 인공위성을 정부 승인 없이 팔아 불법 매각 논란도 일고 있다. 30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유승희 의원에 따르면 KT는 이석채 회장이 취임하고 1년이 지난 2010년 1월 무궁화 위성 2호를 40억4000만원, 2011년 9월 무궁화 위성 3호를 5억3000만원 등 총 45억7000만원에 홍콩의 위성서비스 업체인 ABS에 매각했다. 유 의원은 "직접 비용만 총 4500억원 이상 투자된 무궁화 위성 2호, 3호를 불과 1% 수준인 45억원에 매각해, 고철 값도 안되는 헐값에 국가적 자산을 팔아넘겼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 의원은 "무궁화 위성 3호는 3019억원이 투자됐는데 매각 금액은 2호의 8분의 1 수준으로 100% 헐값 매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3호는 설계 수명 12년 종료 직후인 2011년 9월에 팔아 잔존 연료와 기기 성능 모든 면에서 2호보다 훨씬 더 많은 가격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유 의원은 이들 인공위성을 홍콩 회사가 이동통신 및 위성통신용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ABS는 신생기업으로 KT에서 위성을 인수한 기점으로 연 평균 매출 55% 성장률을 자랑하는 위성전문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KT가 무궁화 위성을 정부의 허가 없이 매각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무궁화위성은 대외무역법상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전략물자이다. 그러나 KT는 수출허가 없이 해외 업체에 팔았으며 전기통신사업법상 미래부 장관의 인가를 받는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또 우주개발진흥법상 소유권이 바뀌었을 때 미래부 장관에게 통보해야 하지만 이 역시 지키지 않았다. 유 의원은 "국가적 자산인 위성을 아파트 한 채 값도 안되는 4억원대에 매각한 것은 분명한 국부유출로 KT는 국가에 엄청난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은 이석채 회장의 불법 위성 매각과 국가자산인 위성 헐값 매각에 대해 즉각 조사하고 배임 등의 책임을 분명하게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부는 "위성을 애초 목적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위법성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래부는 위법 정도에 따라 최고 경영진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T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KT 관계자는 "무궁화 2, 3호기는 각 10년, 12년의 수명이 종료된 폐기 위성이어서 전략물자가 아니다. 또 국가 자산이 아니라 KT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안 쓰는 것이어서 폐기했고 매각한 것"이라며 "(아무데도 쓰지 않고) 묵히고 있으라는 얘기냐"고 반박했다.금액도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위성 가격 이외에 기술지원과 관제비용 등으로 별도로 200억원 이상을 받도록 계약이 체결돼 있다"며 "이에 따라 일정액을 꾸준히 받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사진=KT 제공 2013.11.01 07:00
연예

송림 VSP대표 “베트남에 ‘한국식 경륜사업’ 안착시킨다”

베트남이 한국식 경륜사업을 도입하겠다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3년간 베트남 경륜사업을 추진해 온 VSP(베트남 스포츠 플랫폼)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2019년 아시안 게임을 겨냥해 한국의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협조를 받아 경륜사업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정부는 경륜사업으로 확보된 세수로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베트남 경륜사업을 이끌고 있는 송림(41) VSP 대표이사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베트남이 한국식 경륜사업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뭔가."베트남 정부는 베팅사업을 합법화함으로써 크게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첫째 베트남 사회전반에 만연해 있는 불법도박시장 합법화, 둘째 마카오·캄보디아 등 해외원정 카지노로 인한 국부유출 방지, 셋째 세수 확보 및 국제규격의 스포츠·문화 인프라 구축이다. 2019년 아시안게임 유치를 준비하면서 여러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한국식 경륜을 국책사업으로 채택하게 됐다. 외국인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경기장 건설비를 확보하고, 아시안게임 후 시설 관리, 세수확보, 불법 베팅시장의 축소 등의 정책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VSP가 베트남 정부에 먼저 경륜사업 도입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일상적으로 사행성 오락을 즐기는 베트남 특유의 문화로 인해 불법도박시장, 카지노 해외원정 등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한 국부유출 방지를 위해 2000년대 들어 스포츠 베팅 사업을 합법화하기 위한 베트남 정부의 노력이 계속돼 왔다. 그 대안이 경륜이다."- 베트남이 예전에 경마사업을 고려했지만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과거 경마사업을 추진하려다 포기한 이유가 있다. 첫째 현재 베트남은 경마 사업에 필요한 기반시설 및 검역체계가 전혀 없는 상태이다. 둘째 경마사업을 위한 비용은 경륜의 3배에 달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셋째 사업 개시부터 경마장 개장까지의 기간이 경륜 대비 약 2배 소요된다. 넷째 베트남의 기후 특성상 우기에는 경주마 관리 및 경주 운영이 어렵다. 경륜은 경마보다 모든 면에서 수월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베트남의 한국식 경륜사업 추진일정은. "지난해 4월 VSP와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가 경륜사업 추진 주체가 되는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으며, 아시안게임 유치전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에 베트남 총리실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았다. 올해 말 국민체육진흥공단 영주훈련원에서 베트남인 경륜 선수 및 심판을 선발, 훈련시키려 한다. 2016년 말엔 하노이 경륜장을 개장한다." - 베트남 정부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나. "베트남 정부로부터 하노이 미딘 소재의 국립체육복합단지 내에 있는 약 2만 9900평 부지에 대한 토지사용권(50년)을 제공받았다. 또한 전국에 5년 동안 50개소(매년 10개소)의 장외발매소를 개장할 수 있는 개발권과 장기간의 각종 면세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국립체육복합단지의 부지는 2019년 하노이 아시안게임의 주무대가 된다."-VSP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VSP는 베트남에서 스포츠베팅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홍콩에 설립된 법인이다. 서울과 하노이에 지사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베트남 정부로부터 국립체육복합단지 내에 약 100여평의 사무공간을 무상으로 제공받았고, 베트남 정부 및 한국 측 투자·시공 관계자들이 모여 사무실 개소식을 가졌다." -초기 투자비는 어떻게 마련했나."2006년부터 베트남 정부의 요청으로 베트남에서 경마사업을 추진하던 호주의 스포츠베팅 전문사인 WWW와 한국·베트남의 기업 및 관계자들이 투자해 VSP의 사업운영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2019 하노이 아시안게임이 베트남의 한국식 경륜사업 도입에 미칠 영향은."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사용될 경기장 약 50여개에 비하면 베트남의 스포츠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대회시설의 사후관리 문제도 골칫거리다. 이를 모두 충족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경륜사업이다. 따라서 베트남의 2019년 아시안게임 유치 확정은 경륜사업의 필요성을 절대적으로 인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류원근 기자 one777@joongang.co.kr 2013.01.27 16:26
축구

‘카타르전 중계 어렵다?’…공중파 3사 “최선 다할것”

터무니없이 높은 중계권료 탓에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공중파 TV로 못 볼 위기다. 공중파 3사(KBS·MBC·SBS) 스포츠국장은 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터무니 없이 높은 중계권료 탓에 9일과 13일 카타르, 레바논과의 아시아 최종예선 1, 2차전 중계가 어려워졌다"면서도 "카타르와 1차전 킥오프 한 시간 전까지 협상할 여지는 남아있다"고 말했다. 공중파 3사는 코리아 컨소시엄을 구성해 최근까지 아시아축구연맹(AFC) 중계권을 보유한 월드스포츠그룹(WSG)과 AFC 패키지(월드컵 최종예선과 아시안컵, 올림픽 예선) 구입안을 두고 협상했다. 하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박영문 KBS 스포츠국장은 "WSG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20경기를 중계하는 조건으로 경기당 29억9000만원를 제시했다. 우리는 광고시장과 인구분포, 관행 등을 고려해 경기당 12억2000만원이 적당하다고 맞섰다. 국부유출을 막기 위해 4차례 협상을 가졌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WSG는 최초 중계권료로 총 5200만 달러(약 609억원)를 제시했다. 하지만 공중파 3사가 반발하자 IPTV 등 뉴미디어 중계를 제외하고 지상파만 중계하는 조건으로 4600만 달러(약 539억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공중파 3사는 지상파만해서 총 1510만 달러(176억원)를 제시했다. 여전히 양측의 간극은 약 3000만 달러에 달한다. 박 국장은 "전 대회 패키지 금액(2150만 달러)보다 무려 60% 인상됐다. 당시는 7년 기준이었고 이번에는 4년 기준이다. 경기 수도 차이가 난다"며 "다음 대회 때는 더 인상된 가격에 협상할 수 있다. 국부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연회 MBC 스포츠국장은 "'방송사 적자가 나서 중계를 못한다'는 주장이 핵심이 아니다. 한국 방송사가 국제시장에서 봉이 됐다는게 자존심이 상한다. 국민들 자존심을 생각해서라도 정상적인 시장이 형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국장은 "카타르와 1차전 킥오프 한 시간 전까지 협상할 여지는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은 "축구협회는 국민과 언론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 AFC에 축구중계를 볼 권리를 강하게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중파 3사는 이날 기자회견 도중 WSG측으로터 긴급 미팅을 갖자는 연락을 받았다. WSG도 수천만 달러를 포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상 치킨 게임(먼저 양보하면 패하는 게임. 그러나 양쪽 모두 양보를 안할 경우엔 모두 큰 손실을 보는 게임)인 만큼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여지는 남아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12.06.07 14:10
연예

[차길진의 갓모닝] 80. 대체에너지

전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밤거리가 화려한 나라도 없다. 번화가엔 밤새 네온사인이 켜있고 24시간 영업하는 술집·식당·편의점 덕분에 밤도 낮처럼 편하게 생활할 수 있다. 요즘엔 다소 위험해졌지만 밤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아무리 일본 도쿄 치안이 좋다고 해도 서울만 할까. “전기값이 싸서 그렇습니다.” 한 전기분야 전문가가 말했다. 물론 체감적으로 국민이 느끼는 전기값은 비싸다. 그러나 타국과 비교하면 결코 비싼 요금이 아니라고 한다. 게다가 요금에 비해 전기의 질도 월등히 좋다고 한다.타국에서 살아본 사람은 안다. 밤이 되도 불이 환하게 켜있는 집은 많지 않다. 일단 천정에 우리나라처럼 방마다 형광등이 달려있는 경우가 별로 없다. 대부분 외국은 천정에 작은 벽등 외엔 등이 없고 대신 바닥에 키 큰 스탠드를 설치한다. 특히 프랑스·스페인 등 유럽 쪽 국가에 살아본 사람은 집이 너무 어두워 넘어지기 일쑤였다고.한국의 싼 전기 값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키워냈다.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기업은 아마도 모 전자기업이 아닐까 한다. 최근 그 기업은 공장을 중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 말을 들은 나는 기가 막혔다. 지금까지 그 기업이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모국의 싼 전기값 덕분인데 이를 간과하다니.현재 한국 전기의 가치를 아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한국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일전에 구글도 이를 적극 검토 중이고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이미 경상도에 데이터박스 공장 건설을 확정지었다. IT기업에서 한국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도 역시 전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IT왕국으로 인터넷 데이터센터가 1200~1300개에 육박한다. 이 센터는 그야말로 전기를 잡아먹는 거대 하마다. 24시간 동안 켜져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계속해서 발열을 막아주는 쿨링시스템까지 가동해야 한다. 1200개의 데이터센터가 1년 치 사용하는 전기는 200만 울산시민들이 1년간 쓸 수 있는 전기와 맞먹는다고 한다. 한국의 싼 전기 값과 양질의 전기가 아니었다면 과연 우리는 IT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그러나 전기는 밑도 끝도 없이 펑펑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아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버튼 한번 누를 때 무려 250원의 전기가 소모된다고 한다.물이 좋을 때 물을 아꼈었어야 했던 것처럼, 전기가 싸고 좋을 때 전기를 아껴야 한다. 과거 내가 목욕탕에서 일할 때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을 구분하는 방법이 있었다. 목욕탕 수도꼭지를 잘 잠그는 사람은 부촌에서 온 손님이고 쓸데없이 물을 막 틀고 버리는 사람은 산동네 빈촌 손님이었다. 한국은 최근 대체에너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수간만·바람·태양광 등의 대체에너지를 이용, 제5의 에너지를 찾기 위해 불철주야 연구 중이다. 바로 이때 온 국민이 지금 쓰고 있는 에너지의 20%만 줄여도 막대한 국부유출을 막을 수 있다. 나는 한국의 미래를 매우 밝게 보고 있다. 피할 수 없는 고비는 있겠지만 에너지절약으로 이를 슬기롭게 이겨낸다면 대체에너지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국가로 우뚝 성장할 것이다. (hooam.com/ 인터넷신문 whoim.kr) 2012.04.0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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